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넷플릭스 살렸다[스경X초점]

배우 이병헌이 넷플릭스를 살렸다. 대표 시리즈 ‘오징어 게임’ 마지막 시즌을 장식하는가 하면, 새로운 다크호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서 대형 빌런 ‘귀마’의 더빙에 나서며 그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병헌은 지난달 2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3 (감독 황동혁, 이하 ‘오겜3’)에서 프론트맨 ‘황인호’ 역으로 돌아와 극을 장악했다. 게임의 흐름을 설계하고 통제하는 절대자의 구실을 완벽히 소화하며 ‘프론트맨=이병헌’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극 중 황인호는 게임 참가자들의 이탈을 의심하는 VIP들 앞에서 인간 본성의 어두운 단면을 꿰뚫는 태도로 판을 지휘했다. 이병헌은 냉철한 권력자의 단단한 아우라 속에 스며든 미세한 균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 전체의 긴장감을 이끌었다.
특히 아기를 지키려는 성기훈(이정재)에게 다른 참가자들을 먼저 죽이라고 제안하던 장면에서는 프론트맨의 왜곡된 신념과 그 안의 공허함이 드러났다. 성기훈의 선택으로 무너지게 되는 순간, 이병헌은 흔들림을 억누른 채 절제된 표정과 몸짓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또한 ‘오징어 게임’ 시즌 전반에 걸쳐 게임을 넘어 권력의 흐름까지 손에 쥔 인물의 양면성을 더욱 깊이 있게 표현했다. 냉철한 운영자의 얼굴부터, 동생과 아이를 향한 온기까지 절대자의 권위와 인간적인 여운이 공존하는 프론트맨을 완성해냈다. 그의 연기는 서사와 감정을 동시에 밀도 있게 끌어올렸다.

그런가하면 넷플릭스 공개 직후 영화부문 톱1위를 지켜나가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감독 매기 강, 크리스 애플스)에서도 활약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슈퍼스타인 걸그룹 헌트릭스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이병헌은 헌트릭스에 맞서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거대 빌런 ‘귀마’로 분해 목소리 연기에 나선다. 영어 버전과 한국어 버전 모두 소화해내며, 연기 이외의 언어 능력치도 뽐낸다.
이병헌은 힘있고 낮은 목소리로 극을 아우른다. 특히 사자보이즈 진우(안효섭)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강력한 원흉 ‘귀마’를 목소리 연기만으로도 완벽히 구현해내며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작품을 연출한 매기 강 감독 역시 이병헌의 존재감에 대해 설레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매기 강 감독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 이병헌과 작업 과정은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설레고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경험 중 하나였다”며 “이병헌에게 이 이야기에 대해 피칭하던 때가 기억이 많이 난다. 그 때 정말 많은 질문을 했고,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콘셉트에 대해 너무 멋지고 좋다고 동의해줬다. 그 결과 성우로 참여해주시기로 결정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이어 “이병헌이 함께해서 남다르게 특별했다. 왜냐하면 이병헌은 할리우드에 진출한 첫 한국 배우라서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스럽고 감사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헌의 땀과 노력이 담긴 ‘오징어 게임3’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서 시청 가능하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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