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축산 농가 시름] 찜통 축사… 젖소도 지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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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전역에 내려진 때 이른 폭염특보로 축산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우유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고, 젖소들의 건강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여름철 폭염은 젖소의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려 번식력과 우유 생산량을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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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헐떡이고 침 흘리며 누워 있어
먹는 양도 줄어 우유 생산량 급감
경남 전역에 내려진 때 이른 폭염특보로 축산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기도 전에 우유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고, 젖소들의 건강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1일 오전 10시께 찾은 창원시 의창구 북면의 한 젖소 농가. 벽에 붙은 온도계를 확인하니 농가 내부 온도와 습도는 각각 30℃와 75%다. 폭 40m, 길이 70m가량의 넓은 축사 천장에는 대형 선풍기와 안개분무기가 분주히 돌아가고 있었다. 120여 마리의 젖소 중 절반이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다. 일부는 옆으로 누워 숨을 헐떡이거나 축 처진 채로 침을 줄줄 흘리기도 했다. 소들은 물통에 얼굴을 넣고 이리저리 흔들거나, 입에 물을 넣었다가 다시 뱉으며 체온을 식혔다.

이곳에서 3년째 축사를 운영 중인 이동학(44)씨는 “날이 더워지다 보니 소들이 먹는 양이 많이 줄어 지난달 말부터 우유 생산량이 평소에 비해 20% 정도 줄었다”며 “지난해에는 이런 반응을 7월 초쯤 보였는데, 올해는 10일 정도 빨리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소들은 더울 때 숨을 크게 헐떡이고, 거품 같은 침을 흘리기도 한다”며 “농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소들이 많이 힘들어하기에 대형 선풍기와 안개분무기를 항상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들을 위해 물통도 평소보다 자주 갈고, 안개분무기에 얼음물을 넣어주며, 사료에는 비타민을 섞어준다”며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관리해도 여름철 농가 수입이 줄어드는 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에 따르면 여름철 폭염은 젖소의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려 번식력과 우유 생산량을 감소시킨다.
경상국립대학교 축산과학부 공일근 교수는 “추위보다 더위에 비교적 약한 젖소들은 여름철에 열을 받으면 내분비계에 교란이 오고, 번식에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의 기능이 떨어진다”며 “또 열에 약한 특성 때문에 컨디션이 저하됨과 맞물려 발정기가 낮춰지고 우유 생산을 평소보다 적게 한다”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농가에서 가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선풍기를 제공하거나, 지붕을 높게 올려 지을 수 있게 지원한다면 농가 피해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은 더울 때 에어컨을 쐬면 되지만 동물들은 그럴 수 없으니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도는 여름철 농가 실태를 점검하고, 폭염으로 가축이 폐사한 경우에는 가축재해보험을 통해 보상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성 저하에 대한 보상은 명확한 기준 마련이 어려워 현실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도 축산과 관계자는 “폭염으로 폐사한 경우 직접 지원이 가능하지만, 생산량 감소에 대해서는 기준 설정이나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별도 지원책은 없는 상황”이라며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는 만큼, 환기·냉각 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휘준 기자 geni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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