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기둥 세웠지만…물가·집값·관세 숙제는 여전히 남아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5. 7. 3. 06: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노믹스 성적표
재정 지렛대로 경기부양 시동
주식시장 활성화에도 기대감
주요 경제지표 강세로 돌아서
확장재정으로 물가 상승 압력
초강력 규제 부른 부동산 과열
美관세 재협상 등 통상은 부담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취임 한 달을 맞은 이재명 정부의 주요 경제지표는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건 확장적 재정 기조와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 첨단산업 육성 방침 등이 기대감을 키운 덕분이다. 다만 긍정적 흐름이 뒤바뀔 수 있는 변수도 산재해 있다. 물가 상승 등 확장재정의 부작용, 부동산시장 과열, 대미 통상 협상 결과 등이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 정책 운용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지난달 4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달 동안 코스피는 13.93% 올랐다. 지난달 20일에는 3년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달러당 원화값은 같은 기간 1375.70원에서 1358.70원으로 강세를 보였다.

주식시장과 환율, 체감지표 개선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과 불확실성 해소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 약세와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까지 대외 요인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재정을 지렛대로 경기 부양에 시동을 걸었다. 취임 첫날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30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보름 만에 편성하며 확장재정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는 타이밍이고, 지금은 정부가 나설 때”라고 강조하며 경기 대응 가속페달을 밟았다.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를 골자로 한 추경은 내수에 일단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6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6.9포인트 오른 108.7을 나타내며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확장재정은 경기 부양과 함께 물가 자극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재정 집행이 소비를 자극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과 국가 채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전 정부의 경직된 재정 운영 기조를 벗어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허 교수는 “중요한 건 확장재정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체질을 중장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라며 “아직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기대할 수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정책도 신중하게 추진하면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확장재정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외에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와 한미 관세 재협상이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에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 6월 28일부터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초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하면서 서울 아파트의 74%가량이 대출액 감소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와 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초메이플 자이 아파트 근처 은행에 관련 주담대 문구가 입구에 붙어 있다. [이승환 기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1주 연속 상승했다. 6월 마지막 주에는 전주 대비 0.4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9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정부는 과열 조짐을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상한을 6억원으로 축소하는 초강력 규제를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해당 조치는 발표 직후 대통령실과의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설명이 나오면서 혼선을 남겼다. 불시에 시행된 규제 여파로 무주택 실수요자 다수가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으며 정책 설계 과정에서 정교함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주식시장과 자본시장 관련 정책 기조는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제시되면서 증시를 들끓게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시기부터 일관되게 주주 환원 확대, 소액주주 권익 강화,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등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의 대체 투자 수단은 주식”이라며 유동성 흐름을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기겠다는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산업 측면에서는 인공지능(AI) 육성을 전면에 내세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AI 3강 국가 도약’을 목표로 부처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이며, 민간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하는 구조 개편도 병행되고 있다. 대통령실에 AI 수석을 신설해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을 임명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하는 등 AI 생태계 전문가를 곳곳에 배치했다.

오정근 자유시장경제연구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AI 중심 경제를 지향하는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오 원장은 “AI 위주의 정책과 인재 등용은 이전 정부에서 하지 못했던 부분인데, 이재명 정부가 시의 적절하게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원장은 AI와 데이터센터에는 막대한 전력이 든다는 점에서 신재생에너지를 강조하는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오 원장은 “AI와 데이터센터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이 부분을 키우려면 엄청난 전기가 필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험난한 통상 환경은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재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산업별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전기차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통상 압박이 이어질 경우 정부의 산업 육성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