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도전설’에 입 연 송성문 “ML 준비? 아직은 내가 봐도 가소로워..일단 꾸준한 선수 될 것”

[수원(경기)=뉴스엔 안형준 기자]
송성문이 '메이저리그 도전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키움 히어로즈 '캡틴' 송성문은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다. 지난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고척돔에서 열린 KIA, 삼성과 홈 6연전에서 무려 14안타를 몰아쳤다. 삼성과 주말 3연전에서는 3경기 연속 홈런, 4홈런을 작렬시켰다.
송성문이 맹타를 휘두르는 가운데 최근 고척돔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여럿 방문하며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불거졌다.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뜨거운 타자인 송성문을 관찰하기 위해 고척돔을 찾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고척돔을 찾은 모든 스카우트들이 송성문을 보러 왔다고 할 수는 없다. 빅리그 스카우트들은 여러 구장을 순회하며 여러 선수들을 관찰한다. 이정후(현 SF)처럼 특정 선수가 빅리그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송성문의 경우에는 '여러 선수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송성문의 활약이 워낙 뜨거웠던 탓에 의도치 않은 '와전'이 일어났다. 7월 1일 KT 위즈파크에서 만난 송성문은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질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관심이 클 줄은 몰랐다. 스카우트들도 (김)도영이를 보러 왔다가 도영이가 다치는 바람에 여기저기 오게 된 것이 아니겠나"고 웃었다. 자신도 이런 뜨거운 관심이 의외라는 것이다.
송성문은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에 대해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메이저리그 도전 가능성에 늘 선을 그었던 송성문이기에 진출 의사를 가진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는 것. 또 키움이 꾸준히 메이저리거를 배출해 온 구단이기에 더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대해 송성문은 "가능성을 고려해본다고 했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싶다는 것도 없다. 도전하겠다고 말을 하는 단계까지 가는데도 정말 경우의 수가 많지 않나"고 말했다. 아직은 그저 가능성을 열어둔 정도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송성문은 "(이)정후나 (김)혜성이가 어떻게 준비하는지 봤다. 지금쯤 에이전트도 선임하고 그런 준비들을 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우리팀에서 메이저리그로 간 선수들은 KBO리그에서 정말 큰 발자취를 남긴 선배들과 후배들이었다. 그런 선수들이라면 그런 준비를 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나는 그저 작년에 1년 한 번을 잘한 것 뿐이다. 그런 준비를 하기에는 내 스스로 봐도 가소롭다"고 웃었다. 메이저리그를 입에 담기에는 자신이 이룬 것이 많지 않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그렇다면 송성문이 스스로도 메이저리그 도전을 생각할만한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송성문은 "작년만큼은 계속 해야하지 않나 싶다"며 "누가봐도 동 포지션 야수들 사이에서 정말 정상급의 성적을 냈다는 평가는 받아야 메이저리그 도전을 고려할만하지 않나 싶다. 한 시즌 잘했다고 가면 매년 2-3명씩은 메이저리그에 가야하지 않겠나. 한국에서는 정말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아야하는데 나는 아직 그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도 마음가짐에 변화는 있었다. 메이저리그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던 입장에서 고려는 해본다는 쪽으로 한 걸음 나아간 것. 그 배경에는 팀 선배인 김하성(TB)의 조언이 있었다.
송성문은 "하성이 형이 내가 미국행은 전혀 생각이 없다고 말한 기사를 본 것 같다. 형이 '왜 그렇게 얘기를 하느냐. 매 경기를 다 찾아보지는 못하지만 하이라이트는 보고 있다. 지금같은 성적이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네가 미국에 와서 통한다 안통한다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빅리그 26인 로스터에 들어가기 위한 도전은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 김하성의 조언을 전했다.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도전의 기회를 스스로 닫지 말라는 조언이었다.
송성문은 "물론 그 도전부터도 내게는 어려운 관문이다. 사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좋은 계약을 따내기도 어렵다. 냉정히 지금 나는 빅리그 로스터에 못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부분이다"며 "지금은 만약 도전을 선언했을 때 계약 제안이 온다면 고려는 해본다는 정도다"고 일단은 한 걸음 거리를 뒀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있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라는 것은 아직은 먼 이야기. 송성문은 "지금 가진 목표도 충분히 크다. 올시즌을 시작할 때 작년의 성적이 운이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게,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나는 꾸준했던 적이 없는 선수다. 그래서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이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큰 목표다"고 웃었다.
송성문은 "사실 부진했던 4월에는 스스로도 '아 정말 작년은 운이 따른 것이었나' 하는 의심도 들긴 했다. 하지만 작년에 야구를 남이 해준 것이 아니지 않나. 결국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1년 동안 성과를 낸 것이었다. 그에 대한 자부심은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그런 생각을 안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송성문은 4월까지 타율 0.221로 부진했지만 5월 타율 0.345로 반등했고 6월에도 월간타율 0.314를 기록하며 성적을 끌어올렸다. 2할 초반에 머물던 타율은 6월을 마친 시점에는 0.289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6월까지 .289/.368/.491 14홈런 50타점 12도루를 기록한 송성문은 6월30일 기준 타율 전체 14위, OPS 10위, 홈런 공동 7위, 타점 9위, 도루 공동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그 정상급 성적을 쓰고 있는 것. 작년의 성과는 운이 아니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는 송성문이다.
지난해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서 주장까지 맡았던 송성문이다. 이미 충분히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 하지만 송성문은 여전히 겸손했다. 송성문은 "이렇게 관심을 받는다는 것이 내게는 상상조차 하지 못해본 일이다. 감사하다. 지금 이만한 관심을 받는 것부터가 이게 무슨일인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일인 만큼 내가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한다고 해서 누구도 나를 실패한 야구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감사한 일이지만 잘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관심에 대한 부담도 없다"고 웃었다.(사진=송성문)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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