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정교하게 골라 먹고, 거미는 대충 속는다…포식자의 '눈' 따라 진화한 의태

박정연 기자 2025. 7. 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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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천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천적에게 경고하기 위해 특정 모습을 띄는 행동을 '의태'라고 한다.

의태 중 독성이 없는 곤충이 해롭거나 포식자 곤충의 모습을 흉내 내는 '베이츠 의태(Batesian mimicry)'에서 모방의 정교함이 포식자의 인식 능력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의태하는 곤충들의 모방 수준이 포식자의 인식 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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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서 사용된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만들어낸 정교한 곤충 모형. Credit: Christopher Taylor

동물이 천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천적에게 경고하기 위해 특정 모습을 띄는 행동을 '의태'라고 한다. 의태 중 독성이 없는 곤충이 해롭거나 포식자 곤충의 모습을 흉내 내는 ‘베이츠 의태(Batesian mimicry)’에서 모방의 정교함이 포식자의 인식 능력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는 미세한 차이를 구분해 정확하게 안전한 먹이를 골랐지만 거미나 사마귀처럼 절지동물은 '어설픈' 흉내에도 쉽게 속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식자에 따라 속기 쉬운 정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반대로 곤충들이 베이츠 의태를 얼마나 정교하게 하느냐는 포식자의 인식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의태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어떤 포식자에게는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

크리스토퍼 테일러 영국 요크대 교수 연구팀은 포식자 곤충이 다양한 수준의 의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한 연구 결과를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말벌과 파리, 꽃등에 등 다양한 곤충의 모습을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재현한 인공 모형을 제작해 실험을 진행했다.

모형은 실제 말벌처럼 정교하게 만든 것부터 전혀 닮지 않은 파리까지 다양한 외형으로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이 모형들을 조류와 절지동물 포식자들에게 내놓고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조류는 색상과 크기 같은 시각적 단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부분 ‘먹어도 안전한’ 곤충 모형을 골라냈다. 새는 특히 무늬나 형태보다도 색과 크기 요소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반면 거미, 사마귀, 갑거미 등 절지동물은 포식 대상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말벌을 닮은 꽃등에 모형을 말벌과 같은 '먹으면 위험한' 곤충으로 판단하며 쉽게 속는 모습을 보였다.

실험에서 사용된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만들어낸 정교한 곤충 모형. Credit: Christopher Taylor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의태하는 곤충들의 모방 수준이 포식자의 인식 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시각 정보에 민감한 새와 달리 감별 능력이 떨어지는 절지동물 포식자에게는 ‘대충 비슷한 외형’만으로도 위협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포식자에게는 어설픈 흉내만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수준의 모방이 공존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모방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곤충이 어떻게 자연선택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6-024-07576-9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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