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원화 스테이블코인, 자본 유출 우려"…ECB 포럼서 경고

황두현 2025. 7. 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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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해외 중앙은행장들과의 논의 자리에서 민간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연례 통화정책 포럼에서 이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보다 스테이블코인이 더 우선시돼야 하냐는 질문에 가장 먼저 입을 열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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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포럼서 스테이블코인 우려 제기
"자본 이탈 유발…정부와 논의 필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공감
라가르드 "화폐 민영화, 통화주권 위협"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연례 통화정책 포럼에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사진=ECB 유튜브 갈무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해외 중앙은행장들과의 논의 자리에서 민간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연례 통화정책 포럼에서 이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보다 스테이블코인이 더 우선시돼야 하냐는 질문에 가장 먼저 입을 열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이는 자본 이탈을 유발하고 한국의 자본유출입 규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가 통과되면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핀테크 기업과 스테이블코인 지지자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해달라는 요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업은행과 함께 허가형 네트워크 내에서 토큰화 예금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공공 네트워크에서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이는 한국은행의 권한을 넘어서는 사안으로, 관계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과 실효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블록체인 기술이 자금세탁 방지, 불법거래 식별 등에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 그것이 실제로 구현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협소은행(narrow banking, 대출 기능 없이 지급·결제 기능만 지닌 은행), 통화정책 영향 등 구조적 이슈가 동반되기 때문에 정부와 제도적 해결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유사한 우려를 제기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과 달리 화폐의 기능을 한다고 주장하는 만큼, 실제로 화폐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명목가치 보전과 교환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화폐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이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화폐와 결제수단, 인프라의 개념이 기술로 인해 혼재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화폐는 공공재이며, 이를 보호하는 것이 중앙은행의 책무"라며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해) 이러한 개념이 흐려져 '화폐의 민영화'가 이뤄진다면 특정 국가의 통화 정책 수행 능력과 통화주권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앞서 나온 우려들에 동감한다"면서도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화당과 민주당의 협력 하에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가 스테이블코인을 수용해야 한다면 이에 걸맞는 규제 체계는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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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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