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정상과 통화한 이 대통령…‘공감 외교’ 속 ‘방산·자원’ 힘줘[이런정치]

문혜현 2025. 7. 2.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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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부터 ‘상대국 언어 병기’ 지시
각 나라 경제·안보 협력 방안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여 만에 11개 국가 정상과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을 비롯해 오세아니아·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와 통화하며 안보·경제 현안 의제를 집중 논의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방산·자원 등과 관련한 협력을 제안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섰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현재까지 통화한 국가는 ▷미국 ▷일본 ▷중국 ▷체코 ▷베트남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UAE ▷뉴질랜드 등 11개 국가다.

이 대통령은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 무역 갈등 해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조정 등 시급한 현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공식 방미 초청했고,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와 방위비 분담 협상, 북핵 대응 공조 등이 의제로 다뤄졌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통화에선 ‘실용 외교’ 노선을 앞세웠다.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 경제·안보 협력 복원과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한미일 협력과 향후 대응방안에 대한 의견도 확인했고,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논의를 나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는 한중관계 회복을 알리는 첫걸음이 됐다. 시 주석은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고, 이 대통령도 화답했다. 양 정상은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의장국과 차기 의장국으로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외교가에선 이 대통령이 중국보다 일본과 먼저 통화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에 외교 정책의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친중’ 우려를 불식시키고 동맹국 외교를 기반으로 중국과 관계 개선을 꾀한다는 전략을 알린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

이후 이 대통령은 현안 중심으로 정상 통화를 이어갔다. 대통령실은 성사되는 대로 통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순서에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 대통령의 통화 순서를 살펴보면 경제 현안에 초점을 맞춘 외교 기조가 잘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체코 페트르 피알라 총리와 통화를 통해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건설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을 평가했다. 양국 간 협력을 원전, 첨단산업, 인프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으로 확대하자면서 문화 교류 협력까지 제안했다.

르엉 끄엉 베트남 주석과 통화에선 고속철도와 원전, 앤소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는 국방・방산, 청정에너지, 핵심광물을 포함한 공급망 관련 협력 의제를 두루 논의했다.

이어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와 통화에서도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비롯해 양국 간 무역과 투자 등 미래산업 분야에 협력하기로 화합을 다졌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과 통화에선 AI, 첨단기술, 국방‧방산, 원전 등의 분야가 주요 의제에 올랐다.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자고 제안하며 과학기술·우주 등 제반 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블루투스 스피커로 통화하고 있다. [연합]

이 대통령은 또한 올해 APEC 의장국으로서 부지런히 ‘초대자’ 역할을 수행했다. 각국 정상에게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참석을 당부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다자외교 무대인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통화 외교 특징은 통화가 마무리된 뒤 인스타그램과 엑스(구 트위터) 등 SNS를 십분 활용한다는 점이다. 모든 SNS 채널을 합해 300만이 넘는 구독자·팔로워를 보유한 이 대통령이 우리 국민을 비롯한 전 세계 시민에 각국과 우정을 드러내면서 그 파급력이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참석 전부터 ‘해외 교민은 물론, 해당 국가 국민에게도 대한민국의 메시지가 직접 닿아야 한다’며 모든 관련 게시물에 한국어와 해당 국가 언어를 원칙적으로 함께 적도록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와 나눈 대화를 담은 게시물, 웡 총리 글을 공유한 SNS 게시물엔 양국 국민의 긍정적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같은 디지털 외교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 각국과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향후 G7 정상회의에서도 만나지 못한 독일·프랑스·사우디아라비아 등 외교·경제·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연계성이 높은 국가 정상과 통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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