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표 앵커 "'뉴스하이킥'이 정파적? 옳고 그름 분명하게 따질뿐"
[인터뷰] 최고 청취율 MBC '뉴스하이킥' 권순표 앵커
인기 비결엔 "기계적 중립 집착 않고 기꺼이 할 말 한 것"
방송 정파성 지적은 "동의하지 않아, 비판적 질문 계속할 것"
유튜브와 레거시미디어 구분은 고민… "팩트 엄격해야 한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금준경 기자]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은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이다. 2023년 2분기 조사부터 9분기 연속 청취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4년 4분기 청취율 11.3%, 2025년 1분기 청취율 15.6%, 2025년 2분기 청취율 17.1%로 자체 최고 청취율도 계속 경신하고 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엇갈린다. 지지부진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답답한 국민들의 속을 뚫어주는 '1등 라디오'였지만 동시에 방송 내용이 공영방송치고는 '편향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21대 대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에서 가장 많은 공정성 지적을 받은 프로그램도 '뉴스하이킥'이다. 심의위원들은 프로그램의 방송 스타일이 공영방송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반복해서 주장했다.
[관련 기사 :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불공정·편파 진행? 선방위 행정지도]
지난해 2월 신장식 진행자 하차 이후 지금까지 '뉴스하이킥'을 지키고 있는 권순표 앵커는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유튜브와 공영방송의 관계, 올바른 진행자의 역할 등을 직접 물었다. “뉴스하이킥은 정파적인가.” 지난달 30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만난 권 앵커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끊임없이 고민할 뿐”이라고 답했다.
“총선 선방위 공정성 지적, 말도 안 된다고 생각”
- 지난해 2월, 청취율 1위를 기록하던 신장식 진행자(현 조국혁신당 의원)가 22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로부터 집중 제재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으로 오기 부담스러운 상황이셨을 것 같다.
“부담스러웠다. 부담스러웠지만 '제 스타일로 해보자' 그런 생각이었다. 신장식 의원이나 저나 '옳다 그르다'를 분명하게 얘기하는 건 동일하다. 다만 그분은 직설적으로 말씀하시고 저는 가능하면 질문을 통해서 드러내려고 한다. 그냥 그 스타일대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 신장식 진행자의 진행이 편향됐다는 선방위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심의를 하는 분들 자체가 공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굉장히 상식적이고 객관적인 분들이 와도 공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그런데 가장 극단적인 분들이 모여 공정성을 판단한다고 하니 전혀 신뢰할 수 없었다.”

- 22대 총선 선방위가 내렸던 심의·제재의 부적절함은 법원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제재 처분도 계속 취소된다. 다만 신장식 의원이 방송 하차 이후 정치권으로 직행해 공정성 지적에 힘이 실린 건 사실이다.
“솔직히 바로 정치권에 가는 것, 저는 비판한다. 언론사 기자를 하다가 몇 개월 안에 의원이 되고 청와대 가고, 이런 것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이미 가신 분을 언급하면서 그런 얘기를 반복하기는 그렇고. 다만 저는 그런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다.”
계엄 터지자 “사람들 보는 데서 잡혀가야겠다”
- '뉴스하이킥' 진행을 맡은 이후 청취율은 계속 고공행진 하고 있다. 1등을 유지한 채 자체 최고 청취율도 경신했다.
“제가 열심히 한 것도 있겠지만 정치적 상황이 워낙 최악으로 치달았다. 국민들의 고통이 깊어질수록 시청률이 올라간 것 같아 좋으면서도 책임감이 생기고 그랬다. 한국 사회 혼란상을 보여주는 반대 급부였다고 생각한다.”
- 모든 프로그램의 청취율이 다 오른 건 아니다. '뉴스하이킥'만의 특별한 것이 있다면.
“기계적 중립에 집착하지 않고 기꺼이 할 말을 한 것. 틀린 얘기를 했다면 비판은 감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들이 공중파에서는 보기 힘들었으니 소구력이 있었다고 본다. 그런 데는 자부심이 있다. 할 말을 하는데 두려워하지 않았으니까.”

- '뉴스하이킥' 앵커를 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점이나 방송이 있나.
“물론 지난해 12월3일이다. 저희 세대는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크다. 당연히 잡혀갈 것이라 생각했다. '내일 아침에 회사를 걸어 가야겠다. 사람들이 보는 데서 잡혀가야겠다' 이런 생각도 했다. 정의감 이런 게 아니고 그래야 내가 덜 맞고 그럴 것 같아서 그랬다.”
- 계엄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의힘이 계엄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계엄을 옹호한다는 비판이 잇따랐고 그런 여당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하는 언론에 대한 비판도 상당했다.
“다시 기계적 중립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건 계엄을 편드는 거다. 예를 들어 아주 핍박받고 있는 약자와 강자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을 잡으면 그건 강자의 편을 드는 것 아닌가? 불가능한 요구인 데다 바람직하지 않다.”
- 일례로 계엄을 옹호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종편 등 다수 방송에 출연했다. 부정선거 음모론 등 극우적 주장을 '할 수 있는 이야기'처럼 언론이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특이하고 재밌으니 장사하려고 부르는 것, 옳은 언론의 태도가 아니다. 저희가 전한길씨를 안 부른 이유는 너무나 명백히 틀린 얘기를 많이 하기 때문에 안 부른 것이다. 이런 게 공영방송의 의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장사가 된다고 해서 아무나 부르지 않는 것 말이다.”
“공영방송 진행자의 기계적 중립? 위선이다”
- 진행자가 의견 표명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이 시사 프로그램 원칙으로 여겨진다. 진행자가 국민의힘 측 패널의 주장에 반박하는 모습을 보고 21대 대선 선방위는 규정 위반 판단을 내렸다.
“교수님들이라 하더라도 중립에 대해선 100분 토론할 수 있다(웃음). 제가 생각하는 앵커의 의무는 자신이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을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지적을 받고, 타당하면 유연하게 고치는 것, 그게 앵커의 자질이자 균형점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진행자도 다 마음 속에 철학과 판단이 있다. 그 판단을 안 내린 척하면서 진행하는 것은 위선적 진행이다.”
- 계엄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아닐 때도 마찬가지인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모호할 때는 당연히 저도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따져봐야 할 사안에 대해선 양쪽의 말을 충분히 듣는다. 옳고 그름이 분명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계적 중립이 불가능하거나 위선적이라는 것이다.”

