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 선율로 부활시킨 프랑스 고전 음악의 진수[이 남자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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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중엔 제목을 갖고 있지 않거나 있다 하더라도 대중음악에 비해 난해한 제목의 작품들이 많다.
라벨은 이런 시류에 맞서 다시금 프랑스 고전 음악을 되살려 그 명맥을 잇고 과거의 영광을 부활시키고자 그에 걸맞은 작품을 작곡하기로 결심한다.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프랑스에서 성행했던 모음곡 형식의 작품을 신고전주의 기법과 20세기 음악기법을 더해 고전적 형태로 탄생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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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프랭 ‘클라브생’ 240여곡 작곡
후대 수많은 작곡가에 깊은 영감
라벨, 신고전주의·20C 음악 기법
피아노 모음곡으로 쿠프랭 기려

클래식 음악 중엔 제목을 갖고 있지 않거나 있다 하더라도 대중음악에 비해 난해한 제목의 작품들이 많다. 따라서 청자는 제목을 통해 곡의 분위기나 내용을 유추하기 어렵고, 이는 선뜻 클래식 음악에 다가가기 어려운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처음 들었을 때는 잘 이해가 안 가더라도 첫인상에 연연하지 않고 여러 번 반복해 감상하다 보면 이내 익숙해지고 서서히 귀가 열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한편 매우 유명한 작품이지만 어려운 제목 때문에 그 내용을 오해하기에 십상인 작품도 있다. 바로 모리스 라벨(1875~1937)의 피아노 모음곡 ‘쿠프랭의 무덤’이다.
‘쿠프랭의 무덤’은 라벨이 42세이던 1917년 작곡된 모음곡 형식의 피아노 독주곡이다. 모음곡이란 각기 성격이 다른 짧은 길이의 소품들이나 여러 악장들을 한데 묶은 작품의 형식을 뜻한다.
제목부터 살펴보자면 ‘쿠프랭의 무덤’의 원제는 ‘Le tombeau de Couperin’이다. 여기서 ‘tombeau’는 프랑스어 ‘무덤’으로 직역되어 ‘쿠프랭의 무덤’으로 번역된 것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근사한 제목이지만 고인 쿠프랭을 애도하기 위한 작품으로 오해하기에 십상이다. ‘tombeau’엔 ‘헌사’ ‘추모’란 의미도 있기에 이 작품에선 ‘쿠프랭을 기리며’나 ‘쿠프랭을 추모하며’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그렇다면 라벨이 헌사하고 싶었던 쿠프랭은 어떤 인물일까? 프랑수아 쿠프랭(1668~1733)은 라벨보다 약 200년을 앞서 살았던 프랑스의 작곡가로 라벨에겐 대선배다. 쿠프랭은 클라브생(피아노의 전신)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클라브생을 위한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그는 전 생애에 걸쳐 240여 곡에 달하는 클라브생을 위한 작품들을 작곡했다.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작품들로 후대의 수많은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위대한 업적이라 평가받고 있다.

1914년 39세의 라벨은 당시 음악계의 조류에 반발심을 갖고 있었다. 라벨은 당시의 낭만주의 음악을 감정의 과잉으로 어그러진, 그저 음들의 혼란스러운 나열이라 여겼다. 라벨은 이런 시류에 맞서 다시금 프랑스 고전 음악을 되살려 그 명맥을 잇고 과거의 영광을 부활시키고자 그에 걸맞은 작품을 작곡하기로 결심한다. 라벨은 그 답을 ‘고전’에서, 과거 프랑스 음악이 가장 빛을 발했던 바로크 시대의 음악으로부터 찾았다. 17세기와 18세기에 걸쳐 프랑스에서 성행했던 모음곡 형식의 작품을 신고전주의 기법과 20세기 음악기법을 더해 고전적 형태로 탄생시킨 것이다. 라벨이 이 작품의 제목을 ‘쿠프랭의 무덤’이라 명명한 이유는 수많은 모범적 모음곡을 남긴 고전의 대표 작곡가 쿠프랭을 언급함으로써 쿠프랭과 더불어 동시대를 살았던 모든 선배 작곡가들의 업적을 두루 기리기 위함이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저자
■ 추천곡 들여다보기
라벨의 피아노 모음곡 ‘쿠프랭의 무덤’은 1914년부터 작곡을 착상해 나갔으나 같은 해 발발한 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1917년이 되어서야 완성됐다. 라벨 역시 참전했는데 당시 전장에서 목숨을 잃은 6명의 전우들에게 헌정했다. 작품은 전체 6곡, 프렐류드, 푸가, 포를랑, 리고동, 미뉴에트, 토카타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의 초연은 1919년 피아니스트 마르그리트 롱의 연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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