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기후 변화 보고서’ 누리집 폐쇄

김지훈 기자 2025. 7. 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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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가 기후 평가'를 게재하는 미 정부 누리집이 폐쇄됐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주와 시정부, 국가 기관, 민간기업 등에서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다양한 정책의 근거가 되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트럼프 정부가 법률 위반을 피하기 위해 국가 기후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되,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이롭다'는 비과학적 주장을 담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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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비극” 과학계 반발
‘지구적 변화 연구 프로그램’(USGCRP) 누리집(globalchange.gov)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부터 폐쇄되었다. 이미지는 온라인 저장소에 남아 있는 지난달 29일 누리집 화면. 출처 web.archive.org

미국의 ‘국가 기후 평가’를 게재하는 미 정부 누리집이 폐쇄됐다. 트럼프 정부가 국가 차원의 기후 평가 사업 자체를 무력화화하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과학계가 반발하고 있다.

2일(현지시각) 에이피(AP)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보도를 보면, 지난 30일께부터 미국의 ‘국가 기후 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가 실리는 ‘지구적 변화 연구 프로그램’(USGCRP) 누리집(globalchange.gov)이 사라졌다. 이 누리집에선 지난달 말부터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다’는 오류 메시지만 나오고 있다.

미 정부는 1990년 제정된 지구변화연구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이 기후와 국민 건강, 농어업 등 영역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보고서를 4년마다 발간해왔다. 이 보고서는 향후 25~100년 동안의 주요 추세를 예측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2000년부터 현재까지 5개 보고서가 생산됐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주와 시정부, 국가 기관, 민간기업 등에서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다양한 정책의 근거가 되는 핵심 역할을 해왔다. 가장 최근인 2023년에 발표된 보고서는 “지구 기온 상승과 극심한 기상 악화로 미국에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2기 집권을 시작한 후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전반을 정부 내에서 쓸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엔 해양대기청(NOAA), 항공우주국(NASA), 환경보호국(EPA) 등 기관에서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이때 2028년 초에 발표 예정이었던 6차 국가 기후 평가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수백명의 과학자와 전문가들이 해고됐다. 이때 누리집 등 기술과 운영 인력을 지원하는 민간 기업과 계약도 종료해, 지난달 말 누리집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보고서에 참여했던 캐시 제이콥스 애리조나대 환경과학 교수는 “이 보고서는 미국의 기후 정보 가운데 가장 믿을만한 것으로, 더는 보고서를 접할 수 없다는 것은 미국에 비극”이라며 “사람들이 기후 변화로 피해를 볼 위험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기후 평가를 이끌었던 존 홀드런 하버드대 환경정책 연구교수는 “2014년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 주지사와 시장들을 만났을 때 이 841쪽짜리 보고서가 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다”며 “이들이 도로와 방파제를 어디에 세울지 등을 결정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트럼프 정부가 법률 위반을 피하기 위해 국가 기후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되,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이롭다’는 비과학적 주장을 담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백악관에선 보고서가 항공우주국(NASA) 누리집에 보관될 것이라 답하면서, 자세한 논평 요청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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