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야구 보며 수영도 하고…‘노잼’ 대전의 여름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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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 철, 외야석 바깥에 간이 수영장을 잠깐 만들어 놓는 야구장은 일부 있으나 관중석 안에 별도의 수영장은 없었다.
경기 과천에서 대전 할머니 집에 놀러 와 야구장을 찾았다는 이승재(21)씨는 "수영장에서 야구를 볼 수 있다는 게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며 "생각보다 경기가 잘 보여서 좋았고, 가족들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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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은 너무 더운데 수영장이 있으니 시원하고 좋아요. 아빠랑 또 올 거예요!” (11살 구민강군, 9살 구서인양 남매)
한 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피서지가 대전, 그것도 야구장에 생겼다. 한화 이글스는 1일 2025 KBO리그 엔씨(NC) 다이노스와 안방 경기에서, 구단 관계자 가족과 지인을 초청해 한화생명 볼파크 수영장(인피니티풀)을 시범 운영했다. 한화는 이번 엔씨와 3연전에 인피니티풀을 시범 운영한 뒤 안전 및 운영상 미비점을 보완해 8일 기아(KIA) 타이거즈와 안방 경기부터 일반 팬을 대상으로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최고기온 33.7도(℃)와 한낮에 내린 소나기 때문일까. 이날 한화 볼파크는 그야말로 찜통이었다. 습도마저 높아서 사우나를 연상케 했다. 경기장에 가득 들어찬 관중은 연신 부채질하기 바쁜 모습이었다. 하지만 3루 쪽 4층, 수영장만은 사정이 달랐다. 경기 시작 전부터 수영장엔 가족, 친구, 연인들로 보이는 20∼30여명의 팬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경기를 기다렸다. 경기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고, 경기가 시작되자 경기장 쪽 투명 난간에 몸을 기댄 채 경기를 관람했다. 시원한 물속에서 말이다.
국내 야구장 내에 수영장이 생긴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여름 한 철, 외야석 바깥에 간이 수영장을 잠깐 만들어 놓는 야구장은 일부 있으나 관중석 안에 별도의 수영장은 없었다. 국외로 눈을 돌려도 흔한 사례는 아니다.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 체이스필드 외야에 수영장이 있고,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 홈구장 에스콘필드엔 실내 온천이 있다. 한화 볼파크처럼 수영장과 경기장의 경계가 보이지 않는 이른바 ‘인피니티풀’ 형식은 세계 최초다.
관중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남녀노소, 특히 가족 단위 관중의 만족도가 높았다. 물놀이하다가 배가 고파진 아이들은 수영장 바로 옆 관중석으로 달려가 엄마가 준비한 치킨과 볼카츠를 먹었고, 배를 든든히 채운 뒤 곧바로 다시 물속으로 향했다. 수영장 옆에는 물놀이를 즐긴 관중이 쉴 수 있는 자쿠지(개인욕탕)와 방갈로 등도 있었는데, 손자·손녀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할머니는 자쿠지에 발을 담근 채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과천에서 대전 할머니 집에 놀러 와 야구장을 찾았다는 이승재(21)씨는 “수영장에서 야구를 볼 수 있다는 게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며 “생각보다 경기가 잘 보여서 좋았고, 가족들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부모님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서별하(8)양은 “수영장에서 노니 시원하고 재밌어요. 평소 야구장에 올 때보다 훨씬 좋아요”라며 기뻐했다. 인터뷰를 마친 별하양은 “아빠, 빨리 또 수영하러 가자”라며 수영장으로 뛰어갔다.
한쪽에서는 수영을 즐기고 나온 남성들이 친구들과 모여 한 손에는 맥주를 들고, 두 발은 자쿠지에 담근 채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서울에서 온 윤지섭(40)씨는 “오늘 날씨가 너무 더운데, 수영장에서 경기를 보니 야구 볼 맛이 더 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일반 관중석에서 땀 흘리며 야구를 봤는데, 수영장에서 보니 훨씬 기분이 좋고 굉장히 만족스럽다. 생각보다 시야도 좋다”고 했다.
이창용 한화 구단 홍보팀 프로는 “대전의 ‘노잼 도시’ 이미지를 타파하고, 야구장이 단순한 경기장을 넘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구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자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며 “인피니티풀을 통해 대전 볼파크가 단순한 야구장을 넘어, 새로운 관람 문화를 선도하는 야구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경기 일이 아닌 날에도 야구장이 대전 시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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