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연출가> - <더 파워풀> 공연, 역사적 사건 속 노래들 재해석해 구성 - 김어준 토크 30분 포함됐지만 공연 전체가 과도하게 정치화돼 억울함 느껴 - 보수 언론의 폄훼 아쉬워.. 과거 6·25 기념행사는 스스로도 자랑스러운 연출 - 尹 정부 연출의 백미는 '대통령실 뮤직비디오'.. 평가 수준도 안돼 - 보수는 비극을 개인 책임으로 돌려.. 공감·연출 약해 - 李 대통령 이태원 골목 사진은 의도된 메시지, 대통령의 사진 공개는 연출이자 철학 - 대통령 일정, 많이 하는 것보다 ‘무엇을 주목시키고 무엇을 버릴지’가 중요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 진행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탁현민 > 네, 안녕하세요. 이제 연출가로 그냥, 왜냐하면 제가 전직을 너무 오래 달고 있는 거 같아요.
◎ 진행자 > 다음에 모실 때부터 연출가로, 지금 연출가시니까요.
◎ 탁현민 >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항상 전직으로.
◎ 진행자 > 그게 전직으로 하는 게 아니고요. 듣는 분들이 그걸 좋아하시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장관 출신이면 장관으로 불러 주는 걸 좋아하시고.
◎ 탁현민 > 저는 진짜 농담이 아니라 탁현민 씨가 제일 좋거든요.
◎ 진행자 > 그렇습니까? 다음부터 꼭 유념하겠습니다. 지금부터 그렇게 불러 드리겠습니다.
◎ 탁현민 > 좋습니다.
◎ 진행자 > 자, <더 파워풀>. 대규모 공연하셨는데 어땠습니까? 제가 못 봤어요.
◎ 탁현민 > 일단 꽤 오랫동안 준비를 했던 공연이고 작년에도 사실 <더 뷰티풀>이라고 일종의 시리즈의 연작 중에 두 번째 공연이고요. 이번 공연은 계엄과 내란을 관통했던 그 사건들을 제가 복기하면서 생각해 보니까 우리 민족의 큰 역사적 사건마다 불려졌던 노래가 있더라고요. 이를테면 독립운동, 4.3, 4.19, 5.18, 촛불. 그래서 그 노래들을 다시 편곡하고 재해석해서 하나의 공연으로 만들면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이번에 그 공연을 만든 겁니다.
◎ 진행자 > '아침이슬'은 물론 들어가겠죠?
◎ 탁현민 > 들어갔죠. 4.19로 들어갔죠.
◎ 진행자 > 4.19에 들어가나요, 그건?
◎ 탁현민 > 김민기 선생 노래가 한 세 곡 정도 들어갔는데 '아침이슬'도 '아침이슬'이지만 이번에 제가 준비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고 또 만들었던 것 중에 이제 좀 의미 있었던 게 김민기 선생의 '늙은 군인의 노래', 그 노래에 대해서 본인이 설명하셨던 대목이 있어요.
◎ 진행자 > 뭔가요? 궁금하네요.
◎ 탁현민 > 80년 광주 때 계엄군이 '늙은 군인의 노래'를 저쪽에서 부르고 시위대가 이쪽에서 '늙은 투사의 노래'로 바꿔 부르더라. 그래서 한 장소에 한쪽은 계엄군이, 한쪽은 시민군이 같은 노래를 다른 가사로 부르는 그 장면을 보고 노래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 진행자 > 그렇군요.
◎ 탁현민 > 그래서 그런 노래도 새롭게 편곡해서 하나 불렀고.
◎ 진행자 > 계엄군이 '늙은 군인의 노래'를 불렀다고요?
◎ 탁현민 > 예.
◎ 진행자 > 어떤 의미였나요?
◎ 탁현민 > 그때는 그 노래가 뭐 군가는 아니었지만 그냥 흔히 불려지는 노래 중에 하나였거든요.
◎ 진행자 > 군인들이.
◎ 탁현민 > 예, 군인들이.
◎ 진행자 > 그냥 향수.
◎ 탁현민 > 그렇죠. 군인에 대한 노래이니까. 그래서 그런 사실들도 공연에 소개하고 그리고 화제 만발인 김어준 씨의 토크도 한 꼭지 있고. 근데 저로서는 조금 억울한 게 공연 연출가로서 세 시간 반을 심혈을 기울였고 김어준의 토크는 30분이었는데 김어준 토크쇼라고 뭐 조선일보부터 시작해서 여러 군데서 쓰길래 '아, 좀 어처구니가 없구나.' 생각을 했죠.
