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땐 악어가 기다린다”… 美, 늪지대에 ‘불법 이민자 수용소’ 추진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악어와 비단뱀이 우글거리는 늪지대에 새로운 불법 이민자 수용소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수용소 시찰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악어는 빠르다”며 “불법 이민자들이 그 감옥에서 탈출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악어로부터 도망치는 법을 가르치겠다. 일직선으로 뛰지 말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불법 이민자 단속 업무를 맡고 있는 미 국토안보부는 지난 28일 소셜미디어 X 공식 계정에 한 장의 합성 사진을 올렸다. 철조망이 쳐진 수용소 밖에서 일렬로 줄지어 서있는 악어 무리들이 ‘ICE(이민세관단속국)’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는 악어들이 불법 이민자 수용소를 감시한다는 상징이었다. 국토안보부는 “곧 출시된다!(COMING SOON!)”는 설명을 덧붙였다. 국토안보부는 해당 수용소를 “탈출 불가능한 자연이 만든 감옥”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엘리게이터 알카트라즈(Alligator Alcatraz)’는 미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 습지 한 가운데에 신설되는 대규모 불법 이민자 수용소의 별칭이다. 이 명칭은 미국에서 ‘탈출 불가능한 감옥’으로 악명 높았던 샌프란시스코 알카트라즈 섬 감옥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플로리다 늪지대의 상징인 악어(alligator)와 결합해 만들어졌다. 이 늪지대에는 악어뿐만 아니라 비단뱀들도 대규모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플로리다주는 악어와 비단뱀이 서식하는 늪지대 폐공항 부지를 불법 이민자 수용소로 제공하겠다고 트럼프 행정부에 제안했다. 이곳은 마이애미에서 약 70 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101㎢(약 3054만평) 부지에 최대 5000명이 수용 가능한 규모로 알려졌다. 플로리다 법무장관은 “울타리가 따로 필요 없다. 탈출하면 바로 악어와 비단뱀이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민세관단속국은 플로리다 주정부와 협력해 이곳을 연방정부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에 따라 임시로 이민자들을 구금·처리·추방하는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는 이날 해당 부지 시찰에 나서기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뱀도 빠르지만 악어도 빠르다”며 “(만약 수용소에서 탈출해서 악어를 마주치면) 일직선으로 뛰지 말라. 이렇게 (왔다갔다) 움직여라. 그러면 (악어를 피할) 확률이 약 1% 정도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현지 공항에 도착해서는 “우리에겐 많은 보디가드와 많은 경찰이 있는데 악어의 형태로 있다”며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되지만, 나는 에버글레이즈를 달리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트럼프는 현장에 지어진 수용소 가건물 시설을 둘러본 뒤 기자회견을 열고 “머지않아 이 시설은 세상에서 가장 흉악한 이민자들, 가장 사악한 자들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곳은 수마일에 위험한 늪지대에 둘러싸여 있으며, 유일한 탈출구는 추방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악어와 비단뱀 등 맹수를 감옥의 경계로 삼는다는 발상 자체가 이민자들을 비인간적으로 취급하는 조롱적 행위”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외딴 곳에 대규모로 이민자를 수용하면 변호인 접견 등 기본적 권리조차 보장받기 어렵다”며 “수용 인원 규모, 외딴 입지, 자원 부족 등으로 인해 식수·식량·의료 등 기본적 서비스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악어, 비단뱀 등 희귀 야생동물 서식지와 멸종위기종 보호구역이 파괴되고, 수용소에서 나오는 대규모 하수·폐기물 등이 생태계에 치명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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