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스에게 고함…서포터스, 팬 클럽이 아닌 12번째 선수인 이유[김세훈의 스포츠IN]

최근 FC서울 서포터스 ‘수호신’ 행동이 화제가 됐다. 기성용 이적 과정에서 실망과 분노를 느낀 팬들은 서울 구단 장례식을 치렀다. 지난 6월29일 포항전에서 “김기동 나가”라는 구호를 반복했고 상대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표출했다.
그 마음은 이해된다. 기성용은 서울의 레전드였고, 팀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다. 그가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감독과 애매한 갈등이 있었고 앞서 팀을 나간 프랜차이즈 스타들에 대한 답답함도 팬들의 마음 속에 여전하다. 기성용이 많이 뛰면서 성적도 동반 상승하기를 바라는 게 팬심일테지만, 기성용은 뛰지 못하는 데다 기대에 못 미치는 순위는 팬들의 마음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기성용 이적이 공개적으로 불거진 뒤 이어진 포항전에서 서울은 4-1로 대승했다. 팬들도 처음에는 응원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골이 터지자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팀을 응원하는 팬의 인지상정이다. 수호신은 지난 2일 김기동 감독, 구단 등과 팬미팅을 가졌고 응원 보이콧을 철회했다. 잘 한 일이다.
기성용은 떠났다. 기성용은 영예롭고 평화로운 은퇴, 보장된 코치직, 현재 9억원 안팎 연봉보다는 뛰고 싶은 욕망을 좇았다. 그는 포항에서 6개월 동안 열심히 뛸 것이다. 플레이가 좋으면 내년에도 어딘가에서 뛸 수도 있다. 그게 기성용이 원하는 시나리오다. 기성용은 자신의 마지막 꿈을 이룰 기회를 찾았고 그 기회를 잡았다. 올해를 끝으로 기성용에게 은퇴 후 코치직을 제안한 서울과 김기동 감독도 기성용 없는 서울을 조금 더 이른 시기에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기성용에게 몰리는 패스보다는 모든 선수들이 균형있게 볼을 공유하는 플레이를 원하는 김 감독이 앞으로 내용과 결과로 자신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일이 남았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이 말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모든 단체 스포츠에서 통용되는 불문율이다. 선수는 떠날 수 있지만 팀은 남는다. 아무리 위대한 스타도 팀이라는 공동체보다 앞설 수 없다. 감독은 방향을 제시하고, 선수는 그 방향 안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물론 오늘날 스포츠는 과거처럼 일방적인 지시와 복종 구조가 아니다. 선수와 감독의 관계도 많이 수평적이 됐지만, 그 안에는 역할과 책임의 위계가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 팀이 실패했을 때 가장 먼저 책임지는 사람은 선수가 아닌 감독이기 때문이다. 선수 개인은 부진할 수 있지만, 팀의 부진까지 책임 지고 떠나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책임지는 이는 직원이 아닌 대표다. 모든 조직이 작동하는 기본 원리이자, 책임과 권한이 분리된 모든 집단의 운영 방식이다. 스포츠 구단도 마찬가지다.
팬들의 감정은 순간적으로 격해질 수 있다. 애정이 깊으면 실망도 크다. 이런 모든 감정의 출발점은 결국 하나, “우리 팀이 잘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나 팀에 대한 사랑과 충성이라는 명분으로 ‘12번째 선수’로서 절대 삼가야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서울 주장 제시 린가드도 포항전이 끝난 뒤 “솔직히 오늘 경기장 분위기가 선수로서 뛰는 데 있어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감독, 선수들을 향한 부정적인 메시지가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치는지 모두가 최근 1년 동안 국가대표팀을 지켜보면서 깊이 느꼈다. 서포터스를 12번째 선수라고 하는 이유는 90분 동안 선수들과 함께 뛰고 함께 응원하기 때문이다. 서포터스가 구단이 운명 공동체임을 의미한다.
서포터스는 팬클럽이 아니다. 팀의 역사와 함께 호흡하며 승패에 함께 울고 웃는 동반자다. 팀이 흔들릴 때 누구보다 마음 아플 수 있지만 정체성까지 스스로 흔드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서포터스는 팀을 위한 존재지, 특정 개인을 위한 존재가 아니다. 그것이 서포터스가 팬클럽과 다른 이유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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