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여기저기 "덥다", 곰팡내 진동…낡은 에어컨은 '습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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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있으니 그래도 살만해. 그래도 지난해와 올해 너무 덥네."
체감온도 31도를 웃도는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만난 80대 여성 A씨는 인터뷰 내내 구멍 뚫린 수건으로 얼굴 주위로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았다.
A씨는 지난해 서울시가 에어컨을 설치해주기 전까지는 선풍기를 틀어도 더운 바람만 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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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있으니 그래도 살만해. 그래도 지난해와 올해 너무 덥네."
체감온도 31도를 웃도는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만난 80대 여성 A씨는 인터뷰 내내 구멍 뚫린 수건으로 얼굴 주위로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았다. A씨는 지난해 서울시가 에어컨을 설치해주기 전까지는 선풍기를 틀어도 더운 바람만 불었다고 했다. 30년간 쪽방에 살고 있는 A씨에게 매년 폭염은 고역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은 이날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서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오르는 등 무더웠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한 달여 간 누적된 온열질환자는 454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0% 정도 증가했다. 사망자도 지난해에 비해 1명 늘었다.
서울 최대 쪽방촌이 위치한 동자동 일대는 여기저기서 "덥다"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다. 주민들은 집에 있기보다는 인근 공원에 나와 부채를 부치며 이웃과 수다를 떨고 있었고 일부는 수건 등 물건을 얼굴에 덮고 그늘에서 잠을 청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역 쪽방촌 거주 인원은 2238여명이며, 서울역 일대(동자동·갈월동·후암동) 쪽방촌에는 827명 정도가 살고 있다.
같은 날 방문한 노원구 상계동 달동네 '희망촌' 역시 상황이 열악했다. 희망촌 주민 손호일씨(80대) 집은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곰팡내가 심하게 났다. 습한 날씨에 환기까지 잘 안돼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땀을 씻을만한 목욕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 손씨는 씻는 곳을 만들어달라고 두 손을 모아 빌기까지 했다. 주모씨(70대)는 "방이 이렇게 좁은데 씻는 시설이 있겠냐"며 "세면대에서 머리 감고 세수하고 그러는 정도다. 정말, 제대로 씻고 싶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 관리하는 쪽방촌 구역에 있더라도 건물주가 동의하지 않거나 설치가 어려운 구조라면 에어컨 설치가 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을 견디기에 낡은 에어컨과 무더위 쉼터도 무용지물이란 의견도 있었다. 희망촌엔 변색된 에어컨에서 시원하지 않고 습한 바람만 나오는 집이 적지 않다. 70대 남성 최수남씨는 "바로 옆에 야외쉼터가 있긴 한데 오후 되면 너무 덥고 불량 청소년들이 많이 와서 무리 지어진 때도 있어 가기 무섭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덥고 습한 폭염이 야간까지 지속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세밀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상욱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현재 최저 주거 기준은 물리적인 구성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폭염 대비가 돼 있는지 판단하긴 어렵다"면서 "쪽방으로 인정되는 곳조차도 에어컨 설치 시 냉방이 안되는 등 문제가 생기는데 등록되지 않은 곳은 굉장히 열악한 수준"이라고 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예전엔 서해에서 바람이 불면 낮만 뜨겁고 저녁엔 서늘했는데, 현재는 더 습윤한 남풍이 불면서 야간온도가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심해졌다"며 "취약계층 주택은 단열이 안 돼 밤낮없이 뜨겁다. 해외 사례처럼 사람들이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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