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한탄강 따라 흐르는 한·일 교류와 포천의 '사람' 이야기
(포천=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지질공원은 특정 지역만의 자산이 아닙니다. 지구 전체의 공동 유산입니다" (요네다 토루 일본 이토이가와시 시장)
포천시 한탄강세계지질공원은 국내외 지질학자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핫 플레이스'다. 제작진은 지난 해 일본 니가타현 이토이가와시의 요네다 토루 시장 일행이 방문한 현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해 포천시와 이토이가와시는 공식적인 교류협력을 시작했고, 요네다 토루 시장의 방한은 그 연장선에 있는 의미 있는 방문이었다.
요네다 시장을 비롯한 이토이가와시 방문단은 한탄강의 지질학적, 생태학적, 역사적 가치를 체험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지질공원 전문 박물관인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센터를 찾았다. 방문단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주상절리와 베개용암, 협곡, 용암대지의 생성 과정을 디지털 체험과 영상관을 통해 체감했다.
방문과 함께 한국과 일본 양국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제1기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청소년 탐사대'도 출범했다. 포천시와 이토이가와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공통 기반을 토대로, 미래 세대가 지구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소통하는 기반을 다졌다.
포천에 거주 중인 일본인 이마뱃푸 나오코 씨는 "요네다 시장이 어떤 나라든 꼭 직접 방문해서 보고 나서야 교류를 결정한다고 들었고 포천에 와보고는 '한탄강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며 "이 자리가 성사된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고 강조했다.
◇ "물은 우리 마을을 삼켰지만, 사람의 마음은 흩어지지 않았어요"
한탄강을 따라 흐르는 지질의 시간은 지형만 바꿔놓은 것이 아니다. 이 강의 물줄기는 마을의 운명도, 살고 있는 주민의 삶도 바꾸어 놓았다.
교동장독대마을 이수인 대표는 당시를 떠올리며 "1998년에 큰 홍수가 임진강 유역에서 있었고 국가 차원의 대책으로 한탄강에 댐을 만들기로 했다"며 "그런데 여기는 상류라 원래는 홍수 피해가 거의 없는 곳이지만 하류의 안전을 위해 물을 막으면서, 우리 마을은 수몰지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보상금을 받고 뿔뿔이 흩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당시 우리가 정말 고민 많이 했고 결국 함께 이주하자, 다시 마을을 만들자, 그렇게 마음을 모은 것"이라며 "뿌리처럼 얽힌 이 공동체를 그냥 흩어지게 둘 수는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모인 주민이 만든 새로운 마을이 바로 지금의 '교동장독대마을'이다.
이 대표는 마을 이름에 '장독대'를 붙인 이유에 대해 "우리는 이 마을이 물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원래 '교'자가 도롱뇽 교(蛟)자라서 도롱뇽은 1급수에서 사는 동물인데, 그런 물과 어머니의 품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며 장독대란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마음이 있는 마을이 되길 바란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 장독대마을에서는 장 담그기, 떡 만들기 같은 농촌 체험 행사가 활발히 운영된다. 외지인이 잠시 머무르며 '머물 수 있는 농촌'을 경험하는 곳, 도시에서 지친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위로받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강석진 교동장독대마을 사무장은 "처음에는 참 힘들었고 우리가 왜 쫓겨나야 하나 억울하기도 했다"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자연이 우리에게 준 것들이 많아서 이젠 이곳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 개발과 보존이 함께 갈 수 있다는 걸 우리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추억을 전했다.
◇ "한탄강은 어머니 품 같아요"
이수인 대표는 한탄강을 떠올릴 때면 "한탄강은 한이 아니라, 내 어린 시절이 녹아 있는 품"이라며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고, 이 물과 흙이 있었기에 우리가 살 수 있는 거라서 한탄강을 보면 늘 어머니 품속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50만 년 전 화산의 흔적은 지금도 이 마을과 주민의 삶을 지탱하는 뿌리이자, 세계와 연결되는 다리가 됐다. 또한 포천과 이토이가와의 교류처럼, 장독대마을도 '자연을 기억하는 법'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제작진은 포천 한탄강세계지질공원 현장과 수몰 지구 주민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봤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 : 유세진>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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