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울’ 갓세븐 진영 “군복 무대? 끝장내겠다는 생각으로 췄죠”[EN:인터뷰②]

황혜진 2025. 7.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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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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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때로는 화려함보다 고요함이 만인을 집중하게 한다.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잔잔하지만 묵직한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을 울린 배우 박진영의 이야기다.

6월 29일 종영한 '미지의 서울'은 쌍둥이 자매 유미지(박보영 분)와 유미래(박보영 분)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작품. 박진영은 극 중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이자 유미지 유미래 자매의 고등학교 동창 이호수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이호수는 아버지를 여의고 자신의 목숨까지 잃을 뻔한 대형 교통사고 이후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서른의 나이, 서울 한복판에서 미래의 모습을 한 미지를 마주친 후 인생의 급변을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박진영은 자신이 아닌 이호수를 상상하는 것은 수고로운 일이라는 듯 특유의 밀도 높은 연기로 주어진 캐릭터를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소화했다. 요란하지 않았다고 하여 각고의 노력이 없었을 리 만무하다. 지난해 11월 군 복무를 끝내고 비로소 브라운관에 복귀하게 된 박진영은 이호수가 깊이 숨겨둔 내면의 상처를 찬찬히 어루만지며 거를 타선 없는 박진영 표 이호수를 빚어 나갔다.

그의 진중한 고민을 토대로 탄생한 호연 덕에 '미지의 서울' 애청자들은 이호수가 녹록지 않은 어제를 끝낸 후 값진 미지의 오늘을 맞이하고, 아득하지만 그럼에도 기대를 걸어 보고 싶은 내일로 나아가는 광경을 12회 내내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이호수다워지는 이호수의 삶을 실감 나게 표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았다. 유미지, 유미래 역의 배우 박보영과 서로의 모자람을 채우며 하나가 되는 구원 서사, 양어머니 염분홍과의 피보다 진한 가족애 등 다양한 모양의 사랑을 그려내며 숱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여러모로 '미지의 서울'은 박진영을 필두로 모든 배우들이 함께 만들어낸 찬란한 사랑의 물결에 기꺼이 휩쓸리며 한껏 울고 웃었던 시간이었다.

다음은 7월 1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박진영과의 일문일답.

Q '미지의 서울' 속 여러 대사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촬영하면서 힘이 됐던 대사를 꼽는다면.

▲ 그래서 저도 준비했다. 이런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박진영은 이렇게 말문을 열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냈다.) 명확한 텍스트로 얘기해 드리겠다.(웃음) 제가 했던 대사 중에선 호수가 미지한테 누구나 하나쯤 숨기고 싶은 것이 있다고 이야기한 것이었다. 남을 배려하는 말인 것 같아서. 누구든 힘든 일이 있을 수도 있고 이 사람이 웃고 있지만 힘든데도 웃고 있는 상황일 수도 있지 않나. 누구나 숨기고 싶은 힘듦이 있겠구나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다른 대사는 로사가 상월한테 해준 이야기다. 과거 신에서 로사가 유명을 달리하면서 우는 상월이에게 '너를 읽어주는 사람이 나타날 거야. 오래 걸리더라도 널 읽어주는 사람이 꼭 나타날 거야'라고 한다. 누구나 어릴 때 방황하지 않나. 그때의 내가 들었으면 참 위로가 됐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세진 할아버지가 세진한테 그런 이야기를 한다. '왜 미련하게 종점까지 가냐고, 너 내릴 때 내리는 거지, 끝이 뭐가 중요해. 시작이 중요하지'라고. 일단 내가 이 과정에서 괜찮다면 괜찮지 않나, 그런 질문을 한 번 더 저한테 던지게 되는 따뜻한 대사였다.

Q 현실의 진영이 방황한 시기는 언제였고 어떻게 극복했나.

▲ 데뷔 초중반이었던 것 같다. 잘 모르는데 계속 부딪히고 흡수해야 하는 시기였다. 그때 제가 제일 많이 불안해한 시기였던 것 같다. 맞는지,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춤, 노래인데 그게 다가 아니고. 그때 많이 방황했던 것 같다. 가재가 말랑말랑하면서 성장할 때처럼 딱딱해지기 전 말랑했던 시기가 그때였던 것 같다. 멤버들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이 옆에 있어주니까. 왜냐하면 모두가 똑같지 않나. 어릴 때는 모든 삶의 고통과 시련이 나한테만 있는 것 같고. 저도 어릴 때 그랬는데 내가 다 할 수 없고 내가 못하는 걸 멤버들이 채워주고 있고, 멤버들이 못하는 걸 내가 하고 있고. 그러면서 사람이 중요하구나 느꼈다. 우울감을 느낄 때 철저히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언젠가 당신을 읽어줄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괜찮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Q 부친이 '미지의 서울'을 시청한 후 '이제 배우 다 됐네'라는 말을 해줬다고 했는데, 그 이야기처럼 올해 공개된 채널A '마녀', 영화 '하이파이브'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연기력을 다시금 인정받고 있는 소감은.