◎ 진행자 > 보수권은 왜 이렇게 근데 발끈했나요? 그 김어준 씨 때문에 그런가요? 발끈한 이유가?
◎ 탁현민 > 뭐 일단은 기본적으로 이런 장소, 이런 공연이 못마땅했겠죠.
◎ 진행자 > 못마땅했겠죠. 그렇게 그게 기본적으로 마음에 안 들었다는 게 깔려 있겠죠.
◎ 탁현민 > 마음에 안 드는 이유도 알 거는 같아요. 못 하니까.
◎ 진행자 > (웃음) 그렇습니까?
◎ 탁현민 > 근데 저는 이제 보수 진영이, 특히나 이제 보수 언론이 이 공연에 대해서 이렇게 폄훼하고 이러는 걸 볼 때마다 좀 안타까운 게 실은 제가 청와대에 있는 5년 동안 가장 제 스스로, 제가 책에도 써 놨지만 자랑스러워하고 연출적으로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행사는 6.25 기념 행사였거든요. 그리고 저는 지금도 그 행사가 제 필모그래피의 아주 중요한 행사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콘텐츠가 없는 게 아니에요. 이른바 대한민국의 건전한 보수들도. 근데 그거를 연출도 못 하고 대중화도 못 하고 있는 거죠. 그게 저로서는 좀 안타까워요. 만약에 국민의힘이나 보수 진영에서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멋진 6.25 행사를 한번 만들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진행자 > 굉장히 좋은 제안이신데요.(웃음)
◎ 탁현민 > 그래서 저는 양쪽으로 좀 돈을 벌고.(웃음)
◎ 진행자 > 좋은 제안이신데요. 그런데 흔히들 생각하시기에 보수는 왜 연출력이 약합니까? 지금 보면.
◎ 탁현민 > 기본적으로는 촌스러워요.
◎ 진행자 > 왜 그런가요? 왜냐하면 자본도 있고.
◎ 탁현민 > 그러니까 이런 거죠. 예를 들어 공연이라는 건 어떤 원소스가 필요하잖아요. 그러니까 뭐 일종의 컨텍스트가 필요한 거죠. 그 컨텍스트를 가공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예술적으로 해석해서 공연이 되기도 하고 책이 되기도 하고 영화가 되기도 하는 거 아니에요? 근데 이 사람들 그 컨텍스트 중에 대중적으로 소구력을 갖고 있는 것은 이를테면 한 일면만 얘기하면 어떤 비극이 있어요, 사회적 비극이. 거기에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 저 같은 사람들은 깊게 몰입하기도 하고 그것을 컨텍스트로 해서 예술적으로 해석하는 노력들을 많이 해 왔어요. 근데 이제 보수 쪽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왜 안 할까?' 그랬는데 어느 누군가가 얘기했던 걸 제가 얼핏 들은 기억이 있는데 보수는 비극을, 그러니까 사회적 비극을 모두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 진행자 > 재밌는 분석이네요.
◎ 탁현민 > 제가 그 얘기를 듣고 우리 사회의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여러 중요한 사건과 사안들을 이들은 항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니까 공감하기가 어려운 거죠.
◎ 진행자 > 거기서 컨텍스트가 상실된다.
◎ 탁현민 > 근데 모든 감동은 그 전제가 공감이거든요. 그렇잖아요? 공감을 해야 감동을 받는 건데 그 부분이 생략돼 있기 때문에 예술적으로 천박하거나 완성되지 못한 상태일 수밖에 없다는 게 제 견해입니다.
◎ 진행자 > 저 지금 처음 들었는데 그 이론은 상당히 공감이 가는데요.
◎ 탁현민 > 제가 깊이 연구했어요.
◎ 진행자 > 듣는데 공감이 갑니다. 저는 왜 그러나 궁금했거든요. '왜 저렇게 촌스럽게들 하지?' 돈이 있다면 더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 탁현민 > 아까 잠깐 언급드렸던 6.25 행사 같은 경우에 제가 자랑스럽다고도 했고 그게 지난 역대 6.25 행사 중에 가장 높은 시청률과 가장 많은 찬사를 받았던 행사였거든요. 그때 제가 착안했던 점은 딱 하나였어요. 어떤 거였냐면 제가 국립묘지에 갔는데 무명용사 묘들이 있는 거예요. 그 무명용사 묘 중에 어떤 묘비 앞에 딱 섰다가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어요. 왜냐하면 그 묘비의 이름이 '김기억'이었어요, 이름이.
◎ 진행자 > '기억'이요?
◎ 탁현민 > '기억하다'의 '기억.'
◎ 진행자 > 기억.
◎ 탁현민 > 근데 지금은 아무도 그 사람을 기억해 주지 않고.
