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교사 로맨스’ 드라마화에 교육계 “그루밍 범죄 미화”

송경화 기자 2025. 7. 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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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은 이날 "교사는 학생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여타 직종보다 높은 도덕성·전문성을 갖고 교육에 매진해야 하는 직위에 있다"며 "이러한 지위를 악용해 미성년 제자와 사적인 감정을 나누고 이를 연애 관계로 발전시키는 서사는 결코 로맨스나 판타지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그루밍 범죄의 미화"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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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드라마 제작 중단 촉구
카카오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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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과 교사의 연애 감정을 소재로 한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이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인 가운데, 교사단체들이 제작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명백한 그루밍 범죄의 미화”라는 취지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1일 성명서를 통해 “드라마화가 추진 중인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에 관하여, 사회적으로 높은 도덕성과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초등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부정적 영향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드라마화 추진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네이버 웹툰,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연재된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은, 연인과 이별한 초등학교 여성 교사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상대방이 실제로는 제자라는 걸 깨달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드라마 제작을 공식화했다.

카카오페이지 갈무리

카카오페이지에는 해당 만화 소개 글이 이렇게 적혀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던 날, 남자친구에게 차인 심청아. 연애 따윈 때려치우겠다고 선언하지만, 어느새 그녀의 마음을 홀라당 가져가 버린… 제자, 임당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왠지 그녀에게 괜한 시비를 걸어오는 동료 교사 배덕만에게 이 비밀을 들켜버리기까지 하는데! 망한 사랑 전문, 그녀는 이번에야말로 진짜 로맨스에 성공할 수 있을까?”

또 키워드 해시태그에는 ‘연하남, 짝사랑녀, 나이차커플, 사제지간’ 등이 적혀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 작품은 초등학생이었던 남자아이와 성인 여교사 사이의 이성적 감정을 내용으로 하는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두 인물이 성인이 된 뒤 연애를 시작하는 것으로 전개되지만, 과거 아동기부터 존재했던 감정이나 관계를 ‘사랑’의 서사로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초등학생은 신체적·정서적으로 아직 발달 과정에 있는 미성숙한 존재”라며 “초등 교사는 이러한 학생을 보호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공적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 관계는 법적 책임과 윤리 위에서 성립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교사가 학생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는 설정 자체가 현실에서의 학생-교사의 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한다”며 “교사가 초등학생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고 초등학생의 감정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서사는 보호받아야 할 학생의 감정적 혼란을 교사가 이용하는 서사로 읽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드라마 제작 중단을 촉구했다. 교총은 이날 “교사는 학생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여타 직종보다 높은 도덕성·전문성을 갖고 교육에 매진해야 하는 직위에 있다”며 “이러한 지위를 악용해 미성년 제자와 사적인 감정을 나누고 이를 연애 관계로 발전시키는 서사는 결코 로맨스나 판타지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그루밍 범죄의 미화”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창작과 예술적 독창성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 같은 작품들이 대중에게 로맨스나 판타지로 소비될 경우 현실에서 벌어지는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하고 이를 가볍게 여기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또 교총은 “드라마 속 민감한 소재를 연기해야 하는 아역 배우에게 심리적·정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상업적 이익을 위해 아동을 이 같은 위험에 드러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고 덧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2일 성명서를 내어 “성인인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설렘’, ‘감정 흔들림’, ‘위로’와 같은 장면은 자칫 연애감정으로 오독되거나 미화될 수 있다”며 “교육 윤리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메시지를 사회 전체에 전달하는 꼴”이라고 우려했다. 전교조는 “이는 교육 현장 전체를 왜곡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파괴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이들 교사단체들은 드라마 제작 중단과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향해 웹툰 등의 심의 기준 강화를 촉구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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