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소득 490만원 부부의 '마음의 빚 일상의 빚' [재테크 Lab]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5. 7. 3. 09: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0대 부부 재무설계 1편
위중한 부모님 돌본 부부
아내는 직장도 그만뒀지만
돌아온 건 적자 가계부
양육비에 대출금도 있어
난관 헤쳐나갈 수 있을까
중환이 있는 가족을 돌보다 보면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쉽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여기 부모님의 병환으로 적지 않은 돈을 쓴 부부가 있다. 아내는 아버지의 암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수년간 유지했던 보험을 해약했고, 부족한 돈은 신용카드 할부로 메웠다. 마음의 빚을 갚느라 늘어난 일상의 빚은 아이들 교육비와 생활비까지 더해져 지금도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상황을 극복할 여력이 부부에게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봄, 오은희(가명·41)씨는 암으로 투병 중이던 아버지를 떠나보내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아버지를 보살피는 데 최선을 다했지만, 병세는 끝내 호전되지 않았다. 들인 정성만큼이나 상실감도 클 수밖에 없었던 오씨는 좀처럼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다. 마음의 빚을 갚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책도 커졌다.

이런 상황을 곁에서 지켜본 남편 한용민(가명·42)씨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씨는 아내에게 "집에서 좀 쉬면서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오씨는 남편의 말을 따라 지난 1년간 두 자녀(7·5)를 키우는 데에만 신경을 집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오씨의 마음도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그러는 사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가계부가 문제가 됐다.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바뀌면서 소득이 반토막 난 탓이었다. 오씨가 재취업을 하기 위해 이곳저곳 원서를 내봤지만 취업 문턱은 너무 높았다. 일당 5만원씩 받는 아르바이트를 구한 게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더구나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부부가 쓴 돈도 적지 않다. 아내는 아버지 병원비 일부를 부담하기 위해 오랫동안 가입했던 보험을 해지해 위약금을 받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신용카드도 썼는데, 아직 갚아야 할 병원비가 수백만원 남아 있는 상태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부에겐 빌라를 매입하기 위해 빌린 주택담보대출금이 1억1000만원가량 남아 있다. 점점 커가는 아이들을 위해선 교육비를 마련해야 하지만, 그러기엔 부부의 재정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부부의 가계부는 마이너스로 떨어진 지 오래인데, 이를 막기 위해 신용카드를 돌려쓰느라 빚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긋지긋한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부부는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신청했다.

부부의 재정 상태를 함께 체크해 보자. 부부의 월 소득은 총 490만원이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340만원을 벌고, 언급했듯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다니면서 130만원을 번다. 여기에 두 자녀를 위해 정부에서 지급하는 아동수당이 매월 20만원씩 나온다.

지출은 이렇다. 정기지출로는 공과금 25만원, 식비·생활비 125만원, 통신비 27만원, 교통비·유류비 55만원, 보험료 56만원, 자녀 장난감·교육비 33만원, 대출 원리금 상환 68만원, 부부 용돈 90만원, 신용카드 할부금 22만원 등 501만원이다.

1년간 쓰는 비정기지출은 명절비(100만원), 경조사비(60만원), 여행비(100만원), 자동차 세금·보험료(90만원) 등 총 350만원이다. 월평균 29만원씩 지출하는 셈이다. 금융성 상품은 없다. 이렇게 부부는 한달에 총 530만원을 쓰고 40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

언뜻 봐도 상황이 좋지 않다.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한다곤 하지만 소득 규모로 따지면 사실상 외벌이에 가깝다. 무엇보다 적자가 계속해서 불어날 공산이 크다. 갚아야 할 대출(주담대 1억1000만원)이 태산인 데다, 두 자녀의 교육비도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40대에 접어든 아내가 재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봐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허리띠를 졸라맬 필요가 있다.

이번 시간엔 식비·생활비(125만원)만 조금 줄이기로 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외벌이 가정이라면 월 90만~100만원으로 줄이는 것이 이상적이다. 부부는 이를 위해 장보기 전략을 세세하게 짰다. 주간 식단표를 미리 계획한 뒤 장을 보기로 했다.

이런 습관을 들이면 중복으로 구매하거나 유통기간이 지나 식재료를 버리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부부는 식비·생활비를 125만원에서 100만원으로 25만원 줄이기로 했다. 일단 일주일간 생활한 다음에 2차 상담에서 더 줄일 생각이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부부의 상황은 이제 거의 다 파악했다. 부부는 1차 상담에서 식비·생활비를 줄여 총 지출을 530만원에서 505만원으로 25만원 절감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적자 규모도 40만원에서 15만원으로 감소했다.

물론 여기서 만족할 순 없다. 부부의 재무 목표는 노후 대비, 자녀 교육비 마련, 주담대 원리금 상환 등 3가지인데, 이 목표들을 달성하려면 늘 그렇듯 여유자금을 대거 확보해야 한다. 과연 부부는 만족스러운 솔루션을 달성할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