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취임 30일] A+부터 낙제점까지…전문가 5인이 매긴 ‘첫 성적표’는?
“코드인사 리스크는 여전”…1기 내각 인선에 비판 목소리도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30일. 전문가들은 "아직은 평가하기 이르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출발만큼은 기대 이상"이라는 데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특히 여야 협치를 강조한 리더십, 전국을 돌며 추경을 설파한 현장 행보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합을 보여주려는 정권 초기 이미지가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고,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수위 없이도 무난하게 출발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을 둘러싼 '인사 리스크'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코드 인사와 검증 실패가 문제"라고 비판했고,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대로 가면 지금의 높은 지지율은 도루묵"이라며 피부에 와닿는 민생 성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협치·민생엔 "준비된 출발", 성적은 합격선
취임 초기 이 대통령의 행보는 '예상보다 차분하고 유연하다'는 진단이 주를 이뤘다. 박상병 평론가는 "시기상조이긴 해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 지금까지의 반은 꽤 괜찮게 끊었다"며 "이재명 정부의 30일은 90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강한 좌파 성향이 드러날 거란 우려는 기우였다"며 "편 가르기 없는 통합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윤 전 대통령과는 다른 협치형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교수도 "인수위 없는 출발이었지만, 우선순위와 완급 조절이 뚜렷하다"며 "속도만 내는 정부가 아니라는 점에서 준비된 정부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했다. "무난하게 잘하고 있다"는 그의 평가는 85~90점으로 이어졌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취임 당일 여야 지도부와 식사하고, 20일 만에 다시 회동했다. 지난 정권에선 보기 어려운 장면"이라며 "통합과 소통, 안정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민생경제 대응 역시 긍정적이다. 박상병 평론가는 "추경을 앞세워 전국을 돌며 타운홀 미팅을 이어가고, 동시에 3대 특검도 신속히 가동시켰다"며 "정치적 정상화와 민생경제를 함께 챙기려는 의지가 보인다"고 했다. 최요한 평론가는 "취임 이후 김밥 한 줄 먹고 일했다는 게 허언이 아닐 정도로 시동을 빠르게 걸었다"며 "검찰 인사, 정책 방향, 전국 순회까지 쉼 없이 달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권력'이 아니라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진심처럼 보이는 출발"이라고 말했다.

인사는 "낙제점"…코드논란·자질 부족 '집중포화'
하지만 인사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냉정했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를 포함해 복수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박상병 평론가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유임을 "코미디"라고 했다 . 그는 "과거 양곡법을 '농사 망치는 법'이라며 비판했던 장본인을 다시 농정을 책임지게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능해서 쓰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도덕성도 자질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최창렬 교수는 김민석 총리 후보자에 대해 "행정 경험도 없고, 국민 통합형 인물도 아니다"라며 "정치자금법 유죄 전력까지 포함하면 일반 정당이라면 공천도 못 받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증 라인이 대통령 코드에 맞추다 보니, 제대로 된 필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인사 검증 시스템 전반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최요한 평론가가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은 성남 시민운동 시절부터 학벌 차별을 거부해왔다. 그런데 '서울대 10개 만들겠다'는 교육 철학을 내건 인사가 교육부 수장이 되는 건 대통령 철학과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이준한 교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처럼 과거 중용됐던 인사들을 언급하며 "돌려막기식 인사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선하거나 능력 있는 전문가를 기용하겠다는 메시지와 충돌되는 인사도 눈에 띈다"고 했다.

통합 메시지, 현실에서 이어질까…"이제 진짜 시험대"
정부 출범 직후 이어진 통합 메시지가 현실 정치에서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도 존재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라며 "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이 정부의 통합 시도도 성패가 갈릴 것"이라 전망했다. 이어 "정치는 결국 상대가 있는 게임인데, 통합이 일회성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도 했다.
경제 분야에선 온도차가 드러났다. 최요한 평론가는 "소비쿠폰이든 부동산 정책이든, 국민이 체감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며 "이미 자영업자 100만 명이 문을 닫았다고 하지 않느냐. 피부에 와 닿는 민생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준한 교수는 "경제는 시간이 걸리는 영역"이라며 "지금은 소비 진작, 민생 회복 등의 방향을 설정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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