◎ 진행자 > 진짜 이름이 기억이에요?
◎ 탁현민 > 네, 그래서 제가 그 앞에서 한참을 멈춰섰고 그걸 모티브로 현충일 행사도 만들고 그걸 모티브로 6.25 행사도 만들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거는 '공감'이죠. 그 개인의 죽음이 죽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사람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들을 해야 되는데 보수는 그런 걸 안 해요.
◎ 진행자 > 묘하게 설득이 됩니다. (웃음) 설득 됐습니다. 그런데요. 그 측면에서 그렇다면 지난 정부를 봤지 않습니까? 윤석열 씨 정부가 어떤 정말 수준 미달의 일을 벌여놨지만 연출이라는 측면에서요. 여러 행사에.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탁현민 > 윤석열 정부의 연출의 백미는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뮤직비디오 찍었던 그.
◎ 진행자 > 예, 저도 강렬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 탁현민 > 그 수준이죠, 딱.
◎ 진행자 >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 탁현민 > 그러니까 그거는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거예요. 요즘 말로 이제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하잖아요.
◎ 진행자 > 저는 개인적으로 사고 수준의 연출이라고 보는데.
◎ 탁현민 > 그러나 그 작품의 가장 백미는 본인들은 한없이 진지하다는 거죠. 그리고 그거를 대통령실 이름으로 모든 국민에게 보여줬다는 거.
◎ 진행자 > 김건희 씨가 말입니다. 저쪽에 어떤 그 사진들, 그것도 저거를 과연 어떤 무슨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고민들이 어떻게 저런 사진들이 나올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되고요.
◎ 탁현민 > 그것도 일정한 수준이 돼야 '사진은 메시지다.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파하기 위해서 의도적인 구도 그리고 프레임 이런 것들을 잡아서 내보내야 한다'는 걸 알아야 그렇게 할 거 아니에요. 그걸 모르면 내가 잘 나온 사진을 보여주는 거죠.
◎ 진행자 > 그냥 잘 나온 사진이군요, 폼 나고. 내가 이렇게 지시하는 거 같으면 멋있고.
◎ 탁현민 > 김건희 씨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려도 될 만한 사진을 대통령실의 이름으로 내보내는 거죠.
◎ 진행자 > 지금 사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보셨습니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탁현민 > 저는 그게 모든 사진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아마 우리가 익히 봐왔던 구도의 사진들도 있을 텐데 그 몇 장의 사진이 주는 임팩트가 강렬했죠. 대통령을 포커스 아웃 시키고 이태원 참사의 골목을 보여준다거나 이런 거는 그런 사진을 찍어 왔고 그런 마음을 갖고 있고
◎ 진행자 > 그게 바로 아까 말씀하신 메시지 같은데요.
◎ 탁현민 > 그런 구도를 보여줘야 된다는 걸 의식하고 내보낸 거죠. 우연히 그 사진을 찍었을 수는 있지만 그러나 그 사진을 공개한 건 우연이 아니죠. 의도죠.
◎ 진행자 > 그거는 철학과...
◎ 탁현민 > 그러니까 그런 면에서 적어도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어떤 느낌으로 혹은 어떤 생각으로 국민들에게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하는지 한 단면을 확인해 볼 순 있겠죠.
◎ 진행자 > 네, 7월 17일 행사 맡으셨죠?
◎ 탁현민 > 예. 제헌절 행사요. 오늘도 그 회의를 하다 왔습니다.
◎ 진행자 > 거기는 주안점을 어디 두고 있습니까?
◎ 탁현민 > 제가 약간 잘못 생각한 거 같아요. 저는 이제 여러 국가 행사를 해 봤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국가 행사 중에 하나겠거니 하고 사실 속으로 조금 편하게 생각한 것도 있거든요. 근데 완전히 놓쳤던 부분이 이 행사는 일반 국민들이 앉아 있는 행사가 아니라, 물론 방송을 통해서 일반 국민들도 보겠지만 여야의 의원들이 앉아 있는 행사인 거예요. 그걸 너무 쉽게 생각한 거예요. 이 행사는 다른 행사와 달리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국민의힘 의원들 혹은 이 야당 의원들에게 소구력도 있고 동시에 여당 의원들도 동의해 줄 수 있는 그런 콘텐츠를 찾고 있으니까, 이게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가고 쉽지가 않고 뭘 해도 욕을 먹을 것 같고 그런 우려가 있어서. 지금 탈출구를 하나 찾아서 열심히 파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설명 들을 수 있나요? 그 탈출구?
