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어준 콘서트에 몰려간 前 대통령·총리·국회의장

김어준씨가 기획하고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콘서트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권력 실세들이 대거 참석했다. 권력자들이 모일 줄 알았는지 ‘더파워풀’이라고 이름 붙인 이 콘서트는 지난주 사흘 동안 대형 리조트 공연장에서 열렸다. 연출은 문재인 청와대 비서관이었던 탁현민씨가 했다. 김씨와 탁씨는 작년 4월 총선 직전에도 같은 곳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콘서트에서 김씨에게 “김어준 동생, 형님이라고 불러 봐”라고 했고, 김씨는 “형님”이라고 했다.
김씨 콘서트는 기본적으로 상업적 목적이다. 그는 지지자들이 낸 돈으로 수십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이 자체가 문제 될 것은 없다. 그런데 여기에 뇌물 혐의로 기소된 전 대통령을 필두로, 이재명 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와 현직 국회의장, 그리고 집권당의 당대표 후보가 일제히 참석한 것은 다른 문제다.
김씨는 과거에 천안함 좌초설과 세월호 고의 침몰설, 그리고 대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했다. 비상계엄 직후에는 국회에 나와 정치인 암살조와 미군의 북폭 유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제기했던 수많은 음모론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놓고 대부분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김씨가 음모론을 퍼트릴수록 민주당 지지층에서 그에 대한 지지는 올라갔고 이에 따라 정치적·금전적 이득이 그에게 돌아갔다. 그의 음모론에 “상당한 허구”라는 보고서를 냈던 민주당 의원은 결국 그의 방송에 나가 사과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전 사위 채용 의혹과 관련해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 자신의 재판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에 큰 영향력이 있다는 김씨의 콘서트에 참석한 것이다. 총리 후보자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총리가 된 이후에는 정파를 떠나 국민 전체의 입장에서 행정부를 이끌어야 한다.
국회의장도 민주당 출신이지만 정치적 중립을 위해 탈당했다. 새 정부에서 행정부와 입법부를 지휘해야 할 총리 후보자와 국회의장이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양산해온 특정 진영의 스피커 행사에 경쟁적으로 몰려간 것은 적절하지 않다. 여권 내에서 김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 하더라도 총리와 국회의장의 행동은 신중해야 한다. 이 콘서트 현장이 새 정부를 상징하는 장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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