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RE100,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조성 시급하다

새롭게 시작하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 '에너지 고속도로' 비전은 임기 내내 국내 에너지 분야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글로벌 뉴노멀인 RE100 선도를 위해, 공급 에너지 중 상당 부분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이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선 토론 과정에서도 불거졌듯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은 자칫 중국 등 해외로부터 재생에너지 제품이나 설비를 과도하게 수입하게 되고, 이는 결국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성장을 오히려 방해하는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문제는 속도에 관한 것이겠지만 산업 육성과 시장 보급이 제대로 박자를 못 맞추게 되면 국부만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은 지난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및 산업에 대한 박해에 가까운 탄압으로 인해 거의 소멸 직전에 있다고 보면 된다. 지난 정부는 재생에너지 산업을 특정 정치 혹은 이해집단과 결부시켜 이권 사업으로 분류하고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시장과 산업이 붕괴하면서 기업이 폐업하거나 해외에 매각되고 결국에는 대학이나 연구소도 관련 신기술 개발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생명줄이 붙어 있는 기업들도 유사 기술 분야로 사업을 전환하고 조직이나 인원도 대폭 감축시켰다. RE100 대응을 위해 국내 대기업들은 해외로 공장 이전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가 거의 망가진 현 상황에서 정부의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는 자칫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더욱 되돌릴 수 없는 상태로 만들 수 있다. 빠른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는 해외 재생에너지 기술 라이선스를 구매하여 국내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관련 제품과 설비를 그대로 수입하는 것밖에 없다. 지난 정부에서 경험했던 패착 중 하나는 전기버스 공급 확대 과정에서 현재 운용되는 전기버스 대부분이 특정 국가에서 수입되었고, 국가보조금까지 지급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잘못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가 빠르게 회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마련되어서 한다. 다부처 협력 사업을 통해 기술개발-인력양성-실증 및 상용화사업-창업지원-대·중소기업 협업-글로벌 시장 공략에 이르는 전체 산업생태계가 다시 작동해야 한다. 지방정부도 지역별 강점을 살려 재생에너지 분야별 특화된 산업생태계를 조기에 조성해야 한다.
인천시는 제조업 기반 산업도시로, 금속 제조업, 전기-전자제품 제조업, 기계 및 장비 제조업, 자동차 등 운송장비 제조업뿐만 아니라 첨단소재, 바이오산업, 반도체 산업 등 미래형 고부가가치산업을 융복합하는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천 앞바다를 이용한 서해 해상풍력발전 단지 조성과 함께 수소연료전지 생산 및 수도권 공급도 전략적으로 기획하고 있다.
결국 인천은 재생에너지 제조업 분야에서 산업적 조건과 시장적 조건이 이미 완벽히 갖춰져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천시는 새롭게 혹은 기존 산업단지를 연계하거나 개선하여 재생에너지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기존 입지 기업과 관계기관, 대학. 연구소, 창업·보육 기관 등을 연계하여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RE100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 노력에 인천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선도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강희찬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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