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 심판대' 서게 될 이동관·김홍일·이진숙 방통위
TV수신료 분리징수·보도개입·YTN민영화·TBS폐국 방치 등
수사기관 고발에 국민감사청구, 국정조사 요구까지
"내란 위한 사전작업 가능성…언론장악 진상규명 이뤄져야"
[미디어오늘 박서연, 금준경 기자]

지난달 27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업무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130여 개를 파기하려던 사실이 드러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고발까지 이어졌다. 하드디스크 파기시 계약서 작성 의무가 있지만 구두계약만 이뤄졌고 비용도 지불하지 않아 '증거인멸' 의혹에 휩싸였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일선 과장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숙 위원장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하드디스크 파기가 문제가 된 이유는 윤석열 정부 방통위의 전례를 찾기 어려운 '언론장악' 행보에 사무처도 동참했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TV조선 재승인 '점수조작' 의혹 수사·감사를 대대적으로 벌이며 사무처 직원들도 수사·감사 대상에 올랐던 전례가 있다. 당시 한상혁 위원장 면직 과정에서 최소 60여 명의 방통위 직원들이 감사원과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이 되었고 직접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23년 1월과 2월엔 방통위 과장과 국장까지 구속됐다.

이재명 정부 감사원의 감사를 비롯해 검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에서도 조만간 대대적인 수사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과 이동관·김홍일·이진숙 위원장 2인 체제 방통위에서 주요 업무로 추진한 일들이 위법성 논란을 낳았고 고발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023년 6월 방통위가 대통령실의 의중에 따라 시행령을 개정해 우회하는 방식으로 TV수신료 분리징수를 강행했다며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부위원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같은 해 9월 언론노조는 이동관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도 고발했다. 방통위가 KBS, MBC, JTBC 등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 보도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에 '팩트체크 실태점검'을 하겠다며 '뉴스타파 인용보도 경위 및 자체 확인한 사실관계' 등 자료 제출을 요구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이유였다. 같은 달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동관·이상인 두 방통위원이 김기중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해임해 직권남용을 했다는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지난해 6월과 7월에는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통위 2인 체제에서 중요 안건을 의결한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 및 사무 처리 전반을 함께한 조성은 사무처장, 김영관 기획조정관, 이헌 방송정책국장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탄핵에 따른 직무정지 중 SNS에 정치적 게시물을 올려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한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감사 요구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지난 4월 이동관·김홍일·이상인 등 전 방통위원들이 YTN 불법 민영화를 주도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지난달 27일엔 방통위 사무처의 PC 파기 문제와 관련해 김경호 변호사가 이진숙 위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교사 및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방통위원을 지낸 김현 의원(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은 1일 미디어오늘에 “공수처가 그동안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수사가 진전이 없었다. 지금이라도 마음먹고 공수처에 접수된 방송장악 관련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인원이 부족하다면, 새 법무부 장관이 공수처에 수사관을 파견 보낼 수도 있다”며 “방송 장악 내용을 수사로 밝히고, 국회는 2인 구조에서 불법·편법을 자행했던 부분을 국정조사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YTN 민영화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마사회, 한전 등에서 YTN 주식을 매각할 의지가 없었는데 속도를 내게 했다. 통일교에서 인수하려고 로비했다가 실패했는데, 느닷없이 유진그룹에 전격적으로 넘어간 배경을 밝혀내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호찬 언론노조위원장은 1일 미디어오늘에 “언론장악 진상규명은 언론노조가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왔다. 민주당, 민주노동당과 맺은 정책협약에 언론장악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언론 정상화 등이 담겨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이 내란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국정기획위원회에도 언론장악 진상규명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고, 그걸 위해 국정조사든, 특별법이든, 특조위든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의회의 TBS 지원조례 폐지 과정에서 방통위가 대응을 하지 않은 문제에 대한 국민감사 청구도 이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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