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골목에서 다시 만난 세계…'이다의 도시관찰일기' 출간

곽성일 기자 2025. 7. 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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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팔로워 일러스트레이터 이다, 낯익은 도시 풍경에 다정한 질문 던지다
기묘하고 따뜻한 관찰 기록…무력감 시대에 건네는 회복의 이야기
이다의도시관찰 표지
익숙하고 평범한 도시의 풍경이 이다의 눈을 통과하면, 어딘가 낯설고 기묘하며 따뜻한 이야기를 품은 장소로 되살아난다. 10만 팔로워가 사랑한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도시를 걸으며 기록한 새로운 관찰기,'이다의 도시관찰일기'(반비 펴냄)가 출간됐다.

전작'이다의 자연관찰일기'에서 식물과 곤충, 계절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했던 작가는 이번 책에서 시선을 도시의 골목, 상점, 사람, 사물로 돌린다. 신발을 신고 골목을 걸으며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작업은,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무기력감이 엄습하는 시대에 스스로를 회복하는 다정한 실천이기도 하다.

"어디에 어떤 화단이 있는지 빠삭해졌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가 수집한 풍경에는 아치형 장미 화단부터 주민이 만든 '이타적 화단', 독수리 얼굴 사진이 붙은 대림역 엘리베이터, 오래된 가게의 2002년 월드컵 부채까지 예측 불가능한 디테일이 가득하다. 이런 순간들은 도시라는 거대한 배경 속에서도 우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실감을 전한다.

책 속에는 낯선 물건의 존재 이유를 유쾌하게 추리하거나, 동네 골목에서 만난 의외의 풍경에 말을 걸 듯 다가서는 장면이 가득하다. "왜 저기에 수석이 붙어 있지?", "이건 예술인가요, 경고인가요?" 같은 질문은 일상 속에서 잠든 상상력을 다시 일깨운다.

이다는 관찰을 '보는 법'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이라 말한다. 걷고, 보고, 기록하는 이 단순한 행동은 무관심과 무력감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지만 단단한 의미를 건넨다. 거리의 생명력을 담은 섬세한 일러스트와 원본 관찰일기가 풍성하게 실려 있어, 눈과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관찰을 하면 잠시 나를 잊을 수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이다의 도시관찰일기'는 독자에게 자기를 내려놓고 세계와 다시 연결되는 기쁨을 알려주는 책이다. 익숙한 장소에서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다정하고 사려 깊은 초대장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