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0년 만의 재개장인데…폐그물 나뒹굴고 탈의실은 공사중

백창훈 기자 2025. 7. 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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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이라 쉽게 그만둘 수도 없어 해수욕장 재개장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무려 30년 만입니다. 이제 무조건 잘 돼야 합니다."

이날 부산지역 모든 해수욕장이 문을 연 가운데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은 30년 만에 피서객을 맞이했다.

이들 모두 해수욕장 재개장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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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 동측 해수욕장

- 연안정비 마쳤지만 곳곳 눈살
- 편의시설 공사 중순께 마무리
- 화장실 옆은 쓰레기 쌓여있어
- 수조·이끼 낀 물탱크 미관 해쳐
- 지역민 “준비 없이 졸속 개장”

“가업이라 쉽게 그만둘 수도 없어 해수욕장 재개장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무려 30년 만입니다. 이제 무조건 잘 돼야 합니다.”

부산지역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한 1일 사하구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 일원이 편의시설 미완공, 환경정비 미비 등으로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


1일 오후 부산 사하구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 이곳에서 2대에 걸쳐 55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A 씨는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이날 부산지역 모든 해수욕장이 문을 연 가운데 다대포 동측 해수욕장은 30년 만에 피서객을 맞이했다. 이 해수욕장은 연안침식이 가속화하면서 1994년 이후 입욕이 금지됐다. 그러다가 해양수산부가 2016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단계에 걸쳐 수중방파제를 조성하고 모래 4만9000㎡를 투입, 연안정비를 마쳤다. 해수욕객은 전체 해변 중 길이 20m 폭 160m 구간에서만 수영할 수 있다.

A 씨는 “그동안 개장을 못한 까닭에 손님이 거의 없어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개장을 앞두고 구가 간판을 교체해 주는 등 여러 지원을 해준 덕분에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웃었다. 다른 상인들 역시 A 씨처럼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들 모두 해수욕장 재개장으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대와 달리 관광객의 반응은 싸늘하다. 해변 곳곳에서 ‘섣부른 개장’ 흔적이 발견돼 불편을 겪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5월 착공한 편의시설 건물의 완공 시기가 계획보다 늦춰져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사하구는 22억 원을 투입, 지상 2층 규모의 편의시설에 ▷임해행정봉사실 ▷샤워장 ▷화장실 ▷탈의실을 조성하는 공사에 들어갔는데, 해수욕장 개장 후에도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

편의시설 공사는 이달 중순께에야 마무리될 전망으로 구는 샤워장과 화장실만 우선 개방할 예정이다. 119 수상구조대 사무실과 숙직실, 근로자 대기실로 쓰이는 임해행정봉사실은 기존 다대포 해변에 있는 서측 임해행정봉사실과 당분간 통합 운영한다. 이에 따라 개장 기간 지원 인력인 경찰관 소방관 해양경찰관 등은 200m 떨어진 건물을 오가야 하는 수고를 겪어야 한다.

해변에 쌓은 생활쓰레기도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해수욕객 이용이 많은 화장실 바로 옆에는 수산업자가 배출한 뒤 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가 한 곳에 쌓여 있다. 플라스틱 물통과 폐그물 맥주캔 폐가구 등이 방치돼 있고 활어를 보관하기 위한 수조와 이끼가 잔뜩 낀 물탱크도 미관을 해친다.

구에 따르면 이곳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소유의 국유지로 수산업자가 해수부의 연안정비 사업 전부터 임차해 쓰고 있다. 업자가 줄곧 쓰레기를 치우지 않자 구가 정비 명령을 내렸지만 요지부동이다. 구 관계자는 “사유재산이다 보니 구가 강제할 권리가 없다”며 “환경정비 인력 16명을 투입해 쓰레기를 치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해수욕장 개장 전 정비를 마치지 못한 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주민 신모(70대) 씨는 “준비가 안 됐는데 졸속으로 개장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대포를 찾는 관광객에게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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