- '방송은 공정해야 한다'는 명제가 시간에 따라 달라진 것이라 보나.
“옛날에도 저는 지금과 똑같이 생각했다. '무게중심'이 중요하다고 평소에 생각한다. 유튜브에 보면 '밸런싱 아티스트'라는 게 있다. 불가능해 보이는 물체의 균형을 잡아서 세우는 건데 앵커의 역할이 비슷하다. 약한 쪽과 강한 쪽이 있으면 무게중심을 살짝 약한 쪽으로 옮기고, 그래야 밸런싱 아티스트가 물체를 세우는 것처럼 사회가 균형을 잡고 서 있을 수 있다.”
- '뉴스하이킥'의 패널 구성이 편향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솔직히 말하면, 계엄이라는 사안에 대해 국민의힘 측에서 정말 똑똑한 논리를 들고 오는 분이 있다면 저희는 100번이라도 부르고 싶다. 그런데 국민의힘에 너무 불리한 사안이고 말이 안 되니까 아무도 나오려 하지 않는다. '패널 균형'이라는 가치가 굉장히 모호한 것이, 이렇게 한쪽이 안 나와버리면 그 사안을 방송이 다루지 말아야 하는 건가? 잘못된 일이 발생했을 때는 당연히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쪽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균형을 맞추라는 건 굉장히 불합리한 요구다.”
- 계엄을 옹호하는 패널은 아예 불러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분들도 우리 사회 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몇 퍼센트는 국민 중에 있으니까. 똑같이 5대5로 다룰 필요는 없지만 얘기는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신에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도대체 왜 계엄을 옹호하냐고.”
유튜브와 레거시 미디어는 “구분돼야 하지만 보완 관계”
- 지난해 12월부터 정규방송에 앞서 '뉴스앞차기'라는 유튜브 오리지널을 진행하고 있다. 거의없다, 오창석 평론가 등 유튜브에서 친숙한 패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장난을 치는 모습에 청취자들 반응이 좋다.
“우리 PD가 제안했을 때 저는 바로 하자고 그랬다. 예전 '뉴스외전' 진행할 때 '외전의 외전'이라고 비슷한 포맷을 해봤다. 그때 굉장히 좋았다. 저는 시사나 정치가 너무 엄숙하고 진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본질을 얘기하느냐 안 하느냐, 그게 중요하다. 옳지 않은 것에 대해선 농담을 섞어가며 비판할 수 있지 않나. 일상 얘기를 하면서 본질을 툭툭 건드리는 것, 그래야 청취자층이 넓어진다.”

- MBC가 유튜브 비중을 늘리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레거시 미디어와 유튜브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 짓는 시각이 있다.
“물론 공중파와 유튜브는 구분된다. 구분되는데 저는 유튜브의 가벼움을 공중파가 쫓아갈 부분이 있다고 본다. 진지하고 엄숙하기만 하면 아무도 보지 않는다. 아무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시사가 무슨 의미가 있나.”
- 유튜브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정파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유튜브에 치중할수록 MBC가 더 정파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유튜브는 좋은 것만 골라서 본다. 반면 공중파는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 강해지는 확증편향을 완화하는 데 공중파가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런 고민도 한다. 유튜브와 달리 공중파는 팩트에 엄격해야 할 것이다. 공중파에게 정파성에 대한 기준보다 이런 팩트에 대한 엄격함을 요구하는 게 맞다고 본다. 시청자들에게 무엇이 공정한지 판단하게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유튜브와 공중파는 보완적 관계라고 생각한다.”
- MBC의 뉴스 신뢰도는 3년 연속 1위다. 불신도에 비해 신뢰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다만 이에 대해서도 정파성 우려가 나온다. 주요한 보도가 MBC에서 많이 나온 이유도 있지만 정파적인 모습도 인기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워낙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상황이지 않나.
“동의하지 않는다. 전 정부 때 여러 극우적 진행자가 공중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프로그램들 어떻게 됐나. 청취율 몇 프로 나왔나. 정파적이어서 1등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정파적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게 아니고 옳은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많이 보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40%를 넘을 때도 그 정파적 진행자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청취자들이 바보가 아니다. 마음에 드는 얘기만 계속한다고 무비판적으로 보지 않는다.”

- 정권이 바뀌고 나서도 MBC나 '뉴스하이킥'의 역할은 똑같은 것인가.
“물론이다. 고민하는 유일한 것은 '어느 당이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행위가 옳고 그르냐'의 부분이다. 그것이 유일한 기준이 될 것이다. 옳은 부분은 끊임없이 편들 것이고 옳지 않은 부분은 끊임없이 비판하겠다. 정파성 지적은 무의미하다. 어느 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뉴스하이킥'은 정파적이지 않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끊임없이 고민할 뿐이다. 끊임없이 비판적 질문을 할 것이고 옳은 점이 있다면 끊임없이 질문을 통해 널리 알리겠다. 저의 판단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상황을 통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 애쓰겠다. 그 판단이 맞는지 청취자분들이 검증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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