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후에도 현장은 그대로”… 과로사대책위, 쿠팡택배 현장 직접 점검한다

지난해 남양주에서 쿠팡 새벽배송을 하던 노동자가 과로로 숨진 뒤 쿠팡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으나, 실제 현장은 크게 바뀐 게 없다는 비판 목소리가 노동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2일 서비스연맹 택배노조, 진보당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CLS는 국정감사, 청문회 등을 통해 과로사 위험을 낳는 장시간 노동시스템을 개선하기로 약속한 바 있는데, 6개월이 지난 지금도 현장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여전히 쿠팡 택배노동자들은 상시적 고용 불안 속에 다회전 배송, 분류작업을 하며 수행률의 압박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프레시백(신선식품 보랭가방) 회수 업무는 더 강화돼 노동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 택배기사들은 특히 일부 상차 분류 작업을 여전히 기사가 맡고, 프레시백 회수 처리 비용이 건당 100원 정도에 머무는 등 비현실적으로 책정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쿠팡 배송 기사들은 대구역 단위로 1차 분류된 물량(통소분) 가운데, 자신의 구역분을 추가로 분류할 때 직접 상차 업무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분류작업 관련 국토교통부 택배 표준계약서를 보면, ‘다수의 화물을 택배기사 1인당 담당 구역별로 구분’하는 게 분류작업의 정의인데 이 같은 내용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게 쿠팡 기사들의 주장이다.
프레시백의 경우, 노조는 “많게는 천원가량 받는 다른 업체들의 ‘반품집화’와 노동강도에서 차이가 없는데, 100원~200원만 지급하는 건 그야말로 ‘헐값’ 노동”이라며 “프레시백 펼침 작업도 기사들 담당인데, 이 같은 일을 수백번 해야 하는 과정은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노동”이라고 꼬집었다. 쿠팡 측은 지난 1월 국회 청문회에서 프레시백 작업으로 업무 부담 목소리가 현장에서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영업점, 현장 종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쿠팡CLS 측은 택배노조 중심으로 지적된 해당 사안들을 인지하고 있으며, 국회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약속했던 개선안들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등은 쿠팡의 현장 변화 노력이 미진하다는 판단 하에 ‘쿠팡 과로사 이행점검단’을 통해 택배기사들의 현장 여건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강민욱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현장마다 인력충원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일할 때 분류작업을 기사들이 직접 하고 있지 않는지 등 기사들과 직접 만나 대면조사로 실태점검을 오는 8월까지 할 예정”이라며 “쿠팡이 과로사 문제 관련 대책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의견을 모아 정치권에 제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조수현 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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