◎ 탁현민 > 아직 뭐 말씀드리기까지는 그렇고, 어쨌든 중요한 건 여야 그리고 서로 입장이 다른 국민들이 보더라도 '아, 그래. 이 정도는 다룰 만하다.'라고 하는 콘텐츠 위주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이재명 대통령에 관한 부분은 어떻게 합니까 그러면?
◎ 탁현민 > 제헌절은 사실 대통령하고 직접적 연관은 없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잘 모르시는데 올해가 이제 77주년이거든요. 제헌절은 역대로 대통령이 가서 행사에 참석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 이유는 삼권분립 차원에서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 권위를 인정해 주는 차원에서 안 간 거예요. 가기 싫어서 안 간 게 아니라. 그래서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제헌절에 언급되는 건 없을 겁니다.
◎ 진행자 > 그렇군요. 앞으로 현 정부의 연출이나 이걸 맡진 않으시잖아요.
◎ 탁현민 > 그렇죠.
◎ 진행자 > 그걸 맡은 분들한테 어떤 부분을 좀 조언을 해 주시고 싶습니까? 왜냐하면 탁현민 연출가께서 거기 계실 때 말입니다. 제가 지금 기억나는 게 보수 진영에서 그런 욕을 많이 했어요. '이 정부는 어떻게 쇼만 잘하냐.' 근데 저는 거꾸로 '아 좀 질투를 하네?'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보기에도 그럴듯한 거예요, 너무. 그러니까 이제 그런 평가를 했다고 저는 기억을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해석을 했거든요.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까?
◎ 탁현민 > 중요한 건 이건 개인의 연출이 아니잖아요. 작게 보면 대통령의 스타일을 드러내야 되고 넓게 보면 국가의 권위와 품격을 드러내야 되는 일이란 말이에요. 이 두 가지 측면을 다 해야 돼요. 그러니까 국가의 권위와 품격만 드러내서도 안 돼요. 대통령의 비서이기 때문에. 동시에 대통령도 빛나고 국가도 빛나야 된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재명 대통령은 어떤 스타일인가, 그리고 어떤 스타일로 비춰졌을 때 국민들이 가장 호감을 느끼는가,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과 그 스타일이 만나서 국민들이 설득되는 지점, 그리고 아까 그 잠깐 언급하셨던 사진의 구도 같은. 그런 느낌으로 국민들이 모두 동의해 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이걸 먼저 고민해야 돼요. 스타일이 만들어지고 나서 행사가 있는 거지 행사를 먼저 하고 거기에 욱여넣으려고 하면 대통령도 불편하고 보는 국민들도 불편하고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을 거예요.
◎ 진행자 > 아까 이태원, 저는 그 지금 설명을 들으니까요. 아까 이태원 사진, 그건 굉장히 이 대통령의 어떤 실용주의, 현장주의 이런 데 굉장히 걸맞는 어떤 하나의 연출 아닌가요?
◎ 탁현민 > 그렇죠. 그러니까 그게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거죠. 만약에 그게 어색하고 불편했으면 지금 이런 평가와 반응이 나오지 않을 거예요. 대중들은 잘 모르는 거 같지만 너무 분명하게 알잖아요. 직관적으로 안단 말이에요. 그 직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진행자 > 저는 개인적으로 미국의 경우에요. 대단히 인상 깊게 봤던 사진 중에 한 장이 그 오바마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할 때.
◎ 탁현민 > 옆에 앉아 있던 거.
◎ 진행자 > 거기서 작전 지휘관이 중앙에 딱 앉아 있고 옆에 쪼그리고 있었던가, 힐러리 앉아 있고. 그 사진도 역시 주는 메시지가 분명하지 않습니까?
◎ 탁현민 > 그렇죠.
◎ 진행자 > 근데 그 사진도 역시 어떤 선택된 메시지가 분명하고.
◎ 탁현민 > 그 사진으로 우리가 읽을 수 있었던 건 '대통령이지만 적어도 군사 작전에서는 군 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고 있구나'라는 것과 또 '대통령의 그 위신과 권위, 이런 것들보다 어떤 중대한 사건 앞에서 대통령도 저런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구나.' 그리고 일종의 어떤 짜여진 회의 형식이나 진짜 우리가 영화에서나 보는 어떤 시추에이션 룸에서 버튼 누르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잖아요. 현장감과 현실감을 주는 거죠.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그런 사진은 누구나 찍을 수 있어요. 그러나 그 사진을 내보내는 건 누구나 못 하죠.
◎ 진행자 > 그 선택, 셀렉션이 가장 중요하군요. 그러니까 여러 사진 중에.
◎ 탁현민 > 내보냈을 때의 의도를 파악해야죠.
