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C] 부동산 말고, 어디 없나요

신지후 2025. 7. 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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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서울 사는 35세 직장인이 최근 한 달 새 겪은 숨 가쁜 얘기다.

지난달 서울 외곽 소형 평수 청약에 예비 당첨된 일로 시작한다.

2022년 이전에 서울 안에 집을 산 자와 사지 못한 자, 그 차이가 빚은 불안의 크기를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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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1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 뉴스1

서울 사는 35세 직장인이 최근 한 달 새 겪은 숨 가쁜 얘기다. 지난달 서울 외곽 소형 평수 청약에 예비 당첨된 일로 시작한다. 서울에서 더 낮은 분양가를 만나기 힘들 거란 걸 알지만 주변 시세 대비 너무 높아 고심 끝에 포기했다. 애석하게도 이후 마구 끓어오르는 서울 집값.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매일같이 '퇴근 후 임장'을 해낸 끝에 마음에 드는 아파트 하나를 만났다. 집주인에게 조심스럽게 협상을 시도했다가 되레 호가를 1억5,000만 원 올리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급하게 다른 아파트를 찾아 계약까지 완료했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한다. 이사 갈 집을 구해 놓지 않은 집주인의 대출 경우의 수가 지난달 27일 대출 규제 발표로 복잡해진 탓이다.

아등바등하는 그를 향해 아무도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고 묻지 못한다. 2022년 이전에 서울 안에 집을 산 자와 사지 못한 자, 그 차이가 빚은 불안의 크기를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공포는 부모에게 손을 벌리고, 대출을 한도까지 끌어모으고, 매달 300만 원이 넘는 원리금 상환을 각오하는 '영끌' 행진을 만들고 있다. 6월 서울 집값 상승폭은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부동산 급등기의 경험이 불과 4년 만에 재현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막강한 '부동산 불패' 경험은 자산의 70%를 부동산에 쏟는 기현상을 만들어 냈다. 금리, 공급, 규제도 꾸준히 집값을 자극하는 형국이지만 '패닉 바잉(공황 구매)'으로까지 내모는 불안 심리가 훨씬 큰 위력을 내는 것이다. 버블 붕괴로 부모 세대가 부동산 투자 실패를 맛본 일본은 가계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37%에 머문다. 미국은 28% 정도다. '부동산이어야만 한다'는 불안감이 없기에, 가계 자산은 자본시장과 기업으로 흘러들어간다.

6·27 대출 규제가 집값 급등세는 막겠지만 근본적 대책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벌써부터 대출을 적게 받아도 되는 중저가 아파트의 몸값이 뛰고, 정부가 규제를 풀 때만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넘쳐난다. 부동산 시장은 늘 규제의 사각지대와 해제 이후의 유불리까지 따져 움직이지 않았나.

시장이 달궈질 때마다 실수요자는 물론, 집 살 생각이 전혀 없던 이들마저 떠밀려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일이 사라졌으면 한다. 결국 '집을 꼭 사야 한다' 내지 '지금 안 사면 안 된다'는 시장 안팎의 심리를 안정화하는 게 관건이다. 여러 분야를 동시에 매만져야 할 것이다. 주택 공급을 늘리고, 지방에 인프라를 분산해 서울 쏠림을 완화하고, 자금을 기꺼이 투입할 만한 안전자산 환경을 조성하는 일들이다. 잘만 한다면 부동산 안 가져도 불안치 않은 일상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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