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등 떼인 돈 받아주는 변호사 뜬다… 소액도 OK
3000만원 이하 소액 소송 늘자
채권 추심 변호사 7년새 약 3배로
인천의 한 보리밥집에서 27년간 서빙 업무를 했던 김모(61)씨는 작년 2월부터 넉 달 동안 월급 1080만원을 받지 못했다. 주 6일, 하루 10시간씩 거의 최저임금을 받아온 김씨는 “밀린 월급을 달라”며 가게 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인천지법은 밀린 급여와 퇴직금을 합쳐 약 30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가게 사장은 “사업이 망했다”며 버텼고, 김씨는 작년 말까지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결국 김씨는 변호사 도움을 받아 가게 주인 계좌를 압류해, 밀린 월급 일부인 801만원을 돌려받았다. 김씨는 “적은 돈이지만 저에겐 꼭 필요한 생활비”라고 했다.
경기 불황으로 김씨처럼 적은 금액이라도 받아내려는 ‘민사 소액 소송’이 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소송 가액이 3000만원 이하인 ‘민사 소액 소송’ 접수 건수는 2022년 49만2576건에서 작년 50만7803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소액 사건은 대체로 6개월 이내에 법원에서 판결이나 이행 명령을 내리지만, 채무자가 자산을 숨기거나 버티면 실제로 돈을 받기는 쉽지 않다.
최근 채무자의 숨은 자산을 추적해 떼인 돈을 받아주는 채권 추심(推尋) 변호사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민사 판결을 받아내는 일까지만 변호사 역할로 여겼다면, 실제 돈을 돌려받는 일까지 맡는 변호사가 등장한 것이다. 대한변협에 등록된 채권 추심 전문 변호사는 2018년 24명에서 올해 6월 64명으로 늘었다.
그간 채권 추심은 절차가 번거롭고 수익이 적어 변호사들이 꺼리던 분야였다. 하지만 작년 5월 대한변협이 신용 평가 회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나서, 변호사들이 추심 전문 업체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채무자의 신용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게 돼 업무가 수월해졌다. 채권추심변호사회장을 지낸 이상권 변호사는 “2010년대까지만 해도 소액 추심 사건은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변호사들이 꺼렸지만, 변호사가 많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져 채권 추심이 틈새시장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채권 추심을 겨냥한 법률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법무법인 소울은 올해 초 비대면 채권 추심 플랫폼 ‘끝까지 판다’를 출시했다. 민사 판결문이나 이행 명령서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수임료 50여 만원에 돈 받는 절차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소울의 이상목 변호사는 “개인 회생 사건을 맡으면서 퇴직금, 물품 대금 등을 못 받는 서민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했다. 국내 주요 로펌인 법무법인 대륜도 지난달 ‘채권 추심 센터’를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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