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재생에너지 ‘붐’…기대 반 우려 반
신안 햇빛연금·영광 영농태양광
수익 주민 공유로 관심 높아져
송전용량 한계에 신규사업 제동
전력판매 수입 감소로 이어져
규제 완화해야 보급 활성화
난개발·농지축소·임차농 유출
주민갈등·지역소멸 가속화 걱정

이재명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 태양광 발전 수익을 주민과 나누는 ‘햇빛연금’이 화두로 떠올랐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각각 전국 1위와 3위인 전남(2024년 기준 전남연구원)에선 정책 변화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신안군은 2018년 10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조례’를 제정해 주민과의 수익 공유를 제도화했다. 현재 안좌도·지도·사옥도·임자도·자라도·비금도 6개 섬에 전체 753㎿(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군에 거주하는 모든 18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햇빛아동수당’까지 포함하면 수혜 대상 군민은 1만6333명으로 전체 군민의 43%에 달한다.
안좌면에서 벼와 마늘·양파 농사를 짓는 박주현씨(47)는 “가족 6명 모두 신재생에너지협동조합에 가입해 연금을 받는데 올 1분기엔 1인당 25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받아 농자재 등을 구입했다”며 “햇빛연금이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영농형 태양광’에도 주민참여형 모델이 도입됐다. 전남 영광군 염산면 월평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주도해 전국 최대 규모인 3㎿의 영농형 태양광 단지를 조성 중이다. 주민 26가구가 참여한 마을 협동조합이 사업을 운영하며, 발전 수익은 토지 소유자와 임차농·마을주민이 함께 나눈다. 수익은 가구당 매월 11만8000원, 연간 142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강종오 월평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영농형 태양광은 임차농이 기존 농지에서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고 발전 수익도 공유해 거부감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참여 방식으로 거부감이 준 데다 새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표방하면서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새 정부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사업이 탄력 있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근래 다른 지역 시·군 공무원들이 문의 전화를 할 정도로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먼저 전력망 확충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면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 등에 판매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요지까지 전기를 송전할 수 있는 송·배전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와 한국전력은 2031년말까지 전국 205개 지점을 ‘계통관리 변전소’로 지정해 전력계통 접속을 제한하기로 했다. 송전 용량 한계로 신규 풍력·태양광 사업이 사실상 막힌 것이다.
전력망 용량 부족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의 전력 판매 수입 감소로도 이어진다. 전력거래소(KPX)가 전력망 용량 부족 등의 이유로 전력 생산량을 줄이거나 일시 중단하라는 출력제어 지시를 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생산한 전기를 계획대로 판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은 “현재 농업진흥지역에선 태양광발전소 설치가 법적으로 제한되지만, 사업주체가 일반 농민이나 마을 단위라면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이 보급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급한 규제 완화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 추진으로 임차농들이 농지를 잃게 되거나 이격거리 규제 완화로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민간 갈등으로 지역 공동체가 분열되는 사례도 여전히 존재한다.
신양심 영암군농민회 태양광반대공동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땅 주인인 외지인들은 태양광 발전 수익을 챙기고 임차농들은 일터를 잃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어 지역소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계통관리 변전소
수용 가능한 전력 접속용량이 포화상태인 변전소 중 한국전력이 지정하는 곳으로, 그 인근에서는 신규 발전사업 인허가와 전력 접속에 제한이 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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