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에 압축도시까지...새로운 도시정책 기대반 우려반
15분도시-압축도시 성과 도출 과제

'15분 도시'는 민선 8기 제주도정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해 온 핵심 공약이다. 단순히 이동의 공간적 범위를 넘어서 삶의 질과 도시정책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프랑스의 카를로스 모레노(Carlos Moreno) 교수가 처음 고안하고 2020년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이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전 세계 도시들의 주목을 받았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후보 시절 거주지 주변에서 의료와 체육,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15분 생활권역 구상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취임 직후 5억원을 들여 '15분 도시 제주 기본구상 및 시범지구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생소한 사업 탓에 응찰자는 없었다. 이에 제주연구원이 용역을 맡았다.
관심은 제주지역에 걸맞은 15분 도시의 정의와 구상이었다. 용역진은 '어디에 살든 도민의 동등한 기회와 삶의 질을 보장하는 사람 중심 도시'라는 다소 추상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당장 올해 착공을 예상했지만 예산 확보를 이유로 전농로 공사는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애월도서관 리모델링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연내 착공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유일하게 사업비가 반영된 표선도서관의 경우 예정대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전체 사업의 공사비는 전농로 70억원, 표선도서관 45억원, 애월도서관 35억원 등 150억원이다.
15분 도시가 우선 적용되는 시범지구 생활권은 제주시 2곳(삼도1·삼도2·이도1·일도1 생활권, 애월 생활권), 서귀포시(천지·중앙·정방·송산 생활권, 표선 생활권) 2곳 등 모두 4곳이다.
제주도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시범지구에만 546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후 도 전역을 30개 생활권으로 나눠 2033년까지 15분 도시를 완성한다는 것이 제주도의 구상이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15분 도시의 정의 자체가 모호하고 핵심사업에 포함된 전농로 도로 공사와 도서관 리모델링이 시급한 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른다.

제주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고도관리방안도 도시계획 관점에서 15분 도시와 연결돼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원도심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고도관리 방안을 기대했다.
반면 제주도는 올해 4월 고도지구를 전면 해제하는 파격적인 정책안을 발표했다. 도심지 팽창에 따른 평면적 공간 확장을 고밀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주도는 고도지구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대신 '기준높이'와 '최고높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기준높이까지는 건축을 전면 허용하고 최고높이는 심의를 거쳐 건축을 승인하기로 했다.
이 경우 주거지역은 75m(25층), 준주거지역은 90m(30층), 상업지역은 160m(40층)까지 건축이 가능해진다. 도내 최고층인 드림타워(169m) 규모의 건축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2년 만에 획일화된 제도개선 방안이 등장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찬성측은 재산권 보호를 언급한 반면 반대측은 인프라와 경관 훼손 등 공공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안과 경사지를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고도관리는 지금껏 지켜온 제주만의 경관을 훼손할 수 있다. 고밀도 도시로 인한 교통과 상하수도 등 인프라 확충도 고민거리다.
도시계획은 궁극적으로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목표를 둬야 한다. 15분 도시와 새로운 고도관리방안도 도민들의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영훈 지사는 최근 진행된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15분 도시를 포함해 주요 정책에 가시적인 목표가 보이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5분 도시는 2033년, 새로운 고도관리방안은 2027년 시행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뒤따를 수 있다. 임기를 1년 앞둔 도정의 정책 지속성도 넘어야 할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