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소기업 육성하려면 TPM 법칙에 충실하라

새 정부가 들어섰다. 할 일은 여러 가지이지만 특히 ‘구구팔팔(9988)’로 비유되는 중소기업의 중요성과 그 역할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정책을 실기하지 않고 펴나가야 한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숫자의 99%는 중소기업이며, 근로자의 88%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잘되면 거의 모든 국민이 행복해진다.
과거 중소기업청에 근무할 때 하루에 공장을 한 곳씩 찾아갔다. 중소기업 문제는 철저히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실질적인 소통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약 10년간 중소기업 1700곳을 방문했다. ‘1일 1사 공장 방문’을 통해 취득한 이론이 바로 TPM 법칙이다.
여기서 말하는 ‘T’는 바로 기술(Technology)이다. 인공지능(AI)과도 경쟁해야 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탁월한 기술 경쟁력이 있어야만 그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에 주 52시간 근무는 유연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다. 밤낮없이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미국·일본·대만·중국의 예를 들 것도 없이, 일하고 싶은 우리 젊은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탁월한 기술 마인드, 의욕을 키워나가야 한다. 스스로 옥죄어서는 안 될 일이다.
둘째 생산(Production)의 ‘P’다. 기술을 개발한 다음 바통을 이어받은 제품의 생산 능력을 말한다. 기술은 제품으로 현재화된다. 아무리 훌륭하고 특허를 받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생산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끝이다. 높은 품질 경쟁력과 우수한 디자인으로 세계 유수 제품과 경쟁해 이길 정도의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장 내 100PPM 운동과 불량률 제로 활동 같은 생산성 향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100PPM 운동이란 100만개 생산품 중에서 100개, 즉 1만개당 1개만의 불량률을 허용하겠다는 품질 혁신 운동을 말한다.
셋째는 마케팅(Marketing)이다. 우리가 50년간 지향하며 성장·발전해온, 그리고 앞으로도 추구해야 할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기업의 생존 여부는 마케팅에 달렸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 역량(T)으로 생산된 제품(P)이라 하더라도 시장(M)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 기업도 도태돼 없어질 것이다.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정책자금으로 개발된 기술과 그걸 적용해 제품을 생산한 기업들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지 못해 쓰러진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앞으로 중소기업 정책은 철저한 R&D를 통해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며, 내수든 수출이든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우리 앞에 펼쳐진 블루 오션을 푯대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새 정부는 실용 정부로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그런 만큼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정신을 본받아야 한다. 현장에서 상호 소통하는 현장 경제, 나아가 현장 민생 정치, 현장 정부가 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테크놀로지(T)와 프로덕션(P), 마케팅(M)의 조화로운 정책이야말로 어려운 중소기업이 살아남고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한 대한민국 경제가 재도약의 힘을 얻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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