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쉽죠?” 풍경화 마술사 밥 로스

한겨레 2025. 7. 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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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참 쉽죠?" 밥 로스는 삼십분이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그럴 듯한 풍경화 한편을 뚝딱 그려내곤 했다.

밥 로스 전에 빌 알렉산더가 있었다.

빌 알렉산더는 젖은 기름 물감 위에 물감을 얹어 빠르게 그리는 '웨트 온 웨트' 기법을 발전시켰고, 밥 로스보다 먼저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했다.

열정적이지만 다그치듯 말하는 빌 알렉산더와 차별화하기 위해, 밥 로스는 조곤조곤 친절하게 속삭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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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span style="color: rgb(0, 184, 177);">[나는 역사다] </span>밥 로스 (1942~1995​)</strong>

“어때요, 참 쉽죠?” 밥 로스는 삼십분이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그럴 듯한 풍경화 한편을 뚝딱 그려내곤 했다. 보글보글 곱슬머리와 부드러운 수염을 기억하는 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머리 모양이 달랐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닮은 멋부린 머리와 깔끔하게 면도한 모습의 사진이 남아 있다. 밥 로스는 20년 동안 미국 공군의 군인이었다. 알래스카에 근무하며 눈 덮인 산과 호수의 풍경을 사랑하던 아마추어 화가였다.

머리를 파마하고 수염을 기르고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미국 피비에스(PBS) 방송에서 풍경화 그리는 법을 가르쳤다.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11년 동안 서른한개 시즌을 제작했으니 엄청난 성공이다.

혼자 힘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밥 로스 전에 빌 알렉산더가 있었다. 유화 그림은 물감이 천천히 말라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리곤 했다. 빌 알렉산더는 젖은 기름 물감 위에 물감을 얹어 빠르게 그리는 ‘웨트 온 웨트’ 기법을 발전시켰고, 밥 로스보다 먼저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했다. 코왈스키 부부는 밥 로스 회사를 만들어 국제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그래도 성공의 가장 큰 이유는 밥 로스 자신이었다. 열정적이지만 다그치듯 말하는 빌 알렉산더와 차별화하기 위해, 밥 로스는 조곤조곤 친절하게 속삭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밥 로스의 방송은 사람을 위로하는 힘이 있었다.

큰 성공 때문에 좋았던 친구들이 의가 상했다. 1991년에 빌 알렉산더는 “(밥 로스가) 나를 배신했다”고 섭섭해했다. 코왈스키 부부가 밥 로스의 이름을 지나치게 상품화했다는 비판이 있다. 이권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 아들 스티브 로스를 따돌렸다는 뒷말을 듣기도 한다(넷플릭스 다큐 ‘밥 로스: 행복한 사고, 배신과 탐욕’이 이 사건을 다룬다).

밥 로스는 암과 싸우면서도 그 사실을 숨기고 방송을 찍었다. 1995년 7월4일에 세상을 떠났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힐링 영상’ 또는 ‘위로를 주는 영상’으로 사랑받는다고.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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