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인간, 가축화의 또 다른 이야기 [생명과 공존]

2025. 7. 2. 04: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우리는 흔히 동물의 가축화를 신석기 시대, 인간이 정착 생활을 시작하며 소와 양 같은 초식동물을 길들여 이용한 일련의 사건으로 이해한다.

물론 구석기 시대부터 함께해 온 개의 경우, 인간과의 감정적 교류를 길들임의 한 증거로 보기도 한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생태계
편집자주
사람에게 따뜻함을 주는 반려동물부터 지구의 생물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정보를 소개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흔히 동물의 가축화를 신석기 시대, 인간이 정착 생활을 시작하며 소와 양 같은 초식동물을 길들여 이용한 일련의 사건으로 이해한다. 물론 구석기 시대부터 함께해 온 개의 경우, 인간과의 감정적 교류를 길들임의 한 증거로 보기도 한다. 이런 관점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의도적으로 새로운 인간-동물 관계를 만들어냈으며, 여기에 적응한 동물이 가축으로 남았다는 사고에 기반한다.

하지만 최근 고고학, 인류학, 생물학의 연구자들은 이러한 인간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가축화를 인간과 동물의 공생 방식으로 해석한다. 더 나아가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 자체를 재구성하며, 비인간 생명체의 자율성 회복과 생태적 공존을 향한 철학적이고 윤리적 실천을 모색한다. 만약 이들의 주장처럼 가축화가 단일 동물 종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난 완료된 사건이 아니라, 인간의 진화와 환경에 관여하며 지금도 계속되는 과정이라면 어떨까. 인간과 동물은 어떻게 변화해 왔고, 또 어떻게 서로에 변화를 유도하고 있을까.

가축화의 연장선에서 본다면, 오늘날 도시의 개들은 예전보다 잘 짖지 않고, 낯선 이에게 공격적이지 않으며, 더 얌전하고 덜 움직인다. 한 세기 전만 해도 달랐다. 풍속화나 생활사 그림 속 개를 보면, 농촌의 개들은 계절마다 모내기와 수확을 하는 사람 곁에서 일하고, 마당에서 밥을 먹거나 타작하는 장면에도 함께했다. 별도로 묶거나 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존재했다. 그 시기의 바람직한 개는 낯선 이를 경계하며 크게 짖고, 집 주변의 작은 동물을 쫓는 존재였다.

개는 인간의 요구와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 또한 이를 위해 변화해왔다. 예컨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개를 안고 타는 사람은 개를 품에 안고, 다른 사람을 배려해 등을 돌리는 행동을 '펫티켓'으로 실천한다. 반면, 개가 머무는 공간은 점점 더 친밀하고 상업적인 성격을 띤다. 최근 신축 아파트들은 반려동물 놀이터 같은 공동시설은 물론, 집 안에도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개에게 어떤 자리를 '내어주는가'는 단순히 동물을 관리하고 불편을 줄이려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개와 어떻게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가,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는가의 문제다. 펫티켓처럼 개를 통제하는 문화를 넘어, 개와 인간관계에 대한 '공존의 예의'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