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5년간 봉인된 ‘사법 리스크’
법원 “국정 운영의 계속성 보장”
헌법 84조 둘러싼 논란 ‘종지부’
성공적 국정 수행에 최선 다하길
요즘 프랑스 정치판을 보면 6·3 대선 이전의 한국이 떠오른다. 지난 3월 프랑스 법원은 공금 횡령 혐의를 받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전 대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5년간 피선거권 박탈도 명령했다. 르펜이 유럽의회에서 탄 보조금을 엉뚱한 곳에 썼다는 검찰 공소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형량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면 르펜은 2027년 대선 출마가 금지된다. 그는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 대선 결선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겨뤄 연거푸 2위를 기록했다. 2022년 대선 때는 득표율이 41%가 넘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르펜의 지지율은 여전히 30%대 후반으로 나타난다.

국민의힘 의원과 지지자들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들어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대통령이 되면 있는 죄도 없어지느냐”며 “임기 중 계속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에는 의심을 품은 이가 대다수일 것이다. 관세 등 시급한 현안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해야 하는데 재판 출석 일정 때문에 미뤄야 한다면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 아니겠는가. 역시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던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그를 겨냥한 모든 수사와 재판이 중단된 전례도 있다. 대통령직의 막중함을 감안하면 당연한 조치라고 하겠다.
그러자 야당은 “5년 후 임기가 끝나면 성실하게 재판을 받을 것을 약속하라”는 새 요구를 내놓았다. 이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과연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대표해 세계 여러 나라 정상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한국이 이른바 ‘선진국 클럽’이라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고 심지어 “한국도 G7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세상이다. 우리 대통령과 마주한 상대방이 ‘얼마 뒤 법원에서 재판이나 받을 사람’이란 선입관을 갖고 있다면 과연 강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런 약속이 굳이 필요하다면 임기 말에 해도 무방할 것이다.
법치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대통령이라고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 이 대통령이 오는 2030년 6월 물러나면 그동안 중단된 사법 절차의 재개는 자명하다.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대통령은 누명을 벗을 수도, 유죄가 확정될 수도 있다. 물론 우리 국민 가운데 ‘불행한 전직 대통령’ 명단에 또 한 명이 추가되길 원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재판 중단이 “국정 운영의 계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는 법원의 결정 이유를 깊이 새기길 바란다. 5년간 봉인된 사법 리스크에서 풀려나는 순간까지 성공적인 국정 수행에 최선을 다하길 고대한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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