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살린다④]머리카락만큼 얇은 혈관주사를 탯줄 삼아…1,000g의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

2025. 7. 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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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들을 담아 보여드리는 기획 '무조건 살린다'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아기들, 미숙아라고 부르는데요. 이 작은 아기들을 건강하게 세상 밖으로 보내주기 위한 의료진의 고군분투기를 최은미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또 한 생명의 탄생>

급하게 자리를 찾는 인큐베이터.

엄마 뱃속에서 31주 만에 세상에 나온 새별(가명)이가 앞으로 자라날 곳입니다.

1,200g의 작은 몸, 두 손에 안아 들어 올리니 한 줌이 채 안 됩니다.

(현장음)머리둘레 29.5, 모자 하나 주세요.

(현장음) 체온은 36.8, 가슴 23.5

아직 세상이 낯선 아기 곁에서 호흡은 잘하는지 심장은 잘 뛰는지 확인하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이곳에는 새별이처럼 개월 수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초미숙아 20명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소독포 사이로 빠끔히 나온 다리.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발등에 혈관주사를 놓습니다.

실처럼 얇은 이 주삿바늘이 오늘부터 이 아기의 탯줄입니다.

▶ 인터뷰 : 최의경 / 고려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이걸 말초혈관에 넣어서 중심 정맥관으로 쓰게 됩니다. 그럼 이쪽으로 영양제가 들어가거든요. 지금은 아기가 분유나 모유를 많이 먹질 못해요. 그래서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정맥 영양보충이 같이 필요하거든요."

인공호흡기를 뗄 정도로 자라난 아기들은 울음소리도 우렁찹니다.

하루 두세 번 배변은 기본.

졸린 눈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트림도 합니다.

(현장음) 아이고 트림했다

720그램으로 태어난 이 아기도 건강한 모습으로 엄마에게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의경 /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호흡기계든 소화기계든 뇌신경계든 다 바깥세상에 적응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아주 순조롭게 넘어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아주 고비고비 넘어가는 아이들도 있어서 그 부분을 저희가 이제 빠르게 잡아내고 정상으로 만드는 게…."

<재우 이야기>

곤히 잠든 재우.

점심 소식에 개운하게 하품하고 젖병을 입에 쏙 뭅니다.

(현장음) 잘 먹네, (원래 좀 잘 먹어요?) 원래 잘 먹어요.

우유를 먹이는 평화로운 시간도 안심할 순 없습니다.

▶ 인터뷰 : 은예림 / 고려대 구로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 - "숨을 안 쉬고 급하게 먹거나 하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거든요. 저 파란색 글씨가 산소포화도예요. (젖병이 코를 막아서 그런 건가요?) 빠느라 숨 쉬는 걸 잊어버리는 거죠. "

(현장음-트림 소리) 끄어억~

3월 8일 28주 만에 1,190g 작은 몸으로 쌍둥이 동생 재민이와 함께 세상 밖에 나온 재우, 엄마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맺힙니다.

▶ 인터뷰 : 장수아 / 재우 어머니 - "너무 작고, 이런 아기가 살 수 있나, 이렇게 작은 아기가 살 수 있나, 처음 봤을 땐 눈물만 나더라고요. "

2주 뒤 드디어 퇴원하는 날.

(현장음) 집에 갈 거야, 집에 가자.

포동포동해진 재우 모습을 보니 그간의 마음고생을 보상받는 기분입니다.

(현장음) (몸무게가) 거의 한 3배는 된 것 같아요. 이제 진짜 사람 같아요.

(현장음) (며칠만인 거예요?) 거의 100일이에요.

퇴원하고도 외래 진료 일정이 빼곡하지만,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격입니다.

(현장음) 몸무게는 3.55kg, 오늘 많이 쪘어요.

(현장음) 그리고 재우, 뒤에 편지가 있더라고요. 축하드려요. (이걸 누가?) 저희 간호사 선생님들이.

(현장음) 눈물 난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인큐베이터를 떠나 카시트로, 처음 타보는 카시트에 안 그래도 큰 눈이 더 커졌습니다.

문 앞에서 나누는 마지막 인사.

▶ 인터뷰 : 장수아 / 재우 어머니 - "너무너무 감사하고, 첫날 제가 봤던 아기와는 다른 아기인 것 같아서, 계속 계속 감사한 마음이에요. 건강하게만 자랄 수 있도록 열심히 키워보겠습니다."

(현장음) 재우 잘 가, 잘 커, 안녕히 가세요.

MBN뉴스 최은미입니다. [ cem@mbn.co.kr ]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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