▲ 사실 아버지는 매 작품 그 이야기를 해주신다. 아버지만의 칭찬이다.(웃음) 스스로 안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배우 박진영으로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시기인가 보다 생각이 든다. 아버지가 항상 하셨던 말씀이 있다. 파도라는 생각을 갖고 살라고. 올라갔으면 올라가는 거고 내려갈 때는 내려가는 거라고. 내려가는 게 나쁜 건 아니라고. 삶이라는 게 계속 물결치면서 갈 테니 차분하게 좋은 것들 많이 보고,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차분하게 이 시기를 지내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고 좋지만 이 들뜬 기분으로 다음 작품을 들어가면 또 안 좋은 연기를 할 수도 있으니까 감사한 건 감사한 거고 다음 것들을 잘해 나가려고, 많이 차분해지려고 스스로 좀 누르고 있는 편인 것 같다. 그래도 너무너무 좋다.

Q 올해 데뷔 13주년인데 오랜 시간 활동하며 사랑받는 비결이 있다면.(2012년 1월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2'로 연기를 시작한 박진영은 같은 해 5월 제이비와 함께 듀엣 JJ 프로젝트로서 가요계에도 데뷔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4년 1월 그룹 갓세븐 멤버로 재데뷔하며 한결 성장한 라이브 퍼포먼스 역량을 인정받았다. 어느덧 데뷔 14년 차에 접어든 그는 출중한 연기력뿐 아니라 빼어난 노래, 춤 실력까지 겸비한 연예계 대표 올라운더로 손꼽힌다. 지난 5월에는 갓세븐 멤버들과 함께 4만 명 수용 가능한 태국 라자망갈라 국립 스타디움 2회 공연을 매진시켰다.)

▲ 일단 팬들한테 고맙다. 사실 저희 직업이라는 게 봐주는,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지속이 힘든 직업이다. 그래서 여전히 저희를 사랑해 주시고 아껴 주시는 팬들한테 너무너무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저희가 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부족함마저도 계속 완벽하게 바라봐주시니까 그 마음이 그냥 고맙고 예쁘고 따뜻한 것 같다. 이제 이걸 잘 지켜내고 싶다. 이제 저희가 더 올라간다, 내려간다의 개념보다 우리를 10년 이상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건, 10년을 저희를 보고 있었던 것이지 않나. 그들이 만든 추억을 나쁜 추억으로 만들고 싶진 않다. 계속해서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게 멤버들이랑 같이 음악을 해서 계속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 크다. 롱런 비결은 잘 모르겠다. 저희 팀의 성격은 솔직한 것 같다. 서로한테. 서로 짓궂은 장난도 많이 치고 싸우기도 엄청 싸우다 보니까. 그리고 솔로가 아니라 팀이지 않나. 팀워크가 좋아야 팀이 유지가 되는 것처럼 저희 멤버들도 다른 팀처럼 사이가 좋아 오래갈 수 있지 않나 싶다. 스스럼없는데 아직도 여전히 싸우기는 한다.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도 싸웠는데. 하지만 이젠 그것도 방관하게 된다. 예전에는 왜 싸우냐고 말렸는데 이젠 팔짱을 끼고 언제까지 하나 보자고 한다. 너무 '찐친'이 된 게 오래갈 수 있는 비결이 아닌가.

Q 가벼운 질문인데 군 복무 중 전소미의 'Fast Forward'(패스트 포워드) 춤을 춰 화제가 된 바 있다. '미지의 서울' 흥행 이후 그 무대 영상이 재조명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박진영은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사상 단 6인(갓세븐 진영과 제이비, 데이식스 영케이, 트와이스 지효, 스트레이 키즈 방찬, 넥스지 토모야)뿐인 JYP 교육생(다른 연습생들을 인솔하고 교육하는 실력파 연습생) 출신으로 알려져 있는 춤꾼 아이돌이기도 하다.)

▲ 사실 전 그때 진심이었다.(웃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진심이었는데 너무 오랜만에 팬들을 본 거다. 거기에 팬들이 찾아온 거다. 아가봉(아가새(갓세븐 공식 팬덤명)+응원봉)이 군데군데 있는데 너무 고마운 거다. 제가 어릴 때부터 하도 팬들이랑 있다 보니까 팬들이 저도 모르게 그냥 원래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근데 떨어져 있다가 오랜만에 절 응원해 주는 사람들을 보니까 '나 여기서 끝장 내야 돼' 그런 생각으로 젖 먹던 힘까지 내서 췄고, 아시겠지만 휴가를 많이 준다는 소문이 돌아 해냈다. 그때는 '카메라 찍히는 것이고 뭐고 일단 여기서 난 (무대를) 부숴야 돼' 이런 생각으로 했다. 그걸 많이 사랑해 주시고 '미지의 서울'을 통해 또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 저의 진심이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웃음)

Q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모른다'라는 대사처럼 '미지의 서울' 속 이호수로서의 삶은 끝났는데, 앞으로 펼쳐질 숱한 내일들은 어떻게 채워나가고 싶나.

▲ 차분하게 하루하루 제가 해야 될 것을,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한다. 자기 관리도 하고 운동, 멘털 관리도 하면서 다음 작품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

Q 이번 작품이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 매 작품이 똑같이 남았으면 좋겠다. 열아홉에 '드림하이2'를 하며 그때의 저를 기록한 것이지 않나. 지금 이때의 제가 호수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서른두 살의 나이 때 내가 좀 성장했나 보다, 그렇게 기억이 될 것 같다. 매 작품 지금의 저를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잘 기록하고 싶다.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감개무량하고 좀 더 사랑받았으면 좋겠다.(웃음)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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