中상영금지 영화 ‘먼지로 돌아가다’, 제주 사찰서 상영한다
중국 농촌의 빈곤과 재개발 등 사회 문제를 다뤄 자국 내 상영이 금지된 영화 '먼지로 돌아가다'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선사 연경문화예술원(의귀로 177)에서 상영된다.
연경문화예술원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양윤모 영화평론가와 함께하는 마을영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번에 상영하는 영화는 중국 리뤼준 감독의 '먼지로 돌아가다(2022)'다.
주최 측에 따르면 2022년 제72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작인 '먼지로 돌아가다(隐入尘烟·Return to Dust)'는 중국 농촌의 빈곤과 재개발 등 사회 문제를 다룬다.
중국 서북부의 한 농촌에 사는 주인공 유테는 재산이라고는 당나귀 한 마리와 누군가가 버리고 간 빈집 하나뿐인 가난한 농부다. 중국 정부가 계획한 농민정책과 극심한 남녀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농촌엔 여자가 매우 귀했다.
이에 결혼하지 못한 채 노총각으로 늙어가던 유테는 생식기 장애가 있어 출산이 불가능하고 남의 도움 없이 대소변을 가릴 수 없는 여성 구이잉을 지참금 200위안(한화 4만원)을 주고 데려온다.
함께 살던 가족에 의해 팔아넘겨진 결혼생활을 하게 된 구이잉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지만, 남편이 된 유테의 극진함과 다정함으로 마음을 열고 가난하고 힘든 생활 속 흙집을 짓고 서로를 의지하며 소박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중 밭일 중인 유테를 찾아가던 구이잉이 실수로 물에 빠져 익사하게 되고 유테는 흙집을 허무는 대신 재개발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명의를 빌려달라는 형의 부탁을 들어주며 모든 것을 정리하고 눕는다.
영화에서는 유테가 자살했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는 한편 '정부와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 새로운 삶을 살았다'는 자막이 나온다. 이는 정부 농촌 개발 정책이 과대포장된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 영화는 3연임을 계획 중인 시진핑 주석이 '농촌 빈곤을 퇴치했다'고 선전한 내용과 달리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라는 이유로 개봉 2주 만에 상영이 금지됐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을 거뒀고 영화는 누구나 볼 수 있게 유튜브에 공개됐다.
양윤모 영화평론가는 "비록 저예산과 비전문 배우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화지만, 너무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영상과 대사가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 보게 한다"며 "욕심으로 가득 찬 자본주의 세계에서 사랑을 보여주는 큰 영감을 불러일으킬 영화"라고 소개했다.
남선사 주지 행운 도정스님은 "국내에서 소개는 된 적 있지만, 쉽게 볼 수 없는 영화"라며 "우리 삶에 있어 진정한 관계성을 묻는 한편 숭고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