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더라도 종합감사 해야- 이준희(정치·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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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안 때리다가 간만에 때려서 그런지 (힘) 조절이 안 된 것 같기는 한데." 지난해 7월 경남체육회 소속 핀수영 감독이 선수를 구타해 논란이 되자 밝힌 황당한 해명이다.
특히 도체육회 소속 감독의 선수 폭행 부분은 한 선수의 생명과도 연결된 문제로 심사숙고해 신중하게 다루었어야 함에도 '원만한 합의' 등을 이유로 방치한 것은 너무 안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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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안 때리다가 간만에 때려서 그런지 (힘) 조절이 안 된 것 같기는 한데….” 지난해 7월 경남체육회 소속 핀수영 감독이 선수를 구타해 논란이 되자 밝힌 황당한 해명이다. 이 선수는 감독의 폭행으로 전치 4주(흉골 골절)의 진단을 받아 10월 전국체전 참가를 포기했다. 문제는 경남체육회가 폭행 사실을 알고도 감독직을 계속 맡겼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선수는 더욱 고립됐고, 결국 이 사실을 경찰에 고소하고 스포츠 윤리센터에 신고한 뒤 13년간 해온 수영 선수 생활을 접었다. 해당 감독은 한 언론에서 취재가 시작되자 사직서를 제출했고, 징계위에서 자격정지 5년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사건이 벌어진 지 9개월 만이다.
최근 1~2주 사이 경남에서 일어난 여러 이슈 중 눈길을 끄는 사건 하나가 바로 ‘경남도체육회의 정기 종합감사 미시행’ 부분이다. 경남도체육회 총예산 257억원(2025년 기준) 중 207억원이 도비 보조금으로 운영되는데 2012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종합감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 같은 사실도 경남도의회 박병영 의원이 제4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경남도체육회의 예산집행 부적정, 회계관리 부실, 인권침해 문제 등의 문제점을 낱낱이 까발리면서 알려졌다.
그동안 도체육회는 소관부서(체육지원과)의 보조금 지원에 대한 정산검사(21~24년)에서 업무추진비 집행 및 관리부적정, 허위 보조사업자에 대한 보조금 정산검사 부적정, 출장여비 부적정, 종목단체 보조금 교부 및 정산소흘, 고교체육 육성지원비 사용 등 부적정, 공용차량 관리 부적정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또한 특별회계로 운영되는 체육장학기금과 체육발전후원금은 이월금이 맞지 않는 회계 관리부실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특히 도체육회 소속 감독의 선수 폭행 부분은 한 선수의 생명과도 연결된 문제로 심사숙고해 신중하게 다루었어야 함에도 ‘원만한 합의’ 등을 이유로 방치한 것은 너무 안일했다. 도체육회가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챙겼더라면 이런 최악의 경우는 피했을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경남도는 손을 놓고 있어야만 했는지 묻고 싶다.
물론 경남도체육회가 도 산하 출연기관도 아니고, 지방체육회장을 지자체장이 임명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과도한 지도 감독과 감사를 통한 행정개입이 단체 운영의 독립성을 저해할 요소도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20년 265억원(도비 202억원), 2021년 272억원 (202억원), 2022년 284억원(207억원), 2023년 280억원(206억원), 2024년 290억원(210억원) 등 매년 200억원이 넘는 도비가 지원되는 상황에서 경남도가 종합감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책임을 회피한 방관자와 다름없다.
경남도가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정산검사(보조금 집행 적적성 등)를 시행하고 있고, 특정 현안 발생 시 상황에 따라 재무감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이제라도 경남도는 도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정기 종합감사, 지도점검, 체계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을 확립해 경남도체육회 행정의 공공성과 신뢰성 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준희(정치·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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