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경찰 최하위 계급’ 보수 받는 청원경찰… 처우 개선 시급

노경민 2025. 7. 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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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무원 수준 권한 부여 받지만
공무원으로 인정 안돼 직급도 없고
여타 직종 대비 임금인상 수준 미미
관련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서 좌절
"방호직 공무원 전환 등 개선안 필요"
지방자치단체 등 중요 시설 경비 업무를 맡는 청원경찰이 경찰공무원에 준하는 업무를 맡지만 직급 부재 및 보수 체계 부실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3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청원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김경민기자

#1. 부천시청 소속 청원경찰 A씨는 지난 2023년 9월 재개발 집회 관련 민원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1년 반 뒤에서야 열린 1심 재판에서 민원인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상대측의 항소로 또다시 기약 없는 법정 다툼을 준비해야 한다.

#2. 경기 지역의 한 시청 소속 청원경찰 B씨도 불법 점거 민원인을 제지하려다 폭행 시비에 휘말려 피소됐다. B씨는 수개월 이후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악성 민원인 대응에 고충을 겪어 온 청원경찰들이 수십 년째 직급 없이 근무해 온 데다 모호한 보수 지급 규정으로 열악한 근로 환경에 놓였다.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경비를 맡는 청원경찰이 경찰공무원에 준하는 엄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현실과 달리 처우 개선 속도는 더뎌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3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청원경찰은 시설 경비를 위해 경찰봉, 포승과 같은 장구 사용을 허가받는 등 경찰공무원에 준하는 권한을 부여받지만, 공무원으로 인정받지 못해 직급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청원경찰들은 근속 기간만큼 경찰 직급에 해당하는 보수를 받고 있다.

현행 청원경찰법상 재직 기간 14년 동안은 경찰공무원의 가장 낮은 계급인 '순경'에 준하는 임금을 받는다. 재직 15년 차가 돼서야 순차적으로 경장, 경사, 경위 계급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 중요 시설 경비 업무를 맡는 청원경찰이 경찰공무원에 준하는 업무를 맡지만 직급 부재 및 보수 체계 부실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3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의회에서 청원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김경민기자

문제는 순경에서 경장급으로 보수 등급이 전환되는 데 14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돼 여타 직종에 비해 인상 수준이 매우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공무원법상 경찰이 순경에서 경위까지 근속 승진하는 데 최소 15년 6개월 걸리는 것과 비교해 청원경찰은 재직 기간이 30년이 지나서야 경위급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청원경찰들 사이에선 이같은 보수 체계 문제에 더해 경찰도 공무원도 아닌 직급 부재로 인해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청원경찰법 개정안이 발의돼 왔지만, 번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2개의 관련 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상임위에서 '직급체계 신설이 인력 운용상의 효율성 제고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처리는 요원하다.

김영출 대한민국청원경찰협의회 제도개선상임위원장은 "국가·지방기관의 청원경찰은 방호직 공무원으로 전환해 통합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직급 신설 및 보수 지급 체계의 변화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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