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야구장을 바꿨다” 2030 여성들이 만든 프로야구 붐

최대영 2025. 7. 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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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KBO리그는 ‘관중 대폭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다. 수도권, 지방 가릴 것 없이 매 경기마다 구름 관중이 몰린다. 좋은 좌석을 잡으려는 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유료 선예매는 기본이고, 암표 거래나 예매 대행 서비스까지 성행 중이다.

그 결과, 프로야구는 198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반기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지난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관중(1천88만7천705명)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관중 1천200만 시대가 머지않았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긴다. 선수도 같고, 리그 실력도 큰 변화가 없는데 무엇이 야구장을 다시 뜨겁게 만든 걸까?
◆ 생방송 콘텐츠의 희소성, SNS와 만나 ‘퀀텀 점프’

한 수도권 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예전엔 프로야구와 경쟁하는 생방송 콘텐츠가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며, 현재의 흥행 이유를 설명했다.

OTT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방송 콘텐츠는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지금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콘텐츠로서 프로야구의 실시간성이 더욱 가치 있게 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스포츠 중계의 가치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

게다가 SNS는 이런 흐름을 가속화했다. 관중은 야구장 관람 인증샷을 올리고, 각종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하며 ‘트렌디한 문화 활동’으로 자리잡게 했다.

그 중심엔 20∼30대 여성 관중이 있다. 티켓링크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프로야구 온라인 예매자 중 여성 비율은 57.8%로, 남성(42.2%)보다 높았다. 특히 20∼30대 여성 비중만 따로 보면 38.3%에 달한다.

이들은 단순 관람을 넘어 SNS에서 야구 관련 콘텐츠를 주도하며 유니폼과 응원도구, 굿즈 구매에도 적극적이다. 30대 여성 관객의 1인당 연간 소비 금액은 2022년 20만 원대에서 지난해 27만 원대로 증가했다.

KBO 관계자는 “젊은 여성 팬들의 참여가 야구장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뉴미디어 중계권 협상에서 짧은 영상 공유를 허용한 것도 흥행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 캐릭터 협업부터 유튜브 예능까지…노력한 구단 마케팅

이번 흥행의 배경엔 KBO와 구단들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도 있다.

롯데는 포켓몬과 협업해 야구장을 캐릭터 페스티벌처럼 꾸몄고, KIA는 하츄핑과 손잡았다. 올해 초 출시된 ‘KBO빵’은 사흘 만에 100만 봉 넘게 팔렸다. 이는 포켓몬빵 열풍 당시 기록도 넘어선 수치다.

각 구단의 유튜브 채널 운영도 흥행을 뒷받침한다. 모든 구단이 구독자 10만 명을 넘겼고, 한화는 구독자 45만 명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튜브는 선수들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는 창구이자 팬과 소통하는 매개가 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런 협업이 직접 수익으로 연결되진 않아도, 신규 팬 확보에는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 ‘야구장 업그레이드’가 관중을 지킨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신축 야구장의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단국대 전용배 교수는 “야구장 리모델링이 팬 재방문률을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야구 인기가 급상승했지만, 관중 수는 2013년에 갑작스럽게 줄었다. 이는 열악한 시설로 인한 팬 이탈 때문이라는 게 전 교수의 해석이다.

이후 광주 챔피언스필드(2014), 고척돔(2015), 대구라이온즈파크(2016), 창원NC파크(2019) 등이 순차적으로 개장되면서 관중 수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 ‘그들만의 리그’ 퓨처스…이제는 2군도 산업화해야

이제는 다음 단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용배 교수는 “프로야구 관중 수가 정점을 찍은 지금, 더 성장하려면 리그 전체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2군인 퓨처스리그의 산업화를 제안한다.

현재 2군 경기는 대부분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열린다. 관람 환경도 낙후돼 팬 유입이 어렵다. 전 교수는 “2군 구장도 팬 친화적으로 만들고, 관람 문화를 유도하면 충분히 낙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KBO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퓨처스리그 활성화는 KBO의 오랜 과제”라며 “구단들과 함께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5년 프로야구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팬을 유치하고, 문화를 만들어냈다. 중요한 건 이 흐름을 ‘반짝 인기’로 끝내지 않고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갈지다. 지금이 바로 그 분기점이다.

사진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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