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권 보로노이 대표 "내년 항암제 2종 모두 글로벌 임상 속도"
VRN10·VRN11, 높은 뇌 투과도·선택성으로 글로벌 경쟁력 입증
두 약물 모두 내년 1b/2상 진행 목표…자체 임상개발 역량 강화 중

"오는 8월 일라이 릴리 메디컬 디렉터 출신의 의사가 보로노이의 최고의료책임자(CMO)로 합류할 예정입니다. 미국 중심으로 내부의 임상 팀을 강화해 내년에 2개의 1b/2상을 동시에 잘 진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김대권 보로노이 대표는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종양학회'(AOS)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HER2(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 고형암 치료제 'VRN10'과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VRN11' 초기 임상에서 확인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후기 단계까지 자체 개발로 끌고가겠단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보로노이는 이날 학회에서 VRN10과 VRN11의 초기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VRN10의 경우 이번에 첫 1a상 용량 증량 관련 데이터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VRN10은 현재 HER2 고형암(유방암 포함) 환자를 대상으로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 1a상이 진행 중이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VRN10은 임상 1a상의 시작용량인 80mg에서 난치성 HER2 고형암 환자 3명 중 2명에서 항종양 효과에 의한 질병통제가 확인됐다. 3명 모두에게서 약물 관련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난치성 췌장암 환자의 경우 3주 투약만으로 종양이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VRN10은 기존 치료제뿐 아니라 경쟁약물인 '존거티닙' 대비 뇌 투과도가 높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중 뇌 전이가 일어난 경우 가장 선호되는 레지멘(항암 치료 계획)에 포함되는 '튜카티닙'의 경우 뇌 투과도가 3~5%에 불과하다. VRN10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유사한 수준의 뇌 투과도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유방암 이외에도 HER2 변이가 있는 고형암들이 말기로 가면서 뇌전이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라며 "그동안 HER2 타깃 약물들이 대부분 뇌로 잘 들어가지 못하는 게 문제였는데 저희가 입지전적으로 뇌 투과도가 높은 약물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ER2 타깃 치료제라고 만든 항체들도 약효는 보이고 있지만 저분자 화합물과 비교하면 항공모함과 자전거 수준의 차이"라며 "그나마 뇌에 효과적으로 들어간다고 여겨지는 튜카티닙의 뇌 투과도가 3~5% 수준인 데다 한국에선 아직 보험 적용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보로노이는 VRN10을 유방암 2차 치료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이에 엔허투 불응 환자들을 대상으로 트라스트주맙, 화학 항암제(키모)와의 삼중병용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다이이찌 산쿄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와의 병용요법으로 유방암 1차 치료제에 진입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유방암에서 엔허투와 병용하기 위해 다이이찌 산쿄와 이야기하고 있다"고며 "초기 단계에서 VRN10을 병행해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더 늘리고 그 사이 뇌전이가 발생하지 않고 계속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엔허투는 이미 약효가 검증된 약물인 만큼 1b상에서 확장 용량이 결정되면 바로 임상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에선 지난 4월 미국종양학회(AACR)에서 포스터 발표로 공개된 VRN11의 임상 1a상 데이터 이외의 추가 케이스가 공개됐다. 타그리소 복용에도 5개월만에 종양이 진행된 EGFR Del19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VRN11 160mg을 투약한 결과 질병이 통제되고 종양이 7%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또한 10번의 항암 치료 이력이 있는 EGFR L858R 변이 환자에게 VRN11 240mg을 투약한 뒤 4주만에 종양이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양한 항암제에 노출된 환자에서도 약효를 기대할 수 있단 점도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VRN11은 400mg까지 용량 증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해당 용량에서 용량 제한 독성(DLT)이 나타나지 않으면 80mg씩 계속 더 증량해서 볼 수도 있다"며 "빨리 1b 용량을 결정해 임상 1b/2상을 개시하려고 하는데 2~3개의 용량을 가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VRN10은 연말까지 용량 증량을 마치고 내년에 1b/2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성환 보로노이 연구소장은 "코호트를 대상 환자군으로 나눠서 용량을 선정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기본적으로 용량이 조금이라도 낮으면 독성이 덜 나올 것 아니냐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상 환자군에 따라서 임상 2상 권장 용량(RP2D)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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