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벗으려면… ‘공익법인’ ‘배당 확대’ 연결하라[기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제값 못 받는 우리 증시’의 해법은 무엇일까. 문제 핵심은 일부 대주주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오히려 주가 상승을 기피하는 데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경향도 눈에 띈다. 이는 기업 성장을 가로막고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물론,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면서 세금을 줄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이를 무조건 막으려 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핵심은 ‘공익법인 활용을 통한 사회 환원’과 ‘기업의 배당 확대’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상속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주주가 주식을 상속할 때는 할증평가까지 적용돼 세 부담이 가중된다. 이 때문에 대주주들은 주가 상승을 꺼리게 되고, 결국 배당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만약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면 어떨까. 예컨대 과도한 상속세 할증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대신, 재산의 일정 비율을 공익법인에 주식으로 기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대주주가 자신이 설립한 공익법인에 주식을 기부하면, 해당 주식에서 발생하는 배당금이 공익법인의 핵심 수입원이 된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이 확보되는 셈이다.
이 지점에서 기업이 배당을 늘려야 할 강력한 동기가 생겨난다. 대주주 입장에서 자신이 설립한 공익법인이 활발히 활동하려면 그 재원인 배당금이 꾸준히 유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 전체의 배당 정책을 적극적으로 전환시키는 동력이 돼 소액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대주주가 공익법인을 통해 편법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필요하다. 공익법인이 보유한 주식 의결권을 제한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한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기업의 배당 확대와 상속세 문제, 공익법인 활성화는 지금까지 개별 정책으로 다뤄져 왔다. 하지만 이 문제들을 하나의 틀로 연결하면, 막혀 있던 부분들이 풀리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기업은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고질적인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날 동력을 얻는다. 대주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동시에 경영권 승계 부담을 덜 수 있다. 공익법인은 안정적인 재원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새 정부가 창의적·통합적인 정책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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