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놀러왔을 뿐인데 내가 車 개발자?”… 현대차·기아 고객 참여 연구거점 ‘UX 스튜디오 서울’ 가보니

임주희 2025. 7. 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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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모빌리티 개발 가능해
사옥 1층 완전개방형 ‘오픈랩’
방문객 데이터 수집 UX 활용
“편리함 넘어 감동 경험 제공”
현대차·기아 ‘UX 스튜디오 서울’ 1층에 돌아다니고 있는 로봇개 ‘스팟’과 서비스 로봇 ‘달이(DAL-e)’


문을 열고 들어가니 로봇개 ‘스팟(Spot)’이 마중을 나왔다. 서비스 로봇 달이(DAL-e)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주위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자동차 실내를 구현한 목업(모형),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테스트베드 등 다양한 자동차 관련 기술이 시선을 끌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한눈에 살펴보고, 직접 연구개발(R&D)에도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연구 거점이 문을 열었다. 현대차·기아는 남녀노소 누구나 이곳을 방문해 모빌리티 개발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으로 이곳을 마련했다.

방문객이 1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현대차·기아 ‘UX 스튜디오 서울’ 1층 UX 테스트 존에서 XR 기기를 착용하고 스터디 벅에 탑승해 UX 콘셉트를 체험하고 있다. 임주희기자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소재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 1~2층에 위치한 ‘UX 스튜디오 서울’을 방문해 사용자 경험(UX) 연구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체험해 봤다.

2021년 서울 서초구에 첫 개관한 UX 스튜디오는 현대차·기아의 상품, 디자인, 설계 등 담당 연구원들이 차량 UX 개발 과정에 활용하던 사내 협업 플랫폼이었다. 따라서 사용자 조사는 일부 특정 고객을 초청해 비공개로 운영됐다. 이후 중국 상하이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어바인 등에도 차례로 UX 스튜디오를 설립해 글로벌 고객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UX 스튜디오 서울’ 1층에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기아는 기존 UX 스튜디오를 고객 접근이 용이한 강남대로 사옥으로 이전, 완전히 새롭게 단장했다. 가장 큰 변화는 업계 관계자가 아닌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한 고객들이 언제든 방문해 선행 UX 연구 과정에 직접 참여, 차량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의 의견이 제품에 반영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고객 연구는 여러 완성차 업체에서도 단행 중이지만, 일반 고객이 차량 UX 개발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상시적인 연구 플랫폼은 이곳이 세계 최초다.

현대차·기아가 오는 3일 서울 강남구 소재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에서 문을 여는 ‘UX 스튜디오 서울’의 1층 ‘UX 테스트 존’ 전경. 임주희 기자


UX 스튜디오 서울의 1층 ‘오픈랩’은 통유리로 완전히 개방된 공간이었다. 다양한 신기술이 즐비해 길을 걷던 사람들의 시선도 자연스레 사로잡았다. 고객 개방형 체험 공간은 △UX 테스트 존 △SDV 존 △UX 아카이브 존으로 이뤄졌다.

문 앞에 위치한 UX 테스트존에서는 현대차·기아의 UX 콘셉트가 어떻게 개발되고, 검증되는지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도어·시트·무빙 콘솔 등 다양한 UX 콘셉트가 반영된 모형을 체험하며 아이디어도 남길 수 있다. 나무로 만든 스터디 벅에 탑승해 확장현실(XR) 기기인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하면 차량에 적용된 UX를 몰입감 있게 경험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고객들이 UX 테스트 존에서 체험을 통해 보여주는 다양한 행동 데이터들이 향후 차량 개발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SDV 존에서는 지난 3월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Pleos) 25’에서 최초 공개된 전기·전자(E&E) 아키텍처 전시물이 전시됐으며, UX 아카이브 존에서는 인간의 다섯 가지 감각을 테마로 운전자 시점에서 교감할 수 있는 기획 전시가 진행된다.

2층은 사전 모집된 사용자들이 현대차·기아 연구원들과 함께 UX 연구를 수행하는 특수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은 △UX 캔버스 및 피쳐 개발 룸 △시뮬레이션 룸 △UX 라운지 및 차량 전시 공간으로 구성됐다.

먼저 계단을 올라오면 바로 보이는 개방된 공간인 UX 라운지는 1층과 마찬가지로 고객 개방형 공간으로 방문객이 전시된 현대차·기아의 신차를 관람하거나, 로봇 카페를 이용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UX 캔버스는 워크숍·세미나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된다. 그 옆에 피쳐 개발 룸 여러 곳이 마련됐는데 자율주행 UX, 고성능 차량 UX,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HMI) 등 각 분야별로 세분화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 ‘UX 스튜디오 서울’ 2층 시뮬레이션 룸에 마련된 준중형 세단부터 대형 SUV까지 변형 가능한 가변 테스트 벅에서 UX 주행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그중 XR을 통해 선행 HMI를 연구하는 공간에 들어가 봤다. 이곳에선 실차에 맞춰 제작·설계한 테스트 벅(Buck)과 VR 기기를 통해 HMI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양산화 전인 윈드실드에 투영된 필러 투 필러 디스플레이, 플레오스 25 커넥트 기반의 디스플레이 등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현대차·기아 UX 스튜디오 서울의 2층 ‘시뮬레이션 룸’에서 테스트 주행하는 모습


이렇게 개발한 UX 콘셉트가 주행 시 어떤 사용성을 보이는지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시뮬레이션 룸’이다. 이곳에선 준중형 세단에서 대형 스포츠실용차(SUV)까지 변형 가능한 가변 테스트 벅과 차량 움직임을 세밀하게 모사하는 6축 모션 시뮬레이터, 730개의 LED 모듈로 구현한 시야각 191도의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실제 운전하는 것과 유사한 평가가 가능했다.

직접 탑승해 본 결과 조향감이나 가·감속감이 실제와는 차이가 있어 멀미를 유발해 주의가 필요했다. 3분가량 테스트 주행을 하니 어느 정도는 적응할 수 있었다. 현대차·기아는 이렇게 주행한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해 이후 개발자가 이 데이터를 다시 불러서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현대차·기아 ‘UX 스튜디오 서울’ 2층에 위치한 HMI를 연구하는 피쳐 개발 룸 모습


이렇게 모인 고객의 데이터는 추후 현대차·기아의 UX 개발에 사용된다. SDV 고도화를 위해선 다양한 데이터를 수입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곳에서 모인 일반 고객들의 의견과 경험은 현대차·기아의 UX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효린 현대차·기아 피쳐전략실 상무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UX는 편리함을 넘어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 출발점은 결국 고객의 목소리이며, UX 스튜디오 서울은 단순 체험 공간이 아닌 실제 차량 개발 과정에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X 스튜디오 서울은 오는 3일 공식 오픈되며, UX 스튜디오 홈페이지를 통해 전문 가이드가 공간별 주요 콘텐츠에 대해 설명하는 상설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

글·사진=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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