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로 ‘조 단위’ 시장 달궜다…《오징어 게임》의 경제학
유통기업부터 카카오 등 플랫폼까지 움직여…네이버 멤버십 이용자 수에도 영향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5년간 7700억원을 투자한 결과, 다양한 산업에서 5조6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냈고, 일자리 1만6000개를 창출했습니다." 넷플릭스가 과거 미디어 온라인 행사를 통해 《오징어 게임》과 《D.P》 등 한국 작품을 거론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그만큼 《오징어 게임》의 파급력은 컸다. 전 세계가 K콘텐츠를 주목하는 계기가 됐고, K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마중물 역할도 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되자마자 주목받은 배경엔 마지막 시리즈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지만, 하나의 콘텐츠를 넘어 산업 측면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준 작품의 완성본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완성된 《오징어 게임》이라는 '초대형 IP'가 확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어떤 효과를 낳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팝업 스토어 오픈·관련 상품 출시 이어져
6월2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3는 불과 일주일 만에 비영어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등극했다. 시즌1, 시즌2까지 톱10에 진입하면서 《오징어 게임》은 지금 전 세계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작품이 됐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여전히 가장 뜨거운 콘텐츠이기에, 시리즈를 완성하는 마지막 시즌이 공개되기 전부터 산업계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전 시즌 공개 이후 관련 상품의 매출이 급증하고 다양한 파생 비즈니스가 창출되는 일종의 신드롬을 직접 지켜봤기 때문이다.
시즌1이 공개된 이후부터 초록색 트레이닝복, 분홍색 가드 유니폼 등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리얼리티 게임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비롯해 작품을 모티브로 한 모바일 게임, 세계 각지에서 운영된 체험 시설도 인기를 끌었다. 시즌1과 시즌2가 공개되는 동안 국내외 유통업체와의 브랜드 협업도 활발히 이뤄졌다.
지난 1월 미디어연구소 K엔터테크허브는 넷플릭스가 시즌2 공개로 얻은 수익이 제작비 대비 10배 이상인 1조5000억원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넷플릭스가 구독형 서비스에서는 한 작품의 수익을 산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자, 연구소 측은 해당 금액이 성공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 즉 직간접적 수익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 하나의 시즌은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1이 9억 달러(약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봤고, 미국 콘텐츠 시청자 수요 조사 업체 패럿 애널리틱스는 시리즈가 2027년까지 20억 달러(2조9000억원) 이상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즌3까지 흥행하면서 전체 경제적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팝업 스토어 오픈을 비롯해 관련 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시즌2 당시 협업했던 신세계백화점은 《오징어 게임》 시즌3 기념 팝업스토어를 열고 200여 개의 테마 제품을 공개했다. GS25는 대표 캐릭터 영희와 철수를 활용한 교통카드와 줄넘기 젤리, 달고나 쫀득 쿠키 등을 출시하고 7월6일까지 운영된 서울 광화문광장의 팝업스토어 전시 공간에서 협업 상품을 판매했다. GS25가 출시한 넷플릭스 상품 중 《오징어 게임》 관련 상품 판매 매출은 120억원에 달한다. 하이트진로는 6월 말부터 《오징어 게임》 시즌3 라벨을 적용한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했다.
콘텐츠 열풍은 플랫폼 업계에까지 미쳤다. 특히 멤버십 혜택을 통해 넷플릭스와 동맹을 맺고 있는 네이버의 경우, 《오징어 게임》 시즌3를 보기 위해 네이버플러스멤버십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네이버가 주요 장면 패러디를 통해 제휴 혜택을 알리고, 광화문 팝업 행사 등 오프라인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시즌3 숨바꼭질 에피소드를 모티브로 한 방탈출 게임인 '춘식이 게임'을 진행 중이다. 넥슨은 《오징어 게임》 세계관을 담은 서든어택 신규 콘텐츠를 마련했고, 에픽게임즈도 포트나이트에 《오징어 게임》 맵과 장치를 도입했다.

콘텐츠 IP 제휴 비용은 '억대'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콘텐츠 IP 제휴 비용은 '억대'에 달한다. 캐릭터를 입혀 판매하거나 시리즈와 연계해 상품을 개발하는 협업 등 그 내용과 종류에 따라 20억~30억원까지 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협업의 효과를 이미 학습한 기업들이 콘텐츠와 연계해 자사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초대형 IP를 활용하는 것이다. 소비 활성화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다. 지난해 탄핵 정국으로 연말 특수가 무산된 상황에서 기업들은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손을 잡고 마케팅에 나선 바 있다.
업계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연계 소비를 끌어낼 빅 IP가 추가로 탄생할 수 있을지에 주목한다. 아직까지 제2의 《오징어 게임》으로 거론되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중한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가 한국을 글로벌 콘텐츠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콘텐츠 수출액 500억 달러 달성' '글로벌 콘텐츠 시장 점유율 10% 확보' 등을 목표로 세운 만큼 긍정적인 동력이 생길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창작 환경의 다양성 확보, 신진 크리에이터 발굴과 육성, 원천 IP의 체계적 개발, 엔터테크 혁신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K엔터테크허브는 "단순한 성공 복제가 아닌, 창의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혁신을 통해 제2, 제3의 오징어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과제"라며 "K콘텐츠 산업과 스트리밍 업계의 선택과 혁신이 그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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