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 진짜로 하는 거 맞나요? [뉴스AS]

박태우 기자 2025. 7. 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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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때 공약한 '주 4.5일제'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그러나 선거 당시 이 대통령이 '금요일 오후에 쉬는 근무 형태'를 '모든 사업장에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주 4.5일제를 공약한 것은 아니다.

모든 사업장에 주 4.5일제를 시행하기 위해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법정근로시간을 단축(주 40시간→주 36시간)해야 하지만, 공약엔 이러한 내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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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0, 184, 177);">노동시간 공약 어디까지 현실화할까</span>
법정근로시간 아닌 실질근로 단축에 초점
전문가 “5인 미만 근로규제 우선”
게티이미지뱅크

“대통령 공약이 월화수목 일하고 금요일 오후에는 쉬는 것 아닌가요?”(대기업 근무 40대 직장인)

“4.5일제가 모든 회사에 다 적용되는 거죠?”(중소기업 근무 30대 직장인)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때 공약한 ‘주 4.5일제’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그러나 선거 당시 이 대통령이 ‘금요일 오후에 쉬는 근무 형태’를 ‘모든 사업장에 일률적으로 시행’하는 주 4.5일제를 공약한 것은 아니다. 모든 사업장에 주 4.5일제를 시행하기 위해선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법정근로시간을 단축(주 40시간→주 36시간)해야 하지만, 공약엔 이러한 내용이 없다. 그런데도 ‘주 4.5일제 추진’을 ‘법정근로시간 단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 정부도 고민이 많다.

21대 대선 때 더불어민주당 공약집을 1일 보면, 민주당은 ‘주 4.5일제 추진으로 노동시간을 줄여 나가겠습니다’라는 제목 아래 “주 4.5일제 시범사업 실시 지원 등 실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주 최대 근로시간(연장근로 제외)인 40시간을 36시간으로 줄이는 ‘법정근로시간 단축’이 아니라 ‘실근로시간 단축’이 공약인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9일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한 공약 이행 방안 역시, 주 4.5일제를 실시하는 기업에 대해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을 주거나, 근로시간 단축으로 신규 채용을 하는 경우 장려금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보조금을 줘 실근로시간 단축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임금 노동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87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연 1717시간)보다 4주 남짓 더 길다. 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오이시디 평균 이하로 근로시간을 줄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법정근로시간 단축을 공약에 포함하지 않은 건, 노동시장 내 ‘근로시간 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법정근로시간 단축이 대기업·공공기관 등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곳에만 수혜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장시간 노동은 주로 영세 사업장에서 많이 일어난다. 실제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주 52시간 일하는 노동자 비중은 8.4%로 전체 평균(5.8%)보다 크게 높다. 이는 해당 사업장엔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지 않아, 연장근로 상한(주 52시간)이 없고, 1.5배 가산임금도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동시간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전체의 17.7%에 이른다.

정부는 ‘주 4.5일제’를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실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어떻게 체감하게 하느냐를 놓고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는 한겨레가 입수한 노동부의 국정기획위원회 보고자료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민은 ‘주 4.5일제=법정근로시간 단축’으로 인식하고 있다. 법정시간 단축이 지연될 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국정기획위도 이런 점을 고려해 주 4.5일제 관련 법정근로시간 단축을 임기 후반부 과제에 포함할지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전문가들은 주 4.5일제가 가능한 기업은 노사 합의로 도입하고,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다른 과제들부터 먼저 시행해야 하는 게 낫다고 제안한다. 박은정 방송통신대 교수(노동법)는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관련 규제라도 적용하는 게 우선 과제”라며 “연장근로를 포함한 주 40시간제를 안착시킨 다음 법정근로시간 단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도 “하루 11시간 연속휴식 의무화나 연차휴가 확대가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더 유효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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