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억 원 들인 평택 노을생태공원, 야외 물놀이 시설 고압선 아래 졸속 준공…또 반복된 ‘행정 실패’
산책로·수변광장 등 조성 27일 준공
수처리시설 제방 위에 임시로 옮기며
물놀이 시설 개장도 8월 초로 연기
"졸속행정·예산낭비 시민불편 반복"

평택시가 11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준공한 노을생태문화공원 내 물놀이 시설이이 공사 완료 후에도 개장을 미루고 있어,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시는 지난 2022년 안성천 군문교 일원 30만㎡ 부지에 약 11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을 산책로, 전망 데크, 물놀이 시설, 수변광장 등을 조성해 지난달 27일 준공식을 진행했다.
2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물놀이 시설은 고압 송전선 철탑 인근에 위치해 전자파 등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며, 핵심 설비인 수처리 시설조차 한강유역환경청의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결국 시는 장마 기간을 고려해 수처리 시설을 물놀이 시설과 분리해 제방 위에 옮겼고, 시설 개장은 7월 말에서 8월 초로 미뤄진 상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물놀이 장장 주변은 피서 시설로서의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다. 그늘막은 규격이 작고 수량조차 부족해,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피할 곳이 전무한 실정이다. '생태문화공원'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사용자 편의나 기후 대응은 배제된 채 시공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행정 실패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는 지난해 5월 진위천 매립식 물놀이장을 철거한 뒤, 수억 원을 들여 에어바운스 물놀이 시설을 임시 운영한 바 있다. 당시에도 에어바운스 시설 설치로 잔디가 죽는 생태 훼손을 초래했고, 운영 종료 후에는 해당 부지를 복구하는 데 또 다른 예산이 투입됐다. '생태공원'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적으로 공공 예산을 낭비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인근 주민 A씨는 "애초에 고압선 아래 물놀이장을 지은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며 "허가도 안 난 수처리 시설을 제방에 얹고 장마가 끝나면 옮겨서 개장하는 식의 행정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작년에도 진위천 잔디 다 죽여 놓고, 장마철마다 수처리 시설을 제방 위로 옮긴다는 게 말이 되냐"며 "세금으로 실험만 하는 행정에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은 "약 11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제대로 개장하지 못하는 물놀이 시설, 매년 반복되는 실효성 없는 임시시설 운영, 그리고 생태 파괴에 대한 무감각. 이는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구조적으로 잘못된 행정 시스템의 결과"라며 "공사를 완료한 뒤에야 문제점을 봉합하듯 임시방편을 찾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예산 낭비와 시민 불편만 반복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이동식 수처리 장비를 도입해, 침수 위험 시기에는 제방 위에 임시로 옮겼다가 장마철이 끝나면 물놀이 시설로 이동해 운영하겠다"며 "물놀이 시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에는 보다 안정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류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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