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법안에 1700만명 건강보험 잃을 위기 놓여

김송이 기자 2025. 7. 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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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비용 상쇄 위해 복지 예산↓
메디케이드 축소·보조금 연말 종료
WP “메디케이드 60년만 최대 삭감”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 나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가 반영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 One Big Beautiful Bill)’이 우여곡절 끝에 1일(현지 시각) 상원을 통과하면서, 최소 1700만 명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개선된 미국 건강보험 제도가 후퇴하게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연합뉴스

이 법안은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에 시행된 개인 소득세율 인하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각종 감세 조치와, 이에 따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메디케이드(취약계층 대상 공공 의료보조) 등의 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온 후 몇 차례 조문 수정이 이뤄졌으며, 이제 하원을 다시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의회예산국(CBO)을 인용해 메디케이드 삭감 조치가 포함된 상원을 통과한 법안대로라면 2034년까지 1180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법안은 ‘오바마케어’로 불리던 전국민건강보험법(ACA)에서 제공되는 건강보험 보조금을 올해 말 종료하도록 하고 있어, 420만 명이 건강보험 무자격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다른 예산 삭감 조치의 영향으로 추가로 100만 명이 무보험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케어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한 미국 건강보험 시스템 개혁안으로,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중산층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메디케이드도 오바마케어를 통해 대상이 확대됐다. 건강 정책 연구기관 KFF에 따르면, 약 4400만 명의 미국인이 오바마케어 덕분에 건강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에도 ‘오바마케어’ 폐지를 주장했으며,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도 대대적인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화당 역시 2010년 오바마케어 통과 이후 지속적으로 이를 폐지하겠다고 주장해왔고, 트럼프 1기 동안에도 오바마케어 해체를 추진했다. 그러나 여론의 반발과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가 더해지면서 오바마케어 손 보기를 중단한 바 있다.

상원안이 메디케이드 수급 자격에 ‘근로 요건’을 추가한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19~64세의 건강한 성인들이 매달 최소 80시간의 자격을 갖춘 일을 해야만 보험을 유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는 계절적이고 시간제 일자리에 의존하는 빈곤층에게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만약 OBBB가 그대로 시행된다면, 이는 메디케이드 역사상 거의 60년 만에 가장 큰 삭감이 될 것”이라며 “최소한 1990년대 이후 사회 안전망 확대를 위한 연방 정부 지출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상원안은 메디케이드,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 오바마케어 등을 위한 연방 지출을 1조 1000억 달러 삭감하는데, 이 중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규모가 1조 달러 이상을 차지한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큰 타격을 줄 이번 법안의 통과를 두고 각계각층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조앤 알커 조지타운대 아동 및 가족센터 소장은 “이 법안이 통과되고 보조금이 실제로 종료된다면, 오바마케어의 비전을 매우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오바마케어는 100년에 걸친 싸움의 산물이었다”고 말했다. 마크 R. 워너 상원의원(민주당·버지니아)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 법안은 우리를 오바마케어 이전의 무보험자 비율로 되돌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자신의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일찍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틸리스 의원은 “이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저버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메디케이드를 축소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지적한 것이다. 틸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 끝에 재선 포기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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