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 폐지 권고’ 받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 장려기금 운명은

세종=안소영 기자 2025. 7. 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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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일 인천 남동구의 한 농장에서 농부들이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연합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이 세 차례 폐지 권고를 받으면서, 해당 기금과 저축 상품의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중장기 운용 필요성이 낮다는 점, 저축 상품은 농어민 재산 형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가입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지적을 받아왔다.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은 농어민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1985년 출시된 상품이다. 일정 기간 저축하면 원금과 이자는 물론, 비과세혜택과 저축장려금까지 받을 수 있다. 한 달에 최대 20만원을 납입할 수 있고, 기본금리(3.68%)에 가입년도, 소득에 따라 각기 다른 장려금 금리(0.9%~4.8%)가 추가로 적용되며, 모두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이 기금은 당초 재산형성저축장려기금이 있는 도시근로자와의 형평성을 위해 도입됐으나, 도시근로자를 위한 기금이 폐지된 후에도 존속하고 있다. 비과세혜택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지만, 국회에는 해당 특례의 일몰을 2029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이 올라와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해당 저축의 인기가 줄어들면서 기금의 운용 필요성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일 농협상호금융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운영하는 농어가목돈마련저축의 잔액은 2023년 1조2562억원에서 2024년 1조1262억원, 올해 3월 1조968억원으로 줄었다. 계좌수도 21만7000좌에서 20만7000좌로 줄었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일반·저소득 농어민을 구분하던 기존 기준인 농지규모, 가축두수 대신 건강보험제도를 이용해 가입대상을 늘리려고 시도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올해 5월 발표된 기금평가에서도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은 폐지권고를 받았다. 2019년, 2022년에 이어 세번째다. 기금운용평가단은 “기금을 통한 중장기 운용 필요성이 낮고 지속적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점을 감안해 폐지를 권고한다”고 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해당 기금은 이미 기금으로서의 성격을 잃은지 오래다. 기금은 특정 정책이나 연구개발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세입·세출 외 예산을 가지고 운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농어가목돈마련저축기금은 그해 예상 수요만큼 일반회계, 한국은행 출연금으로 편성해 사업을 운영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기금의 제도적 실효성을 상실했는데, 이해관계에 떠밀려 아직 기금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폐지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기금이 폐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재부 관계자는 “폐지 권고가 나왔다고 꼭 폐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부처가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담당 부처인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기금을 폐지할 경우 일반 예산 형태로 바뀌어야 하는데, 이 경우 한은이 자금 지원을 하기 어렵다고 하고, 예산 당국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해 기금을 폐지하는 데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금이든, 예산이든 모두 국가재정이 투입된다는 점은 비슷하다”면서 “현재의 기금 형태가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과거 해당 저축 상품과 기금을 폐지하려고 나선 바 있다. 2003년 농어가목돈마련 저축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기재부는 “도시근로자와의 형평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고, 이외에도 농어민의 소득 증대를 위한 직접 예산 지원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은 국회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올해 일몰되는 비과세 혜택도 국회의원들의 입김에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편, 농어민들은 이 정책이나 기금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납입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당 저축 상품은 1986~2016년까지는 월 최대 납입 금액이 12만원, 그 이후로는 월 최대 납입 금액이 20만원에 머물고 있다. 연간으로 봐도 한도가 240만원에 그쳐 목돈마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최대 한도가 1000만원에 불과해 가입실적 감소가 이어져왔다”며 “후계, 청년 농업인 육성이 핵심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과세 한도를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2023년에도 해당 저축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 바 있다”며 “납입 금액 확대나 자금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재원을 담당하는 기재부나 한은이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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