◎ 진행자 > 내보낼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메시지에 대한 분명한 확신이 있어야겠군요.
◎ 탁현민 > 그렇죠. 분명히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거거든요. 저는 미국에 있진 않았지만 '아, 그래도 어떻게 대통령이 그런 모습이 나가냐.'
◎ 진행자 > 근데 이번에도 그럼 이태원 사진 같은 경우에 어떻게.
◎ 탁현민 > 그것도 분명히 반대했던 사람이 있었을 거라고 봐요.
◎ 진행자 > '저렇게 어떻게 대통령을 포커스 아웃된 거를 쓰느냐.'
◎ 탁현민 > 그렇죠. '야, 이건 아니지. 대통령이 뭔가 지시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긴 있었을 거예요. 그러나 결국 그 사진이 나갔다는 건 의사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 뜻이 직접 반영됐든 간접 반영됐든, 어쨌든 반영돼서 결국은 나올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진행자 > 그런 어떤 스탠스만 유지된다면 홍보란 측면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인 상황인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 탁현민 > 물론이죠. 지금까지는 뭐 사실 평가할 만한 기간이 좀 짧아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긴 조금 어렵지만 어쨌든 그런 기조로 나간다면, 물론 이제 이것도 계속 그렇게 갈 순 없죠. 어느 순간에는 아주 대통령의 권위를 보여줘야 할 때도 있고 또 어떤 순간에는 아주 친근한 모습을 보여줘야 될 때도 있고. 그때그때 상황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이라기보다는 탄력성이 더 중요한 일이라는 기억이 있어요.
◎ 진행자 > 외국 행사 같은 경우엔 말입니다. 이게 의도적으로 우리가 어떤 연출을 할 수도 없는 거고. 근데 기존 정부랑 어떻게 보셨습니까? 지금 외국 나가서 여러 가지 사진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 탁현민 > 이번에 순방 가셨을 때, 이번 순방은 다자 회의이기 때문에 사실은 양자 회담하고 다자 회의 참석했던 사진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주도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한 게 아니란 말이에요. 양자 회담을 제외하고는. 그리고 양자 회담도 거의 다 회담의 모습이었고. 그래서 이걸로 평가하긴 조금 어렵고 국빈 방문이나 아니면 실무 방문을 갔을 때 이제 비로소 우리 외교 팀의 수준, 의전 팀의 노력 이런 것들을 볼 수 있겠죠.
◎ 진행자 > 탁현민 연출가가 만약에 이 정부 일을 하고 있다면 이 대통령의 어떤 개성이랄까요? 이걸 뭘로 초점을 맞추겠습니까? 지금이라면.
◎ 탁현민 > 아, 제가 어 그걸 말씀드리거나 할 자신이 없어서 안 하는 거예요. (웃음)
◎ 진행자 > 그렇습니까?
◎ 탁현민 > 그리고 이미 저는 사실 한 번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일종의 참모 아닙니까? 청와대 참모가, 그 당시엔 청와대니까요. 바쁩니까? 지금 난리들인데.
◎ 탁현민 > 엄청 바쁘죠. 저도 의전 비서관으로 일할 때 아침에 5시 반 정도에 나가서 저녁 때 12시 넘겨 들어올 때가 많았으니까요. 집에 못 들어가는 날도 있었고.
◎ 진행자 > 지금 이 대통령 같은 경우 활동량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참모들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게 맞겠네요.
◎ 탁현민 > 참모들도 고통스럽지만, 사실은 고통이라기보다는 지금은 약간 흥분 상태예요. 너무너무 일이 재밌고. 물론 그 안에 있는 스트레스도 있겠지만 지금은 너무너무 흥분 상태인데, 저는 오히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게 마라톤이잖아요. 5년을 뛰어야 되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일정을 요령 있게 배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그리고 어떤 것을 주목시킬 것인지, 어떤 걸 버릴 것인지. 사람들은 대통령이 다 뭔가를 한다고만 생각하는데 대통령이 버려야 하는 것도 있어요.
◎ 진행자 > 중요한 지적 같습니다.
◎ 탁현민 > 근데 버려야 할 걸 못 버리면 그게 해야 할 것들을 가리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해야 되는데 이건 조금 시간이 필요하죠.
◎ 진행자 > 그리고 흥분이 가라앉았을 때의 상황을 지금부터 생각해야겠군요.
◎ 탁현민 > 물론이죠. 그리고 대중들의 평가라는, 국민들의 평가라는 게 언제나 박수를 쳐 주는 건 아니잖아요.
◎ 진행자 > 그렇죠. 시간이 다 돼 버렸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탁현민 연출가 모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탁현민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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