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한달…참모들은 코피를 쏟았다

김유성 2025. 7. 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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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인선·외교일정으로 국정 정상화 강행군
30조 추경 진행하며 경제성장률·증시↑ 시도
한미협상, 인청 관련 野 공세 '넘어야할 山'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취임 한 달을 맞는 이재명 대통령은 이전 정부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전과 강행군으로 국정을 이끌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파면으로 혼란스러운 정국을 수습해야 한다는 다급함이 컸다.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한 악조건 속에서 대통령실 참모진과 내각을 초고속으로 인선했고, 숨 가쁜 정상외교도 이어갔다. 참모들은 밤샘을 거듭하며 과로로 코피를 쏟을 정도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초고속 인사·외교 강행군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6월 4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후 대부분의 부처 장관 후보자와 차관을 지명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를 제외한 1기 내각 인선을 사실상 완료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내각 지명 완료까지 54일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선 속도는 단연 압도적이다.

인사 기조에서도 ‘일만 잘하면 가리지 않는다’는 실용주의가 드러났다. 국무총리를 포함해 8명의 현역 국회의원을 입각시켰고, 기업 출신 전문가를 영입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처럼 전임 장관을 유임시키는 등 기존 관행도 깼다. 장기화된 리더십 공백을 하루빨리 메워 국정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경제 정책에서도 속도를 높였다. 취임 첫날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고, 보름 만인 6월 19일 30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26일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그는 “지금은 경제가 다시 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설 때”라며 “경제는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내수 부진과 미국발 관세 충격,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까지 겹친 복합위기 진단에 따른 처방이었다.

외교에서도 숨 가쁜 일정이 이어졌다. 취임 사흘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데 이어, 9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차례로 통화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중국-일본’ 순으로 통화한 것과 달리, 일본 정상과 중국 정상 통화 순서를 바꾼 점은 대중·대일 외교에서 실용 기조를 보여준다.

국제 외교 데뷔 무대도 전격전과 같았다. 취임 12일 만인 지난달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결정해 이시바 일본 총리와 셔틀외교 복원에 공감대를 이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도 목전에 뒀지만, 중동 사태로 무산됐다. 한미정상회담마저 성사됐다면 취임 한 달 만에 정상회담이 열리는 기록으로 남을 뻔했다.

초고속 인선과 외교 일정으로 참모진은 과로에 시달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G7 일정 중 코피를 쏟았고,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치주염 악화에 대비해 잇몸약을 복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관세협상·인사청문회 등 남은 과제

한미 관세협상은 이 대통령의 최대 외교 과제로 남아 있다. 그는 “최소한 다른 국가보다 더 불리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으며, 오는 8일 시한을 앞두고 실무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 안팎에선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초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남북관계 개선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군사 채널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대화 채널이 끊긴 상태다. 다만 긴장 완화 기조는 두드러진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인 지난달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을 중지했다. 국방부는 이를 ‘취임 한 달 최대 치적’으로 홍보하며 “가장 확실한 안보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라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쟁 걱정 없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줄줄이 남은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도 시험대다. 소수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내각 후보자 검증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출혈’을 최소화해야 개혁 과제를 추진할 국정 동력도 유지될 수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코스피 3000선 돌파의 훈풍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진보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시장 안정은 중대 과제다. 금융당국의 초강력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집값 상승세를 통제하지 못하면 초반 경제정책 신뢰도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 전남도민과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이 대통령은 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연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뿐 아니라 비출입 매체기자들까지 포함해 약 12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격식 없이 타운홀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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