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가2중학교 설립 무산 ‘위기’…조합·주민 vs 교육청 갈등
재개발조합·주민 “지역사회 기대, 교육 여건 고려해 설립해야”
시교육청 “사업 지연·학령인구 감소로 설립 요인 사라져 불가”
(시사저널=조현중 호남본부 기자)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광주 광산구 신가동에 중학교를 신설하는 방안이 무산 위기에 놓인 가운데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주민과 교육당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시교육청이 최근 중학교 신설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공식화하자 재개발 조합과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와 인근 학교에 분산 수용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어 설립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하지만 주민 등은 학교 신설 수요는 단순히 숫자로만 따질 문제가 아니라며 주민 기대 충족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중학교 설립을 강하게 요구하며 맞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교육 수요 없어 학교 지을 수 없는 상황"
3일 광주시교육청·광산구 등에 따르면 (가칭) 신가2중학교 설립은 신가동 재개발이 지난 2023년 11월 착공, 오는 2026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면서 2023년 6월 주민들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신가동 주택재개발 정비는 노후 주택지역인 신가동 일대를 재개발해 5000가구 규모의 대규모 공동주택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4년 재개발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고 2016년 조합과 시교육청 협의를 거쳐 기존 신가초를 재배치해 건물 등을 조합이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했으며 중학교 1곳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당시 시교육청도 청소년 복합시설과 연계할 경우 신설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듬해 교육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총 58억원을 들여 중학교와 복합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재개발 정비사업이 시공사 사업 포기 등으로 첫 삽을 뜨지 못하면서 준공·입주 일정 등이 2020년에서 2029년으로 늦춰지면서 학교 재배치와 중학교 설립 구상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당초 2025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재개발 지연으로 개교 시기가 다섯 차례 연기되면서 현재는 2030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또 2020년 같은 학군 내에 25학급 규모의 중학교가 개교한 데다 동일 학군 내 중학교 입학 예정 학생 수가 2026년 2351명에서 10년 후 708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중학교 신설 구상도 뒤틀렸다.

이처럼 학생 수 급감 등으로 중학교 단독 설립이 어렵다고 본 한국교육개발원은 초·중 통합학교 설립방안과 지자체 협력을 통한 복합화 시설 계획을 제시했으나 이마저도 주민 반대와 학급 수 기준 미달 등으로 무산됐다.
재개발사업으로 휴교 중인 신가초의 경우 인근 1㎞ 이내에 초등학교 6개교가 있어, 조합의 무상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면 재개교를 위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승인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최근 신설 예정이었던 중학교 설립을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을 광산구에 공식 통보했다. 나아가 "신설 요인이 없음"을 근거로 학교용지 해제까지 검토 중이다.
광산구는 즉각 반발했다. 구는 "단지 학교 하나를 짓는 문제가 아니라, 마을과 학교를 잇는 상생 거점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크다"며 "재개발 지연이나 인구 통계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주민들의 교육 환경 개선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주 예정자들도 교육청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중학교 신설 취소에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신가동 재개발 아파트는 4700가구이지만 주변 지역까지 포함하면 1만 가구에 달하고, 기존 중학교 배정 시 통학 거리가 멀어 심각한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일 열린 주민공청회에서도 "사전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이 내려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신설 취소 '날벼락' 맞은 주민들…"재검토해야"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신가동 주민, 재개발조합원, 교육청 관계자, 광산구청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가2중학교 신설취소 관련 주민공청회에서도 의견들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재개발조합 측과 광산구 등은 중학교 설립을 여전히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병석 재개발조합장은 "1만 가구 이상의 실제 수요를 단순 숫자로만 판단해 신설을 취소한 것은 정주 기반을 무너뜨리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중학교 설립을 믿고 입주를 결정한 학부모들이 많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교육 여건부터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공청회를 주관한 이귀순 시의원은 "교육은 단순히 학생 수만 따지는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과 삶의 질, 지역 공동체 기반과 연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입주 시기 조정, 복합시설 활용, 통학 대책 등 다양한 대안을 열어두고 교육청이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교육청은 7학군 내에 중학교 11곳, 초등학교 19곳이 있어 중학교 여유 교실만 30~100실에 달하고 신가동 정비구역 인근에 도보로 20분 이내 중학교가 3곳이나 돼 분산배치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하는 곳에 학교를 다 지으면 좋겠으나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동안 여러 방법을 검토했지만 개발사업 지연과 주민 반대, 학생 수 급감 등으로 중학교 신설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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