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칼국수, 꿈돌이... 대전은 잼잼도시가 되었어

2025. 7. 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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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하는 자, 성심당 빵을 구할지니
더 화려해진 대전0시 축제, 8월 8일~6일 놓치지 마
대전고 학생이 주축이 된 3·8민주의거, 그 뜨거운 함성을 들어라

대전역에 올 때마다 확연히 느끼고 있다. 더욱 많은 사람이 대전을 찾고 있다고. 대전역 내부에 자리한 ‘꿈돌이와 대전여행’ 소품숍은 그 방증이다. 한눈에 봐도 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를 경험한 적 없는,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를법한 젊은 여행객들이 매장 안에 가득이다.

< 꿈돌이와 대전여행 >

너 나 아니? 나는 꿈돌이라고 해 (사진=이효태)

웅성웅성, 북적북적. 여행객들이 열심히 고르고 있는 것은 대전엑스포 마스코트인 꿈돌이 굿즈로 키링, 엽서, 스티커, 자석, 라면까지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엑스포가 열린 지 무려 30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꿈돌이는 꿈순이도 만나고 가족도 생겼다(사진=이효태)

< 성심당과 성심당문화원 >
대전역을 벗어난 여행객들의 다음 방향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뉘는 듯하다. 역과 멀지 않은 곳의 성심당 그리고 여러 드라마,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이다. 재작년에 들렀던 성심당은 이제 건물을 두 바퀴 에워쌀 만큼 긴 대기 줄에 합류해야 한다. 빵 만큼이나 성싱담에 애정이 크다면, 본점에서 수 분 거리의 성심당문화원도 들러봄직하다. 

날이면 날마다 올 수 있는 성심당이 아니기에(사진=이효태)

문화원은 크게 상점과 전시장으로 구성된다. 성심당을 테마로 한 여러 제품을 만날 수 있고, 카페 공간에서 쉬어갈 수도 있다. 4~5층은 갤러리라루, 성심당의 오랜 역사와 운영 철학에 대해 깊이 배울 수 있는 전시공간이다. 1950년 흥남철수작전시, 성심당 창업주(임길순) 부부는 마지막 배인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무사히 피난길에 올랐다.

성심당문화원, 사람이 사람에게 진심이면 나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배운다(사진=이효태)

갤러리라루는 빅토리호의 선장이었던 레너드 라루의 마음을 오마주했다. 흥남부두 피난길에서 부부는 ‘평생 남을 위해 봉사하겠노라’ 다짐했다. 1956년 대전역 앞에 천막으로 만든 성심당을 열고 찐빵 장사를 시작했다.

성심당의 옛 반죽기. 여기서 만든 빵이 허기를 채우고 영혼을 살찌웠다(사진=이효태)

그날 다 팔지 못한 빵은 이웃들에게 나눠주었다. 많은 사람이 굶주림에 허덕였고, 찐빵 하나를 선뜻 내어주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이었다. 타인을 위해 선행을 베풀면 그 복이 두 배로 돌아온다고 했던가. 성심당의 선행이 오늘날 대전을 빛내는 복으 로 돌아오는 듯도 하다.

< 대전근현대사전시관과  3·8민주의거기념관 >

대전근현대사전시관 정문, 뒤로 돌아 주차장과 후문이 자리한다(사진=이효태)

대전역 일대에는 중앙시장, 으느정이 문화의 거리, 성심당, 한의약특화거리, 대전근현대사전시관 등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명소들이 포진해있다. 이중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1932년 건축된 근대 관청 건물로 충남도청사 본관으로 쓰였다. 여러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멋진 사진을 남기려는 여행객들의 걸음이 꾸준하다.

1930년 대 근청 관청 건물, 촘촘한 격자 타일 바닥과 아치형 천장이 멋스럽다(사진=이효태)

내부에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이 자리하며, 현재 <유성온천 전성시대> 기획전을 관람할 수 있다. 초록색 때타월을 콘셉트로 한 리플릿부터 신혼여행지로 사랑받은 1960년대 유성호텔의 면면을 감각적인 전시물로 구성했다.

유성온천에 관한 유니크함이 돋보이는 기획전(사진=이효태)

유성온천은 우리나라 온천 지구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 수질이 부드럽고 피부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조선왕조실록에도 왕들의 방문기록이 남아 있다. 대전 유성구에 소재하는 대부분의 숙박시설에서 유성온천을 사용하니 간접 경험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대한민국 국민의, 불의를 보면 참을 수 없는 특성은 DNA로
3·8민주의거에서 만난 까까머리 고등학생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해로 기억될 2025. 대한민국 국민의, 불의를 보면 참을 수 없는 특성은 대대손손 DNA로 전해지는 것임을 3·8민주의거기념관에서 깨쳤다. “무장경관들에게 곤봉세례를 받아 수많은 학생이 머리가 터져 피를 철철 흘렸어요.” 대전고 2학년, 최정일 학생이 이제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되어 1960년 일어난 그날의 현장을 증언하고 있다.

대전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공간(사진=이효태)

3·8민주의거는 대전 지역 고등학생들이 1960년 3월 8일~10일까지 일으킨 대전·충청지역 최초의 민주화운동이다. 당시 자유당 정권이 학생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자 이에 반발하여 100여 명의 대전고 학생이 시위를 일으켰다. 이후 3월 10일에는 대전상업고등학교 학생 600여 명이 부정부패 척결, 학원 사찰 중지, 연행 학생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일으켰다.

학생들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어떻게. 자랑스러움과 울분이 교차하는 3·8민주의거기념관(사진=이효태)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정부와 맞서 싸운 3·8민주의거는 이후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다. 기념관에는 그날의 현장이 흑백신문에, 사진에, 살아남은 이들의 목소리로 증언되고 있다. 아직 앳된 티를 벗지도 못한 까까머리 고등학생들이 서로 어깨를 맞댄 채, 교과서에서 배운 민주주의는 이렇지 않다고 주장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나서 지켜야 지킬 수 있다! 말해주는 듯 하다(사진=이효태)

아, 그 어떤 것도 지키려는 자들 없이는 온전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지나쳤던, 키오스크에서 갈 길을 잃었던 손길과 작아진 몸으로 노약자석에 기댄, 그들이 위대한 영웅이었음을. 덕분에 다사다난한 2025를 잘 지나고 있다고 감사를 전한다.

Travel info.
빵, 칼국수, 꿈돌이… 그 이상의 대전을 경험하고 싶다면, 열리는 '대전0시축제'를 기억하자. 매해를 거듭할수록 규모도, 내실도 더욱 커지는 대전0시축제가 오는 8월 8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축제는 대전의 과거, 현재, 미래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주제로 개척자들의 도시, 문화예술의 도시, 과학기술의 도시로서 대전을 비춘다.

오후8시. 음악분수와 미디어파사드 보러 엑스포과학공원한빛탑(사진=이효태)

과거존에서는 추억의 대전역 거리를 재현하고, 현재존에서는 블랙이글스 축하 비행, 꿈돌이 아이스호텔, 9일·9색 길거리 퍼레이드가, 미래존은 과학기술의 도시로 6대 전략산업 전시관이 마련된 대전미래과학통합부 스, 실감형 4D 어트랙션 체험, 가족 테 마파크 등이 구성될 예정이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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